이기우 "집에선 강아지 같은 남편…올해 시골서 새 인생 시작" ③

입력 2024.02.29 11:57수정 2024.02.29 11:57
이기우 "집에선 강아지 같은 남편…올해 시골서 새 인생 시작" [N인터뷰]③
배우 이기우가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열린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2.29/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이기우 "집에선 강아지 같은 남편…올해 시골서 새 인생 시작" [N인터뷰]③
배우 이기우가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열린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2.29/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이기우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밤에 피는 꽃'(이하 '밤피꽃')을 통해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했다. '밤피꽃'은 밤이 되면 담을 넘는 15년 차 수절과부 여화(이하늬 분)와 사대문 안 모두가 탐내는 '갓벽남' 종사관 수호(이종원 분)의 담 넘고 선 넘는 아슬아슬 코믹 액션 사극으로, 최종회가 18.4%의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 MBC 역대 금토드라마 시청률 1위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기우는 극 중 어질고 여유로운 이면에 촌철살인 면모를 지닌 좌부승지 박윤학을 연기했다. 그는 동생 수호에게는 아버지 같은 형이자 연선(박세현 분)에게는 다정한 키다리 아저씨로, 여화에게는 조력자로 극 중 주요 인물들 사이 중심을 잡았다. 마지막까지 여화 오빠의 실종을 해결하는 데 함께 활약하는가 하면, 연선과의 로맨스로도 설렘을 더했다.

이기우는 '밤에 피는 꽃'을 마친 소감에 대해 "저도, 가족도 재밌게 했던 작품"이라며 "이전에 했던 작품보다 연락을 제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데뷔 20년 만에 첫 사극이었는데 좋은 영양제를 맞은 느낌"이라며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하든 더 에너지를 가져갈 수 있지 않나"라고 털어놨다. '밤피꽃'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낸 이기우를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N인터뷰】②에 이어>

-데뷔 20년이 넘은 걸 실감하는지.

▶그걸 모르고 지내다가 작년에 감독님께서 '클래식' 개봉 20주년 우표를 개인적으로 만드셔서 보내주고 싶다 하셔서 깜짝 놀랐다. '벌써 개봉 20년이 됐나' 했다. 저는 그걸 잘 모르겠다. 그때보다 지금 흰머리가 많이 늘었다.(웃음)

-아내가 연기 피드백을 자주 해주는지.

▶아내도 재밌게 봤다. 같이 연습하고 가장 가까운 사람이 지적해 줬던 부분이 방송에서도 자연스럽게 비쳤을 때 만족하고 기분이 좋지만 아내도 그런 부분이 보람이었나보다. 애청자의 한 사람으로서.(웃음)

-결혼 이후 배우로서 변화가 있었나.

▶결혼 이후에 일들이 다 잘된 것 같다. 조력해 주신 주변인 노력도 있었지만 가정에서 아내가 그렇게 되게끔 만들어준 것 같다. 결혼 후 '나의 해방일지'도 같이 하고 이 작품도 같이 하다 보니까 연기적으로도 도움이 많이 됐다. 언제든 편안하게 얘기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서 감사하다. 또 예전에는 저만 책임지면 됐지만 지금은 가정을 책임져야 하다 보니 책임감도 생기고 일을 대하는 태도도 진지해지고 어른스러워졌다. 예전에는 동물권이나 환경 문제, 호기심 정도였다고 한다면 아내를 만나서 달라졌다. 나만 책임지고 나만 챙기는 사람에서 주변을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아내가 연기 조언을 어떻게 해주게 됐나.

▶이 얘기를 하면 아내가 싫어할 수도 있는데 아내가 고등학교 때 연극반이었다. 그래서 저보다 연기를 조금 더 빨리 접한 친구다. 전국 학생 연극제 나가서 무대에 서본 경험도 있다. 대본을 이해하는 게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런 부분도 저한테 도움이 됐다. 성격적으로 강압적으로 얘기하는 친구가 아니어서 대화를 통해 연기를 빌드업 해가는 걸 가정에서 할 수 있는 게 큰 힘이 된 것 같다.

-집에서는 어떤 남편인가.

▶강아지같이 집 잘 지키는 남편이다. 집에서는 다정한 편인 것 같다.

-아내와 봉사도 하는지.

▶아내와 시간 될 때 유기견 보호시설 가서 봉사활동을 한다. 꾸준히 유기견 가정 찾아주는 일을 하고 있다. 주변에 누가 입양하고 싶어 하면 적극 연결해 주는 편이다.

-연기가 고민이 된 시기도 있었나.

▶연기 고민은 계속하고 있는 것 같다. '20년 동안 여기서 일탈하지 않고 그래도 하고 있네, 그런데 앞으로 20년을 할 수 있을까' 그런 물음을 가졌던 것 같다. 어떻게 해왔는지 모르겠지만 앞으로의 20년이 지금만 같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OTT도 많아지고 작품수도 많아져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풍성해진 것 아니냐 생각할 수 있지만 경쟁도 치열해진 부분이 있기 때문에 중년 넘어가는 시점에서 어떻게 나를 끌고 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운동이라든지 다른 걸 최근 들어 다시 시작, 가동시키고 있다. 김지훈 배우와도 친분이 있는데 얼마 전에 노래 배우는 유튜브에 나와서 노래를 열심히 배우더라. 그런 부분이 친구이면서 동료이지만 큰 동기부여가 됐다. 저도 스스로를 트레이닝할 수 있는 걸 찾아가고 있다.

-올해 목표는.

▶개인적으로 시골로 이사를 간다. 인생의 새로운 페이지를 넘기는 계기가 될 것 같다. 그 공간에서 준비되는 작품이 뭐가 될지 궁금하다. 연기를 잘하기 위한 공간이기도 하니까. 외곽도 아닌 '리'로 간다. 이장님하고 친해져야 한다.(웃음) 전원생활을 꿈꾼 적은 없는데 어릴 때도 주택에서 살았었고, 큰 강아지 두 마리가 있으니까 마당 있는 집 가는 게 좋을 것 같더라. 저도 땅을 밟고 바깥바람 맞는 걸 좋아하다 보니까. 그런 부분에 있어 훨씬 유리한 집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
아내와는 그런 그림을 같이 그렸다. 재밌게 살고 마당이 있고 주변 간섭 없이 여유가 있는 집이면 좋겠다 했다. 또 강아지를 임시 보호해서 주인을 만나게 해줄 수 있는 공간 활용하고자 하는 게 큰 이유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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