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으로 세상을 등진 고 김혜빈 씨의 부모가 경찰에게 감사 편지를 보낸 게 뒤늦게 알려졌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김 씨의 부모는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홈페이지 '서장과의 대화'에 감사의 편지를 남겼다. 또 김 씨의 이모와 사촌도 '칭찬합시다' 게시판에 글을 올려 감사를 표했다.
편지에는 "서현역 칼부림 사건 피해자 김혜빈 엄마 아빠"라면서 "혜빈이를 떠나 보내면서 여러 기관과 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실질적인 도움을 주신 건 수원남부경찰서 조병노 서장님과 황해솔 경사님"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황 경사님은 혜빈이가 사고로 입원한 다음날부터 장례식까지 저희 가족들을 위해서 애써주셨다"며 "쾌적한 숙소를 제공해주셨고 여러가지 민원처리를 도와주셨고 사건과정을 단계별로 설명해주셨고 장례절차가 잘 진행되도록 뒤에서 묵묵히 지켜봐주셨고, 심리상담 꼭 받고 회복하라고 간곡한 말씀도 해주셨다"고 했다.
이어 "많은 기관들은 법리 때문에 선례가 없어서 정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범죄 피해자들을 실망하게 했지만 조 서장님의 배려와 황 경사님의 능숙한 현장 처리는 범죄피해자인 저희 가족에게 등을 토닥여주는 큰 위안이 되어 주셨다"고 했다.
김 씨 부모는 또 "황 경사님같은 자기 임무에 충실한 분들에게 많은 격려와 힘을 실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 씨 이모도 "두렵고 정신없는 저희 가족에게 곁에서 큰 힘이 되어주시고 불편함이 없는지 숙소는 괜찮은지 챙겨주셔서 감사하다"면서 "병원에서 마지막으로 인사하고 가실 때 악수하며 눈물 흘리시는 모습 보고 저희도 먹먹했다"며 황 경사를 칭찬했다.
김 씨의 사촌은 편지에 황 경사와의 따뜻한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김 씨 사촌은 "담당 의사 선생님께서 마지막까지 청력은 살아있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녹음기에 엄마 아빠 목소리와 혜빈이가 좋아하던 노래를 넣어 머리맡에 계속 틀어주자는 생각을 했다"며 "당장 병원에 나와 근처 모든 문구점 전자상가를 찾아가봤지만 파는 곳이 없었는데 경사님께 이런 얘기를 드렸더니 조금 후에 녹음기를 하나 가져오셨다"며 "미리 테스트도 해보시고 사용법도 자세히 알려주셔서 혜빈이 머리맡에 올려놓을 수 있었다"고 했다.
사건 당시 경기남부경찰청은 18명의 피해자 보호팀을 편성해 피해자별 1:1 전담요원을 매칭해 피해자 보호에 힘썼다. 당시 피해자 전담 경찰관은 서현역 흉기난동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심리지원, 건강검진 바우처, 원거리 가족 임시숙소 제공 등을 도왔다. 지난 2015년 2월 출범한 피해자전담경찰관 제도는 범죄 피해 당사자와 가족 등을 보호하고 범죄피해 후유증에서 조속히 벗어나도록 돕기 위해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