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지난 17일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밤에 피는 꽃'(극본 이샘, 정명인/연출 장태유, 최정인, 이창우)은 밤이 되면 담을 넘는 15년 차 수절과부 여화(이하늬 분)와 사대문 안 모두가 탐내는 완벽남 종사관 수호(이종원 분)의 이야기를 담은 코믹 액션 사극으로, '과부의 이중생활'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바탕으로 펼쳐지는 다채로운 에피소드가 큰 재미를 선사했다. 덕분에 마지막회는 18.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로 '역대 MBC 금토극 1위' 기록을 달성하며 화제 속에 종영했다.
특히 '밤에 피는 꽃'에서는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들의 향연이 눈길을 끌었다. 그중 여화의 오른팔인 연선 역을 맡은 박세현은 신예임에도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극 안에 잘 녹아들 뿐만 아니라, 주인공 이하늬와도 자매 같은 '찰떡 케미케미'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박세현에겐 '밤에 피는 꽃'이 첫 지상파 주연작. 그럼에도 부담되기보다 설렘이 더 컸다는 그는 자신이 맡은 배역을 훌륭하게 소화하며 성공적으로 작품을 마쳤다.
하지만 박세현은 드라마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아직은 얼떨떨하다고. 작품은 워낙 좋아서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자신에게까지 스포트라이트가 비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극이 진행될수록 연선이라는 캐릭터 너머의 연기자인 자신까지 주목받게 돼 신기하고 또 기쁘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지난 2018년 정식으로 데뷔한 뒤 쉴 틈 없이 작품에 출연하며 달리고 있는 박세현은 '갖고 있는 세계가 넓은 배우'가 되고 싶다며, 앞으로도 이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밤에 피는 꽃'으로 주목받은 신예 박세현을 만났다.
-'밤에 피는 꽃' 마지막회를 시청했나.
▶마지막회는 배우들과 다함께 모여서 봤다. 사실 나는 화면에 나온 내 모습을 보는 걸 쑥스러워하는 편이라서 혼자서도 잘 못 보는데, 선배님들과 같이 보니 더 쑥스럽더라. 그래서 실눈 뜨고 봤다.(웃음) 보면서 참 우리 드라마지만 너무 따뜻하고 마무리까지 깔끔하다고 생각하면서 즐겁게 시청했다. 선배님들과 함께 파티하는 느낌으로 마무리하는 것 자체가 내겐 너무 소중한 경험이었다. 그 순간이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듯하다.
-'밤에 피는 꽃'으로 인기를 실감하는지.
▶일단 시청자들이 연선이 너머의 배우 박세현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게 좋았다. 솔직히 말하면 이번에 드라마가 잘 돼도 내게 스포트라이트가 올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애초에 '연선이만 좋아해 주시면 되지'라고 방어기제를 세웠는데, 연기를 한 배우까지 궁금해하시면서 '연선이가 길복순에 나온 걔, 오월의 청춘에 나온 걔래'라고 알아봐 주시는 게 신기했다. 열심히 현장 경험을 쌓았던 게 이렇게 돌아오는구나 싶더라. 부모님도 이번 작품을 보고 입이 귀에 걸리셨다.(웃음) 얼마 전에 아버지 회사 동료분이 'TV에서 세현이를 봤는데 맞냐'라고 물어보셨다더라. 부모님이 항상 내 꿈을 지지해 주셨는데, 잘 돼서 기쁘신 것 같다. 할머니는 내가 작품에 나올 때마다 '오늘은 얼마나 나오니'라고 물어보시는데, 이번엔 '끝날 때까지 나오니까 봐주세요'라고 하니 너무 좋아하시더라. 그런 부분이 뿌듯했다. 명절에 사인도 많이 했다.(미소)
-'밤에 피는 꽃'이 이렇게까지 사랑받을 거라고 생각했나.
▶우리는 배우들부터 스태프들까지 모두 작품에 대한 애정이 엄청나다. 다들 열심히 노력을 쏟은 작품이라 사랑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당연히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좋아해 주실 줄은 몰랐다. 우리 드라마는 착하고 따뜻한데, 마냥 그렇진 않고 여러 사건이 이어지면서 많은 분이 지루하지 않게 봐주신 듯하다.
-애정하던 작품을 마친 소감이 궁금한데.
▶지난해 8월에 촬영이 끝난 뒤 수개월이 지나 방영을 한 거다. 이렇게 큰 역할은 처음이었는데, 촬영할 땐 당장 눈앞에 보이는 걸 해내야 하니 사실 거시적인 부분은 보지 못했다. 다른 분들에게 폐 끼치지 않도록, 하루하루 주어진 몫을 잘 해내는데 집중했다. 그러고 반년이 지나 드라마에 나오는 연선이를 보니 낯설더라. 내 나름대로 연구하고 연기해서 나온 아이인데, 후반 작업 후 나오니 생각보다 더 단단한 캐릭터가 돼 신기했다.
-지상파 드라마 주연은 처음이라 작품에 임하면서 부담감도 컸을 듯하다.
▶부담감보다는 설레는 마음이 더 컸다. 처음엔 배역이 정해지지 않은 오픈 오디션을 봤는데, 감독님이 좋게 봐주셔서 연선이 역 오디션에 다시 불러주셨다. 그날 처음 연선이 대본을 봤는데, 묘하게도 '내가 꼭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 노력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말도 안 되는 자신감이 생겼다. 감독님께서 그런 내 당찬 모습을 자신감 있는 연선이의 모습과 연결시켜 주신 것 같다. 발탁됐을 땐 너무 설렜고, 내게 주어진 선물 같은 이 캐릭터를 어떻게 하면 잘 살릴 수 있을까 고민이 됐다.
-고민 끝에 연선이 캐릭터를 어떻게 매력적으로 살려냈나.
▶대본에 나온 연선이를 보면 이렇게 차가운 친구가 없을 정도다. 아씨에게 항상 '돌직구'를 날리지 않나. 그래서 처음에 연기할 땐 나도 오류를 범했다. 그런데 감독님과 선배님들이 '연선이는 그 누구보다 아씨를 사랑하고, 지지하고, 걱정하는 아이이니 모든 신에 그런 톤이 깔렸으면 좋겠다'라고 조언을 해주셨다. 연선이의 모든 말은 아씨를 걱정해서 나오는 말과 행동임을 모두가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덕분에 똑 부러지지만 차갑지는 않은 인물이 완성될 수 있었다.
-극 중 좌부승지 박윤학과 로맨스 기류를 형성하기도 했다. 극에서 나이 차이가 있는 설정이라, 시청자들이 무리 없이 받아들이게 하기 위한 노력도 있었을 듯한데.
▶박윤학과 연선이는 신분도 차이 나고 나이도 차이 나니까, 기우 선배님과 '둘의 관계가 부담스러워 보이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우리 사이는 이야기의 힘으로 흘러가야지, 설렘을 준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는데 공감했다.
<【N인터뷰】②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