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미국에서 본인 정자를 사용해 비밀리에 난임 환자를 임신시킨 혐의로 불임 전문의가 고소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피해자는 DNA 검사를 통해 22명의 이복형제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현지시간) 미(美) 매체 더 힐에 따르면 미 코네티컷에 살고 있는 제닌 피어슨(36)은 자신의 어머니와 함께 1980년대 뉴헤이븐 소재 불임 클리닉에서 일하던 버튼 칼드웰 박사에게 소송을 제기했다.
피어슨은 지난 2022년 가족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어 DNA 검사를 받았다. 외동딸로 자란 피어슨은 부모님이 불임 전문의를 찾아갔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당연히 아버지의 정자를 사용했다고 생각했다 한다.
하지만 DNA 결과를 기반으로 '친척'을 알려주는 버튼을 누르면서 고통이 시작됐다. 당시 피어슨의 눈앞에는 19명의 이복형제가 나타났다. 현재 그 숫자는 22명으로, 그중 맏이는 50세, 막내는 35세인 것으로 전해졌다.
피어슨은 이 일이 일어난 지 일주일 후 자매 중 한 명이 연락을 해와 대화를 나눴는데, 이 이복동생의 어머니 또한 불임 클리닉에서 칼드웰 박사와 만남을 가진 것을 파악했다 한다.
칼드웰 박사의 이러한 행각으로 인해 이복형제들 중 두 명은 자신들의 관계도 모른 채 고등학교 때 사귀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칼드웰 박사는 2004년 진료를 중단했으며, 현재는 80대 중반으로, 그는 피어슨에게 본인의 정자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한다.
그는 "손자는 몇 명이고 학교 성적은 어땠나. 대학은 어딜 다녔나"라고 피어슨에게 물어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젤라 매티 퀴니피악 대학교 경영 및 의학부 교수는 이러한 사례가 여러 차례 반복되고 있다면서 "심각하고 비윤리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연방정부나 코네티컷주에서 이 같은 일을 금지하는 법률이 없는데, 이제는 조치를 취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