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첫 회부터 순항하던 tvN 월화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극본 신유담 / 연출 박원국 한진선)를 향한 호평이 잦아들면서, 과연 성공적으로 극을 마무리 할 수 있을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호평이 일단 멈춘 시점은, 극 중 유지혁(나인우 분)의 전 약혼녀 오유라(보아 분)가 등장한 뒤 진행된 서사가 시청자의 기대와는 다른 전개로 흘러가면서부터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의 그간의 시청률 성적은 준수했다. 지난 1월1일 방송된 첫 회가 5.2%(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의 시청률로 출발해 10회에서 10%를 돌파했고, 11회에서는 11.8%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보였다. 공교롭게도 평이 아쉬웠던 12회와 13회의 시청률이 10%대로 하락했고, 14회부터 11%대로 회복됐다.
종영까지 2회가 남은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 대한 반응은 호평이 다수였던 초반과는 다른 분위기가 됐다. 극 중 후반부부터 시청률이 11%대를 돌파하고 종영 직전 역대 tvN 월화드라마 2위에 올랐지만 12회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 오유라의 악행이 예상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지나치게 드라마틱해진 전개가 일부 시청자들의 반감을 샀다.
오유라는 등장부터 공감을 얻지 못한 캐릭터였다. 그는 유지혁과 파혼한 전 약혼자임에도 유지혁이 강지원(박민영 분)을 좋아한다는 점을 질투하며 "누가 내 거에 손대는 거 싫어한다"는 이유로 악행을 서슴지 않았다. "파혼 받아들인 것 아니냐"는 유지혁의 말에도 "그건 여자 있다는 소리를 듣기 전"이라 말하는 등 소유욕을 악행의 명분으로 내세우며 억지스러운 집착을 보였다.
급기야 오유라는 정수민(송하윤 분)과 결혼한 강지원의 전 남자친구 박민환(이이경 분)을 이용해 악행에 끌어들였다. 그는 박민환에게 강지원이 유지혁으로부터 800억원을 받았다는 거짓말을 하는가 하면, "내 남자 꼬여낸 여자가 잘 먹고 잘사는 게 억울하다"며 "널 배신한 여자 벌주고 인생 갈아타라"고 회유했다. 강지원의 돈이 탐났던 박민환은 자신에게 키스를 하며 "강지원을 꼭 죽여달라"는 오유라의 노골적인 청부살인 제안을 받아들였다.
박민환은 오유라의 계획대로 움직였다. 정수민에게 강지원에게 800억원이 있다는 사실을 알렸고, 정수민은 "강지원이 죽으면 그 돈 하나뿐인 가족인 친엄마가 다 갖는 것"이라는 말에 강지원의 친모 배희숙(이정은 분)과 정수민의 친부 정만식(문정대 분)을 이용해 살인 계획까지 세웠다. 배희숙과 정만식은 과거 불륜을 저질러 살림을 따로 차렸던 이들로, 여전히 궁핍한 생활로 인해 정수민의 제안을 고민없이 받아들였다.
강지원은 덤프트럭과 사고가 날 뻔한 위기의 순간 유지혁 덕에 목숨을 구했다. 이후 강지원이 양주란 과장(공민정 분)을 위해 박민환을 유혹해야 하는 상황이 됐고, 이를 모르는 박민환은 강지원이 다시 자신에게 올 것이라 착각하고는 재결합에 걸림돌이 될 배희숙과 정만식을 없앨 것을 오유라에 제안했다. 이에 오유라는 비서(권혁현 분)에게 해맑은 표정으로 "죽이자"며 박민환이 의뢰한 살인을 실행에 옮기기까지 했다.
오유라의 대부분의 악행은 "내 거에 손을 댔다"는 단순한 이유로 전개됐다. 이 때문에 청부살인을 지시하고 주인공들의 부모를 자식을 죽이는 계획에 가담하게 하는 등 과하고 자극적인 악행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면서 무리한 전개라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이 과정들이 12회와 14회까지 무려 3회에 걸쳐 진행되면서 드라마에 대한 전체적인 인상이 바뀌었고, 이전의 호평 또한 무색해졌다는 평도 나왔다.
시청자들이 극 초반 호평했던 이유는 강지원과 유지혁의 로맨스도 아닌, 사이다 복수극에 있었다.
tvN 월화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 2위를 기록하는 등 잘 나가던 '내 남편과 결혼해줘'가 이처럼 '삐끗한' 모습을 보이면서, 과연 남은 2회에서 용두사미 결말의 우려를 딛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