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ㅇ난감' 이희준 "60대 송촌, 근육까지 연구하며 2시간 분장" ②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살인자ㅇ난감'(극본 김다민/연출 이창희)가 지난 9일, 8회 전편을 공개했다. '살인자ㅇ난감'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와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로, 최우식, 손석구, 이희준이 주연으로 출연했다.

이희준은 극 중 의문스러운 행보를 이어가는 전직 형사 송촌 역을 연기했다. 이탕(최우식 분)에게 살해를 당한 인물들이 알고 보면 흉악범이었던 것과 달리 송촌은 자신이 정의라는 신념에 사로잡혀 극악무도하게 살해를 하고 다니는 인물이다. 무차별적으로 사람을 살해하면서 이탕을 위협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이희준은 이런 송촌의 극악무도한 면모와 더불어 60대에 접어든 인물의 외면까지 완벽하게 그려내면서 '살인자ㅇ난감' 속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휘한다. 특히 송촌의 젊은 시절과 현재의 상황까지를 오가면서 반전의 비주얼까지 완성해 내면서 많은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희준은 1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나 '살인자ㅇ난감'과 관련, 인터뷰를 가졌다. 극 중 송촌을 그려내게 된 과정부터 '살인자ㅇ난감'의 뒷이야기 등 그가 다채롭게 풀어놓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N인터뷰】①에 이어>

-이번 작품은 원작을 보고 참여했나.

▶대본을 먼저 보고 너무 재밌어서 원작을 봤는데 너무 재밌더라. 4칸짜리 만화의 여백을 편집과 여러 이미지로 채우려고 감독님이 많이 애쓰셨다. 대본에서 리얼 베이스에 닿아있는 이야기가 추가되어 있었고 그런 부분을 워낙 잘 써주신 것 같다.

-60대를 표현하기 위해 특수분장을 많이 했는데, 힘든 점은 없었나.

▶진짜 힘들 줄 알았는데 멋진 작업이었다. 특수분장팀이 제페토라고 '오징어 게임'의 영희를 만든 팀이다. 되게 섬세하고 열정적이시다. 제 얼굴 근육까지 다 연구해서 10개 정도의 피스를 붙여서 2시간 분장을 했다. 힘들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멋진 작업이었다. 근데 두 시간 하는 동안 너무 기니깐 '최강야구'를 보면서 분장을 받았다.(웃음)

-송촌이라는 인물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했나.

▶제가 원래 관찰을 좋아한다. 연극을 할 때도 지하철이나 버스 타고 목적지 없이 종점까지 가면서 사람들 관찰하고 드로잉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실제로 익선동에 가서 어르신들도 보고, 연구했다.

-클럽 액션신도 인상 깊었는데, 어떻게 완성했나.

▶그거 찍으면서 되게 즐거웠다. 그 신을 찍기 한참 전부터 액션 스쿨에 가서 안무를 짜듯이 감독님이 풀샷을 좋아해서 내 얼굴이 보일 수밖에 없어서 대역 없이 다 해야 했다. 저는 송촌이라는 인물이 여러 명의 젊은이와 싸우고 두들겨 맞음에도 불구하고 분비되는 아드레날린을 통해 즐기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했다. 그래서 저는 좀 더 클로즈업이 들어오기를 원했는데 감독님이 클로즈업을 안 하셨다.(웃음) 잔인할수록 멀리서 보여주는 게 의도인 것 같았다. 또 송촌이 노인이니깐 숨찬 것도 표현하려 했다. 힘은 있지만 되게 민첩하지는 않겠다 싶었다. 그래서 제가 좀 더 빨리 피하면 멈추고 다시 찍고 했다. 또 발을 높이 들어 올리면 다시 빼면서 노인다운 액션을 만들려고 했었다.

-송촌은 극단적인 살인자로 변모한 인물인데 이는 어떻게 연구했나.

▶아버지보다 더 아버지처럼 믿고 따르던 선배 형사의 배신과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그 사람이 자신을 살인자 아들로 보는 게 충격이었던 것 같다. 그것에 대한 배신. 그래서 '난 더 다르다' '난 더 달라지고 싶다'라는 욕구가 아마도 이상한 쪽으로 진화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더라. 노빈(김요한 분)도 발화점이 됐을 거다. 송촌이 자존감이 떨어진 상황에서 '당신 같은 사람이 정의를 위해 필요하다'라고 유능감을 줬던 것 같다.

-최우식, 손석구와의 호흡은 어땠나.

▶서로 되게 존중하면서 연기했다. 서로 가지지 못한 것을 각자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 좋은 관계였다. 우식 배우가 많은 이탕도 참 공감하기 어려운 캐릭터고 어려운 감정인데 복합적으로 해낸 것을 보고 되게 놀라웠다. 석구 배우는 정말 화면만 봐도 남자목욕탕의 강한 스킨냄새가 확 나는 느낌이더라. '나도 저런 거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해서 연기하는 걸 집에서 따라서 해보기도 했다.(웃음) 되게 묘하고 쉽게 가질 수 없는 매력들이 다 있어서 참 멋진 배우들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들도 나를 되게 좋아해 줘서 행복했다.

-'살인자ㅇ난감' 이후 2024년의 계획은 무엇인가.

▶지난 3년 정도 열심히 찍은 것들이 올해에 많이 릴리즈되는데 '지배종'과 '핸섬가이즈'가 올해 만날 수 있을 거다. 진짜 오랫동안 잘 포장한 선물이 애인한테 선물하는 기분이다. 특별히 목표라기 보다는 해왔던 대로, 하려고 한다. 연극도 하고, 또 단편영화를 연출하고 싶어서 쓴 게 3월 말에 촬영하기로 했다. 오의식,진선규 배우들이 출연하기로 했고 허명행 무술 감독도 우정 출연하기로 했다.(웃음)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