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연·신윤승 "서로 설렌 적 있냐고? 결혼할 때까지 응원 부탁" ②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KBS 코미디의 자존심,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가 지난해 11월 부활했다. '개콘'은 상징적 코너 '봉숭아학당'을 중심으로 하되, 앞서 '개승자'에서 선보였던 코너와 캐릭터를 업그레이드한 '숏폼플레이'와 '금쪽유치원', 시즌 2를 맞아 새롭게 선보이는 '팩트라마', '소통왕 말자 할매', '하이픽션 조선시대' 등 다채로운 코너로 프로그램을 구성,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 혼심의 힘을 다하고 있다.

이 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코너는 '데프콘 어때요'다. 적극적인 여자 조수연과 이성적인 남자 신윤승의 소개팅 에피소드를 다룬 이 코너는 두 사람의 차진 '케미'와 티키타카, '말맛' 가득한 대사로 꽉 차 있다. 이 모든 것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웃음을 유발하고, 회를 거듭할수록 재미가 무르익으며 다수의 시청자들이 열광하는 중이다. 유튜브 '개그콘서트' 채널에 올라오는 무삭제판 영상은 적게는 수십만 뷰, 많게는 100만뷰를 넘길 정도다.

'데프콘 어때요'의 주역은 코미디언 신윤승과 조수연이다. 두 사람은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콩트 형식으로 선보이던 콘텐츠를 발전시켜 '데프콘 어때요'로 재탄생시켰다. KBS 공채 한 기수 차이로 워낙 오랜 시간 함께 일해온 선후배 사이였기에 호흡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았고, 이는 코너에도 그대로 녹아들었다. 두 사람의 끈끈한 '케미'에서 오는 재미가 극대화된 덕분에 '데프콘 어때요'는 '개콘'의 인기를 견인할 수 있었다.

신윤승과 조수연은 '데프콘 어때요'를 통해 시청자들과 코미디 '선수'들에게 인정받은 것이 무엇보다 기쁘고 좋다고 말했다. 덕분에 하루하루 감사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그러면서 앞으로도 더 큰 웃음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설을 맞아 한복을 멋지게 차려입은 신윤승, 조수연을 만나 유쾌한 대화를 나눴다.

<【한복인터뷰】①에 이어>

-'데프콘 어때요'의 묘미는 두 사람의 '티키타카'다. 밀어내는 신윤승과 당기는 조수연의 '케미'가 재미 포인트인데 원래 호흡이 좋은 편이었나.

▶(신윤승) 친하진 않은데.

▶(조수연) 우리 친하잖아요!

▶(신윤승) 공연장, 유튜브 등에서 호흡을 맞춘 지 오래된 사이라 잘 맞는다.

▶(조수연) 윤승 선배와 '티키타카'가 너무 잘 된다. 눈만 봐도 다 알고.

-두 사람의 '말맛' 덕분에 코너의 재미가 살아나는 듯하다.

▶(신윤승) 지금까지 '개콘'에 있었던 것과는 조금 다른 형식의 코미디다. 스스로 내 스타일의 개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기존의 개그 방식과는 다르다고 느꼈다. 약간 힘을 줘서 얘기하지 않고 다른 형식을 가져갔는데, 예전엔 이게 시청자들에게 어필하지 못했다면 지금은 이런 호흡의 연기를 재밌어해 주시는 듯하다. 수연이도 센 연기를 많이 했었는데, 힘을 빼니까 오히려 좋더라. 그런 걸 살려보려고 했다.

-호흡이 잘 맞다 보니 코너를 할 때 애드리브도 휘몰아치더라.

▶(신윤승) 대본엔 없는데 연습하다가 나온 걸 무대에서 하는 경우도 있고, 정말 즉석에서 말하는 것도 있다. 관객이 던지는 걸 받는 건 당연히 즉석 애드리브인데, 그냥 나오는 대로 한다.

▶(조수연) 무대에 들어가기 전에 감독님께서 '너네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와'라고 해주신다. 그래서 무대에서는 정말 하고 싶은 걸 다 한다.

▶(신윤승) 감독님께 여쭤봤더니 진짜 다 해도 된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원 없이 하고 내려온다. 그러다가 방송에 못 나가는 부분이 무삭제판으로 나온다.

-그래서인지 유튜브에 올라오는 무삭제판 영상의 조회수가 높은 편이다. 공영방송의 제약으로 인해 아쉬웠던 부분은 이런 걸로 채워지겠다.

▶(신윤승) 물론 방송에 다 나가도 재밌을 거 같긴 한데, 지금의 시스템에서 뉴미디어를 가장 잘 활용하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조수연) 사실 거침없이 하는 부분이 있어서 무삭제판이 방송으로 나가면 놀랄 거다. 그래도 시청자들이 방송으로 나가는 버전도, 무삭제판도 다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 좋다.

-코너를 하면서 서로에게 설렌 적은 없나.

▶(조수연) 윤승 선배가 'T'라서 표현을 안 하는 편인데, 한 번씩 툭툭 설레는 행동을 할 때가 있다. 작년에 '연예대상'에 갔을 때도 '오늘 너 예쁘다' 이러고, 오늘도 내가 다른 옷을 입고 왔는데 '옷 샀나 봐'라고 하고. 나를 보고 있는 거 아니냐. 선배도 있었지 않나. 솔직하게 말해라.

▶(신윤승) 잠깐 그런 적은 있다. '설렜다' 이런 게 아니라 무대에서 웃는 걸 보는데 '귀엽네'라고 잠깐 생각한 거다.

▶(조수연) 그렇게 빠지는 거다. 괜히 부끄러워서 이러는데 변명 안 해도 된다. 나를 좋아하는 것 같다.(일동 웃음)

-매주 관객들이 둘이 뽀뽀하는 걸 원하는데 언젠간 방송에서 볼 수 있을까.

▶(신윤승) 언젠가는 방송에서 하게 되는 날이 있지 않을까.

▶(조수연) 있을 거다. 내가 꼭 할 거다.(웃음)

-초반에는 두 사람에게서 처음 소개팅을 하는 이들의 풋풋함이 느껴졌다면, 지금은 호흡이 너무 잘 맞아서 연인의 '케미'도 엿보인다. 코너가 빠르게 무르익어가는 것에 대한 고민은 없나.

▶(신윤승) 우리 코너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자체가 경계하는 부분이다. 요즘엔 유튜브로 영상을 반복해서 보실 수 있지 않나. 계속 보고 좋아해 주시는 건 장점이지만, 패턴이 읽히는 게 있으니까 빨리 식상해지기도 하는 듯하다. 그래서 매주 '뭘 좀 다르게 할까', '조금 다른 걸 시도해 보자'라는 고민을 항상 한다.

-두 사람 다 KBS 공채 출신으로서, 본 터전인 '개콘'이 부활해 그 방송을 통해 새삼 주목받는다는 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올 듯하다.

▶(신윤승) '개콘'이 없어진 뒤에도 유튜브로 어느 정도의 수익도 올리고 인지도도 높아져서 사실 힘들진 않았다. 그래도 항상 공개 코미디를 제대로 해보고 싶은 욕심이 마음 한편에 있었던 것 같다.

▶(조수연) 나는 '개콘'의 마지막을 함께 하진 못했지만, 시즌 1 마지막 방송일에 울었다. 돌아갈 친정집이 없어진 느낌? 그래서 되게 슬펐는데, '개콘'이 부활하고 '데프콘 어때요'로 크게 주목받으니까 정말 영광스럽다. 말해 뭐 하나. 진짜 이렇게까지 큰 사랑을 받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정말 하루하루 감사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뉴스1 독자들과 팬들에 설 인사 부탁한다.

▶(신윤승) '개콘' 많이 사랑해 주시고, '데프콘 어때요'도 너그럽게 봐주시면 감사하겠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

▶(조수연) 이렇게 큰 사랑을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더 큰 웃음을 드릴 수 있는 코미디언이 되도록 하겠다. 올해 설에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건강하시길 바란다. 우리가 결혼할 때까지 꼭 응원해 달라.(일동 웃음)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