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 등에는 유튜브 채널 '홍섭이의 일기'에 지난해 올라온 '당근 거래하다가 울었다'는 제목의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채널 운영자 홍섭씨는 고시텔에 거주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던 어느 날 초등학교 공사 현장에서 일하다 신발이 찢어졌다. 취업을 준비 중이던 그는 당장 다음 날 아침 면접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난감했다.
홍섭씨는 급하게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에서 직거래 가능한 신발을 찾았다. 거래를 약속하고 곧 거래 장소와 시간까지 정했다.
문제는 약속 장소까지 갈 수 있는 교통수단이었다. 홍섭씨는 "대중교통 막차 시간이 지나 갈 수 있는 방법은 택시뿐이었다"라며 "신발이 2만5000원이라 택시를 타기에는 돈이 너무 아까웠다"라고 말했다. 결국 그는 약속 장소까지 도보 1시간30분거리를 걸어갔다.
바람막이 하나만 걸치고 걸으면서 추위에 떨던 그의 머릿속엔 온통 '집에 어떻게 가지'라는 걱정뿐이었다고 한다.
약속 장소에 도착하자 판매자는 "어떻게 여기까지 걸어왔냐"라며 놀랐다. 홍섭씨는 "돈 아끼려고 걸어왔다고 안 하고 살 뺄 겸 운동 삼아 걸어왔다고 거짓말했다. 그렇게 추위에 떨면서도 자존심은 남아 있었나 보다"라고 고백했다.
판매자는 홍섭씨를 밝은 곳까지 데려다주겠다고 제안했다. 홍섭씨는 한두 번 거절하다 못 이기는 척 차에 탔다.
집 근처까지 데려다준 판매자에 홍섭씨는 신발값보다 5000원 더 붙여 3만원을 입금했다. 그러자 판매자는 "태워주고 싶어서 태워준 건데 왜 더 입금했냐"라면서 현금 5000원을 다시 돌려줬다고 한다.
홍섭씨는 차에서 내려 멀어지는 차를 바라보다 눈물을 흘렸다. 그는 "돈 아끼려고 거기까지 걸어간 것도 그렇고 좋은 판매자를 만나서 감사한 마음까지, 모든 게 합쳐져서 눈물이 났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판매자가 너무 좋은 분이셔서 이 신발을 신으면 항상 좋은 일만 생길 것 같다. 너무 감사했다"라며 거래 후기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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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