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공동 제작이요? 캐스팅 제안에 대한 답변을 기다리는 입장이 돼보니까 배우들 캐스팅하기가 이렇게 어렵고 힘든 줄 몰랐어요. 영화의 어떤 부분을 덜어내고 추가할지도 고민이더라고요. 그래서 감독 버전이 따로 있는 거구나 했어요. 감독님들께서 '뼈를 깎는다'고 한 의미를 알겠더라고요."
오는 7일 개봉하는 영화 '도그데이즈'(감독 김덕민)가 탄생하기까지 특별한 비화가 있다. 바로 배우 김윤진이 공동 제작에 나섰다는 점이다. 김윤진은 기내에서 처음 접한 원작 '해피 디 데이'(2020)를 보고 판권을 구입했고, 자신과 '국제시장' '하모니' 등을 함께 한 JK필름과 제작에 나섰다.
'도그데이즈'는 성공한 건축가와 MZ 라이더, 싱글 남녀와 초보 부모까지 혼자여도 함께여도 외로운 이들이 특별한 단짝을 만나 하루하루가 달라지는 스토리를 그린 영화다. 김윤진은 공동 제작을 맡은 것은 물론, 극 중 선용(정성화 분)의 아내이자 초보 엄마 정아 역할도 맡아 연기했다. 정아는 지유(윤채나 분)를 입양한 인물로, 지유와 가까워지려 하는 노력한다.
최근 인터뷰에서 김윤진은 기내에서 원작 '해피 디 데이'를 접한 뒤 열흘 내내 영화가 잊히지 않았고, 이에 판권을 구입하기에 이른 비화를 털어놨다. 그는 영화를 잊지 못했던 이유에 대해 "저도 키우던 반려견이 무지개 다리를 건너고 '다시는 강아지 안 키워야지' 했었다, 마음이 치유가 바로 안 되더라"며 "어릴 적부터 반려견과 함께 살았고 반려견을 보낸 경험이 세 번, 네 번 있더라도 매번 아픈 건 똑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윤진은 "(미국에) 소속사가 있어서 그분들에게 판권 구입 연결을 해달라고 해서 관계자들을 만났다"며 "이후 (JK필름의) 윤제균 감독님이 감사하게도 OK를 해주셔서 진행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원작이) 미국식 유머가 많은 영화이다 보니까 한국 영화로 바꾸려면 한국 색을 많이 집어넣어야겠다 했다"며 "큰 뼈대만 두고 설정만 몇 가지, 직업이나 나이, 성별까지 바뀐 부분이 굉장히 많다, 원작을 보시면 같은 영화라는 느낌이 전혀 안 들 정도로 한국 색깔을 많이 넣었다"고 밝혔다.
공동 제작을 맡은 소감도 이야기했다. 그는 "배우로서 공동 제작이라는 게 마음이 불편하다"며 "사람들 눈치를 본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그는 "솔직히 우리의 정확한 예산도 며칠 전에 알았다, 그만큼 제가 대책 없는 사람"이라면서 "우리 BEP가 200만이라고 해서 놀랐다, 제작비가 80 몇 억이라고 해서 감독님한테 '어디다 돈을 그렇게 썼어'라고 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또한 그는 "함께 한 작은 꿈에 날개를 달아주신 JK필름과 CJ ENM에 손해 끼치면 큰일난다 했다"며 손해를 끼치고 싶지만은 않은 바람을 털어놨다.
캐스팅 비화도 전했다. 그는 "저는 배우로서 (캐스팅 제의와 관련해) 정말 빨리 답변을 드렸는데 (제작자가 돼보니) '(답변까지) 일주일도 긴 거 아냐? 3일은 돼야 하지 않나' 이렇게 되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기다리는 입장이 돼보니까 배우들 캐스팅하기 이렇게 어렵고 힘든 줄 몰랐다"면서 "영화의 어느 부분을 덜어내고 추가할지도 고민이었고, 그래서 감독 버전이 따로 있는거구나 했다, 감독님들께서 '뼈를 깎는다'고 한 의미를 알겠더라, 배우로서만 나올 때와는 달라서 정말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이 든다"고 고백했다.
영화는 윤여정을 중심으로 유해진, 정성화, 김서형, 다니엘 헤니, 이현우 등 여러 배우들이 출연한다. 윤여정은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의 조감독이었던 김덕민 감독과의 인연으로 함께 하게 됐다. 김윤진은 "선생님께서 김덕민 감독님 보고 이 영화 하셨다고 꾸준히 그렇게 말씀하셨고 대중적인 영화로 원톱하실 만도 한데 '(본인은) 그렇지 않다'고 말씀하신 것도 정말 쿨하시다 했다"며 "거침없이 자기 생각을 말씀하시는 것도 멋있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촬영하기 가장 어렵다는 반려견과의 연기에도 도전해 본 소감도 털어놨다. 김윤진은 "어려웠다"며 "(극 중 반려견인) 완다가 7개월 때 현장에 와서 훈련이 아예 안 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아이, 동물과 촬영하면 다 포기해야 하는데 우리 현장엔 둘 다 있었다"며 "내 얼굴에 뭐가 묻어도 촬영은 그냥 가야 한다, 나중에 후반 작업으로 지우는 한이 있어도 어른들 상관 없이 아이와 동물 위주로 먼저 다 그냥 찍어야 한다"고도 설명했다.
김윤진은 미드 '로스트' '미스트리스' 등으로 일찍이 미국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원조 월드스타로 각인됐지만, "이젠 진짜 명함을 내밀기 쑥스러운 상황이 됐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는 "지금 이 상황이 한편으로는 부럽다, 저는 많이 고생했었다"며 "(내가 진출할 당시) 이런 것도 있었으면, 활동했을 때 훨씬 수월하고 쉬웠을 텐데 했다, 한편으로는 부럽고 한편으로는 그나마 다행이다 싶다, 이 시간이 생각보다 빨리 와서 다행이다 했다"고 전했다.
김윤진은 '도그데이즈'의 미덕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다양한 인물들의 관계, 반려견들 통해서 성숙해지고 발전해 가는 모습 등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좋았다"며 "(사람들의) 생각에 조금이라도 변화를 줄 수 있으면 너무나도 큰 일을 한 것 아닌가, 이런 이야기를 통해 스며들게 하는 잔잔함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제작자로 계속 활동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제가 아이디어가 많아서 생각 노트라는 게 있다"며 "복잡한 일이지만 기획만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좋은 기회가 되면 또 하겠다"고 답해 기대감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