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女 단속하다 알몸 찍어 단톡방에 공유한 경찰

입력 2024.02.06 05:40수정 2024.02.06 14:40
성매매女 단속하다 알몸 찍어 단톡방에 공유한 경찰
성매매 집결지(자료사진).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성매매를 단속하는 경찰이 동의 없이 성매매 여성의 신체를 찍은 사진은 증거로 쓸 수 없다는 법원의 판결이 항소심에서도 유지됐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강희석 부장판사)는 지난달 31일 성매매 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 사건 항소심에서 이같이 판단했다.

성매매 단속 경찰이 성관계 직후 나체 상태인 여성 A씨와 성 매수 남성 B씨의 사진을 동의 없이 촬영한 점이 인정된다며 해당 사진을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고 판단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지난해 9월 1심은 “피촬영자의 의사에 반하는 사진 촬영이 강제수사에 해당해 법원이 발부한 영장에 의해야 함에도 법원으로부터 사전영장 또는 사후영장을 발부받지 않았다며 증거 배제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1심은 “사진 촬영으로 인한 A씨와 B씨의 인격권 침해가 상당하다”며 해당 사진에 대해 증거 배제 결정했다. 이는 법원이 성매매 단속 현장에서 경찰이 성매매 여성의 동의 없이 촬영한 사진의 증거 능력을 인정하지 않은 첫 판단이어서 주목받았다.

해당 사진은 단속팀 소속 경찰 15명이 있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공유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7월 경찰의 이런 행위를 인권침해로 판단하고 경찰청장에게 성매매 단속 관련 규정과 지침을 제·개정하라고 권고하기도했다.

A씨는 경찰이 사진 촬영뿐 아니라 성적 굴욕감을 느끼게 하는 언동과 함께 부당하게 자백을 강요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를 상대로 5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진행중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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