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사람들' 스티븐 연 "이민자 현실 직접 겪어…진실성 담아내려 했다"

입력 2024.02.02 10:51수정 2024.02.02 10:51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배우 스티븐 연이 '성난 사람들' 속 대니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2일 오전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BEEF) 온라인 화상 간담회가 열려 스티븐 연, 이성진 감독이 참석했다.

이날 스티븐 연은 자신이 맡은 대니 조 역할에 대해 "대니는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여러 모습의 수치심을 집약한 인물이지 않나 생각했다"라며 "대니의 특징적인 차별점은 무력하다는 것이다, 통제력이 없고 무력감을 느끼는데 개인적으로 저도 공감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가장 불안하다고 느낄 때가 제가 통제할 수 없는, 무력한 상황이기 때문인데 사실 배우로서는 연기할 때 선택권이 주어진다, 배우로서 나 자신은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연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그런데 대니는 그러면 안 됐고 그 모든 것을 내려놔야 했다, '괜찮을까, 이상해 보이지 않을까' 두려워했는데 그런 것도 내려놔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상식에서 '절대로 대니를 포기하지 마'라고 말했는데, 대니를 포기하는 건 우리 스스로를 포기하는 거 아닐까 생각한다"라며 "또한 결국 대니는 이해받고 사랑받고 수용 받기를 원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민자인 대니를 완벽하게 연기한 스티븐 연은 "이민자 현실은 제가 직접 겪었기 때문에 잘 알고, 감독님과 앨리 웡님과의 협력도 있었다"라며 "일상 속 이야기를 다 모아서 보면 우리 삶 속에 비슷한 형태의 사람들이 많더라, 그런 구체적인 경험들을 하나하나 모으거나 그런 경험을 충실히 담아내되 그것 이상의 것을 보여주든, 인간성을 보여주자는 게 목표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진실성이 드러날 수 있는 주변 이야기가 많았는데 그런 이야기를 통해서 얻어낸 이야기가 이 작품에 활용된 건 아니었고 이야기를 받아들인 것이지 소비를 위해서 화면에 담아내는 접근은 아니었고 우리 것으로 소화하고 만들자는 게 컸다"라며 "또 '미나리' 편집을 하신 분의 역할도 컸다. 감독님과 편집자 두 분의 시선이 합쳐서 이렇게 만들어지지 않았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진실성을 담아내는 데 노력했고, 그 과정 자체가 우리 이야기의 창작 활동이자 표현의 방식이었다"라며 "구체성이 있고 참고한 경험들이 있지만 공통적으로 겪었던, 공유한 경험이었다는 것이다"라고 부연했다.

한편 '성난 사람들'은 일이 잘 풀리지 않는 도급업자와 삶이 만족스럽지 않은 사업가, 두 사람 사이에서 난폭 운전 사건이 벌어지면서 내면의 어두운 분노를 자극하는 갈등이 촉발되는 이야기를 다룬다. 총 10부작으로 지난해 4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한국계 미국인 이성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한국계 미국인 스티븐 연과 베트남계 연기자 앨리 웡이 주연을 맡았다.

'성난 사람들'은 제75회 프라임타임 에미상(Primetime Emmy Awards, 이하 에미상)에서 미니 시리즈·TV 영화 부문 작품상과 감독상, 작가상을 받았다.
또한 스티븐 연은 남우주연상을, 베트남계 연기자 앨리 웡은 여우주연상을 각각 수상했다. 더불어 캐스팅상과 의상상, 편집상까지 수상하며 총 8관왕을 기록했다.

또한 제81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도 TV 미니시리즈, 영화 부문 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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