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아이유 MV 논쟁·비판 충분히 이해…장애 극복 아닌 함께 사는 세상되길"

입력 2024.01.30 08:29수정 2024.01.30 08:29
전장연 "아이유 MV 논쟁·비판 충분히 이해…장애 극복 아닌 함께 사는 세상되길"
아이유 '러브 윈즈 올'(Love wins all) 뮤직비디오 갈무리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가수 아이유의 신곡 '러브 윈즈 올'(Love wins all) 뮤직비디오와 관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입장을 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29일 만평과 함께 내놓은 입장을 통해 "'러브 윈즈 올' 뮤직비디오와 관련된 많은 논쟁과 비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라며 "저희는 논쟁과 비판과 함께 더불어 장애인 인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확장하고, 다양한 사회적 소수자의 존재들을 예술 콘텐츠에서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시민분들과 아이유님과 함께 고민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전장연 측은 "저희는 매일 아침 뮤직비디오의 '네모' 같은 존재와 싸우고 있다"라며 "침묵 선전전조차 수많은 경찰, 서울교통공사 직원의 폭력 속에서 쫓겨나고, 그들의 온갖 언어 폭력도 감내해야 한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심지어는 장애인도 함께 살자고 외쳤다는 이유로 전장연의 활동가들이 수차례 폭력적으로 연행되고 있다"라며 "인터넷은 물론 현장에서도 튀어나오는 수많은 차별과 혐오, 욕설도 삼키고 장애해방 세상을 꿈꾸며 투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전장연 측은 "저희는 현실의 '네모'와 계속 맞서 싸우려 한다"라며 "저희가 만들고 싶은 '캠코더 세상'은 장애인이 비장애인으로 '극복'되는 세상이 아니라 장애인도 함께 이동하고, 일하고, 지역에서 함께 사는 세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성소수자도 노동자도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회적 소수자도 함께 인정받고 존중받는 세상을 바란다"라며 "저희는 이 '캠코더 속 세상'을 현실의 세상으로 바꾸기 위해 오늘도 거리에 지하철 역으로 나간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전장연 측은 "아이유님이 부르는 '사랑이 마침내 이기는' 세상과 소외받는 누군가에게 '무섭지 않아, 우리 제일 근사하게 저물자' 속삭여 주는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처럼 전장연은 누구도 차별받거나 배제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시민 불복종운동으로 계속 나아가겠다"라며 "그리고 아이유님과 저희가 나아가는 길이 언젠가는 함께 만나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을 함께 만들며, '더 리얼 윈즈 올'을 외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지난 24일 공개된 아이유의 새 앨범 선공개 곡 '러브 윈즈 올'은 아이유와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뷔가 출연하고, 엄태화 감독이 연출한 뮤직비디오로도 화제를 모았다.

이런 가운데 '러브 윈즈 올' 뮤직비디오 속 아이유와 뷔가 각각 청각과 시각을 잃은 인물을 연기하면서, 극 중 인물이 세상을 비추는 캠코더 너머는 해당 장애가 사라진 것처럼 묘사돼 있다는 점이 마치 장애를 '극복'해야 하는 것으로 여기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일부에서 등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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