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코미디언 최형만이 목사가 된 근황을 전한다.
29일부터 오는 2월2일 오전 방송되는 KBS 1TV '인간극장'에는 도올 김용옥 교수를 흉내 낸 '돌 강의'로 인기를 누렸던 코미디언 최형만이 4년 전 안수를 받고 목회자로 살고 있는 근황을 공개한다.
인기 절정의 시기에 TV에서 모습을 감춘 최형만은 지금 인천의 한 교회에서 부목사로 목회를 보고 있다. 40대 중반, 늦은 나이에 신학대학원에 들어가서 10년 동안 공부에 매진한 뒤, 4년 전 목사 안수를 받았다. 코미디언으로 살았던 인생의 전반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것.
잘 나가던 최형만이 어느 날 갑자기 무대에서 내려와 목회자의 길에 들어선 데는 사연이 있다고. 전성기 시절에는 방송 출연과 야간무대, CF까지 섭렵하며 한 달 수입이 많을 때는 수천만 원에 이를 정도로 부와 명성을 얻었던 최형만. 하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개그맨이 내 길인가'라는 의구심이 있었다. 가난한 개척교회 목사 아버지와 신앙심 깊은 어머니 슬하에서 자라던 어린 시절부터 '어른이 되면 아버지처럼 살리라'라는 막연히 생각했었기에 더 그랬다.
그러던 중 최형만의 돈을 관리하던 어머니가 사기를 당한 뒤 파킨슨병을 앓다가 돌아가시고 설상가상, 최형만도 투자 실패로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늦게 결혼해서 달콤한 신혼을 보내야 할 시기에 아내와의 불화로 결혼 생활도 평탄치 않았다. 인생의 모든 방향이 막힌 듯 답답할 때, 이모를 통해서 어머니가 남긴 유언을 전해 들었다. 어머니는 아들과 등지고 살면서도 TV에서 활동하는 최형만을 보면 '네가 있을 곳은 거기가 아닌데'라며 안타까워하셨다고. 참회한 형만 씨는 어머니와 하지 못한 화해를 하기 위해 일을 그만두고 목사가 된 것이다.
하지만 시련은 끝이 아니었다. 목사 안수를 받은 기쁨도 잠시, 안면마비 증세에 병원을 찾았다가 2년 전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 장장 18시간의 대수술과 재수술을 거쳐 회복기에 있을 때 의사로부터 안면마비, 언어장애 같은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는 주의를 들었다. 최형만은 반드시 수술 전으로 돌아가겠다는 각오로 수술 직후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운동을 거르지 않았고 아내도 남편의 건강을 위해 식단부터 재활까지 물 샐 틈 없이 챙겼다.
부부의 노력으로 4년이 지난 지금 최형만은 왼쪽 청력 상실 말고는 거의 완치된 상태. 움츠려서 지냈던 지난 4년을 뒤로하고 그는 요즘 기지개를 켜는 중이다. 몰아치는 시련을 버티고 새로운 인생을 연 경험을 자산 삼아 가장 자신 있는 웃음을 무기로 힘들고 상처받은 이들을 치유하는 게 새로운 삶의 목표가 됐다.
실패와 좌절을 겪는 이들이 많은 시기에 시련을 이겨내고 새로운 인생의 출발선에 선 최형만의 이야기는 29일부터 오는 2월2일 오전 7시5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