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도그데이즈' 윤여정이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세계적 배우가 된 후 변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2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도그데이즈'(감독 김덕민) 주연 윤여정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도그데이즈'는 성공한 건축가와 MZ 라이더, 싱글 남녀와 초보 부모까지 혼자여도 함께여도 외로운 이들이 특별한 단짝을 만나 하루하루가 달라지는 스토리를 그린 영화다.
윤여정은 극 중 세계적인 건축가 민서로 등장했다. 민서는 무뚝뚝하고 까칠한 성격의 소유자이지만 하나뿐인 가족 완다에게만큼은 다정한 인물이다. 어느날 길에서 쓰러져 MZ라이더 진우에게 도움을 받지만 완다를 잃어버리고 만다. 진우와 함께 전단을 붙이며 완다를 찾아나서며 서로를 좀 더 이해하며 우정을 쌓아간다.
이날 윤여정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이후 많은 작품 제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주인공 기회가 나한텐 별로 없었는데 많이 들어오는 걸 보면서 씁쓸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주인공을 한다는 건 책임감을 요한다"며 "스스로를 흥행 배우라 생각해본 적 없기 때문에 더는 위험한 도전을 하고 싶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쭉 살았는데 갑자기 주인공이 돼야 하나 해서 씁쓸했다, 그래서 그런 걸 다 무시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도그데이즈'를 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김덕민 감독은 조감독 당시 만났다"며 "당시 우린 아무 것도 아닌 취급을 받았다"고 인연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김덕민 감독도 나이가 많은데 그때 '입봉할 때 내가 필요하다고 하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시나리오도 좋고 돈도 많이 주면서유명한 감독이 연출하는 영화는 없더라"며 "나도 인생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라 단순화해서 생각했다, 감독만 보자 해서 출연했다"고 도움이 되고 싶었던 진심을 전했다.
김덕민 감독을 좋게 본 지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윤여정은 "참을성이 많았다"고 답했다. 이어 "참을성 없는 나를 많이 위로해줬고 저렇게 입봉하기 위해 참고 사는구나 싶더라"며 "인품이 아주 좋았다, 역량은 잘 모르겠으나 재주 많은 사람도 많이 봤는데 남은 건 인품과 성품인 것 같더라, 김덕민의 인품을 보고 했다"고 말했다.
김덕민 감독에 대해서는 "조감독으로 많은 경험이 쌓여서 그런지 원하는 걸 완벽하게 알아서 표현하더라"며 "피상적이거나 형이상학적으로 얘기하는 감독도 많은데 콘티도 정확히 짜서 하니까 효율적으로 할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가사의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윤여정은 "상 탄 건 정말 내가 생각해도 거의 불가사의한 일"이라며 "상상도 안 했던 일이고 촬영 끝나자마자 너무 힘들어서 쉬러 도망갔다, 6주 촬영했는데 (내 촬영분이) 5주차에 끝났을 것"이라면서 "도망갔기 때문에 잊어버렸던 작품"이라는 비화를 들려줬다.
그러면서 "산다는 게 이렇게 불가사의"라며 "인생은 진짜 전위예술이고 영원한 미완성의 실험"이라고도 표현했다. 이어 "나도 완성된 사람이 되고 싶은데 안 된다"며 "그래서 인터뷰 할 게 없어서 내가 안 했다"고도 털어놨다.
윤여정은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후 대중의 달라진 시선에 대한 변화도 느꼈냐는 질문에 "(나는) 달라진 건 없다"면서도 "영화 홍보할 때 라운드 인터뷰에 이렇게 많이 오진 않았다"고답했다.
젊은 팬들이 많아졌다는 반응에 대해서는 "인터넷 댓글이란 것도 저번 매니저가 보는 법을 가르쳐줬다"며 "'윤식당' 할 때 머리 관련 댓글이 있었는데 나영석 PD가 '보지 마세요'라고 하더라, 그래서 그 다음부터 안 봤다, 난 말을 잘 듣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도그데이즈'는 오는 2월7일 설 연휴를 앞두고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