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현재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KBS 공영방송 50주년 특별 기획 KBS 2TV 대하사극 '고려 거란 전쟁'(극본 이정우/ 연출 전우성 김한솔)은 당대 최강국 거란과의 26년간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고려의 번영과 동아시아의 평화시대를 이룩한 고려의 황제 현종(김동준 분)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최수종 분)을 비롯해 수많은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역사를 바탕으로 한 흥미로운 서사와 실감 나는 전쟁신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최근 두 자릿수 시청률(1월21일 방송,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넘겼다.
'고려 거란 전쟁'의 전반부 두각을 나타낸 이는 현종 즉위 초반 벌어진 전시 상황에서 활약한 서북면 도순검사 양규(지승현 분), 그리고 양규와 힘을 합쳐 수많은 거란군의 목을 벤 귀주의 별장 김숙흥(주연우 분)이었다. 그중 김숙흥은 유난히 호전적인 인물. 거란의 척후병을 쫓다가 국경을 넘어가 거란군에게 생포되는 위기를 겪고도 그의 기세를 꺾이지 않는다. 이후 거란군을 섬멸하겠다는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간다. 종국에는 양규와 함께 끝까지 거란군에 맞서 싸우다가 전장에서 장렬한 최후를 맞았다.
배우 주연우는 오로지 '거란군 섬멸'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싸움에 주저함이 없는 김숙흥의 광기를 카리스마 넘치게 그려냈다. 호전적이면서도 호탕한 김숙흥은 꾸밈없는 주연우의 연기로 매력을 더 빛낼 수 있었다. 주연우는 '고려 거란 전쟁'으로 처음 사극에 도전함에도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주며 퇴장할 때까지 시청자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이 덕분에 주연우라는 배우가 대중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음은 물론이다. 주연우 역시 '고려 거란 전쟁'을 통해 배우로, 인간으로 더 성장할 수 있었다며 김숙흥을 연기하게 된 것이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뉴스1은 24일 김숙흥 역의 주연우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고려거란전쟁' 김숙흥 역을 맡으며 주목받고 있다. 인기를 실감하나.
▶현재 차기작 '스터디그룹'을 촬영 중이라 실감은 많이 못하고 있는데, SNS를 통해 응원을 많이 받는 건 사실이다. '드라마 덕분에 김숙흥을 알게 됐다', '열연해 줘 고맙다' 등의 댓글을 보면 힘이 난다. 부모님도 극 속 내 연기를 보고 많이 우셨다더라. 그러면서 '뜻깊은 역할을 연기할 수 있었으니 많은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인사를 드리라'라고 하셨다. 지인들도 액션 연기를 많이 칭찬해줘 뿌듯했다. 대단한 선배님들과 좋은 작품을 함께한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많이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
-'고려 거란 전쟁'에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항상 오디션을 통해 작품에 들어갔는데,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출연을 제안받은 작품이다. 첫 사극이라 어깨가 무겁고 부담감도 컸지만, TV로만 뵀던 선배님들과 함께 연기를 하게 돼 감회가 새롭더라. 처음 전체 대본 리딩을 할 때도 선배님들이 대사를 읽으시는 걸 보니 범접할 수 없는 느낌이 들어서 '누가 되면 안 된다, 정신 똑바로 차리자'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연기를 전공했어도 정통사극이 익숙한 세대는 아니지 않나. 연기할 때 어려움은 없었을까.
▶연기 스승님과 사극 대사도 연습한 적이 있지만, 막상 실제로 하게 되니 무섭더라. 처음 대본 리딩을 할 때부터 어려워서 홀로 대본 연습을 반복했다. 현장에서는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지승현 선배님, 김산호 선배님이 좋은 에너지를 주셔서 즐겁게 연기할 수 있었다. 특히 승현 선배님은 내가 아이디어를 가져가서 말씀드리면, 감독님과 상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셔서 후배 입장에서 너무 감사했다.
-김숙흥은 고려사에서 비중 있게 다뤄졌던 인물은 아니다. 그만큼 사료가 상대적으로 부족했을 텐데,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캐릭터를 표현하려고 했는지 궁금하다.
▶자료를 찾아보려고 해도 정보가 많이 없더라. 명확한 건 양규 열전에 '양규와 김숙흥은 화살을 고슴도치처럼 온몸에 맞고 함께 전사하였다'라고 쓰인 부분이었다. 그래서 나라를 위해 싸우다 적장 앞에 목숨을 내던진 그 모습에서 출발했다. 실제로 전쟁이 난다면 나 또한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던지겠다고 상상하며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대본에도 많이 의지했다. 대사나 지문, 양규와 정성이 김숙흥에 대해 묘사하는 부분에 집중하면서 캐릭터에 대한 힌트를 얻었다. 예를 들면 양규가 김숙흥에게 귀주로 가라고 하며 '귀주에도 너 같은 미친놈이 하나쯤은 있어야지' 같은 부분에 주목하려 했다.
-그런 관찰 덕분일까. 극 중 김숙흥은 유난히 호전적인 인물이었다.
▶정말 신기한 게 곽주를 탈환하는 장면에서 호각 소리가 들리고 '거란군을 죽이러 가자'라고 나서는 연기를 할 때, 나도 모르게 웃으면서 뛰어가더라. 연습하면서도 생각하지 못한 건데 연기를 할 때 자연스럽게 나왔다. 감독님도 그 부분을 살려주셨는데, 덕분에 인물이 입체감 있게 만들어져 너무 신기했다. 이렇게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부분도 있다.
-앞선 인터뷰에서 지승현은 그동안 부각되지 않았던 양규를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본인도 김숙흥을 알리고픈 마음이 있었는지.
▶촬영하면서 승현 선배님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많았는데, '양규 장군을 알리고 싶다'며 매 신 진정성 있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면서 후배인 나 역시 김숙흥 장군을 잘 알리고 싶었다. 그런 생각이 깊어져 김숙흥 장군의 진정성, 이를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잘 표현해보려 했다.
-극 속 전쟁신이 인상적이었다. 액션 연습도 많이 했겠다.
▶촬영 전 두 달 동안 체육관에 가서 액션팀과 함께 연습했다. 스케줄이 없는 날은 당연히 가고, 오전에 일이 있으면 오후에, 오후에 일이 있으면 오전에 가서 연습했다.
-실제로 촬영을 하며 부상을 입진 않았나.
▶촬영할 때 피가 묻은 분장을 많이 해서 다쳤을 때도 이게 분장인지, 내 피인지 모르겠더라. 나중에 보니 손가락 살점이 떨어져 있어 치료를 했다. 관절이 다쳐서 물리치료도 받고… 하지만 큰 부상 없이 촬영을 마무리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N인터뷰】②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