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사장3' 위생 논란에 묻힐뻔한 진가

입력 2024.01.20 06:31수정 2024.01.20 06:30
'어쩌다 사장3' 위생 논란에 묻힐뻔한 진가 [N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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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사장3' 위생 논란에 묻힐뻔한 진가 [N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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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사장3' 위생 논란에 묻힐뻔한 진가 [N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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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TV 너머에서 느껴지는 사람 냄새에 절로 마음이 따뜻해진다. '어쩌다 사장3'는 매주 목요일 밤, 안방을 온기로 채워주는 예능이다. 마지막 영업이 벌써 아쉬워질 만큼, 그간 '어쩌다 사장3'가 나눈 정은 시청자들에게도 진정성 있는 위로로 다가왔다.

tvN '어쩌다 사장' 시리즈는 단연 성공적인 시즌제 예능 중 하나로 꼽힌다. 배우 차태현 조인성의 마트 영업일지로 시즌1 최고 시청률이 6.4%(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 시즌2 최고 시청률이 7.5%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10월 말 시작한 시즌3 또한 방송 전부터 높은 확률로 성공을 예감케 했다. 이번에는 국내가 아닌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리나 시티에 위치한 한인마트 영업에 도전, 스케일을 또 한번 키워 더욱 풍성한 재미를 예고했다. 여기에 특급 게스트들의 출연 소식도 연이어 전해지며 기대가 더욱 높아졌다.

베일을 벗은 '어쩌다 사장3'는 방송 초반 차태현과 조인성을 비롯한 스타들의 마트 적응기와 고군분투기가 지나면서 점차 진가가 돋보이기 시작했다. 마트가 안정화되고 적절한 역할 분담으로 손발을 맞춰가면서 운영과 응대가 더욱 여유로워졌고, 비로소 마트를 찾아온 손님들과의 케미가 빛나기 시작했다.

이번 시즌3는 미국 한인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조명했다. 이역만리 타국에 정착해 살아온 이들의 삶에 차태현 조인성도 귀를 기울였다. 두 배우는 고령의 이민 1세대부터 어린 손님들까지 남녀노소 스스럼 없이 소통하면서 한국인 특유의 깊은 정을 느끼게 했다. 이들이 운영하는 마트에서의 이뤄진 정겨운 한인 커뮤니티를 보던 시청자들도 낯선 마리나 시티를 가깝고 정겹게 느꼈다.

현지인들과의 케미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였다. 마트를 찾은 현지인들은 K-드라마에서 봤던 배우들의 등장을 신기해했고, 단골 일본인 부부는 스타들과 나눈 대화를 일일이 적어오는 등 특별한 순간을 기록으로 남겼다. 또한 한국에서 군 복무를 한 적이 있다는 손님의 구수한 한국어부터 한글학교에 다닌다는 손님, 한국어가 유창해 '사장즈'에게 도움을 줬던 일일 알바생 샤키라 등과의 뜻밖의 만남도 인상적이었다.

회를 거듭할수록 '사장즈' 차태현 조인성, '알바즈' 임주환 윤경호 박병은과 손님들의 유대는 더욱 깊어졌다. 지난 17일 방송에서는 마지막 영업일이 다가오자 손님들이 이들에게 마음을 전하는 모습이 그려져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했다. 편지를 주거나 선물을 전달하는 손님들의 모습에서 이들이 진심을 나눴음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해외에서 장사를 하는 예능들은 현지에서 성공적 영업을 해내는 스타들의 모습에 초점을 맞춘 반면, '어쩌다 사장3'는 이웃들의 모습을 담고 이들의 이야기를 더 들려주고자 했다는 점에서 사람 냄새 나는 예능의 미덕을 보여줬다. 김밥 지옥에 갇힌 스타들의 모습부터 윤경호 박병은의 식혜 원정대, 김아중 박인비의 신 메뉴 도전기 등의 에피소드도 흥미로웠지만, 제작진은 이웃과의 만남의 순간을 메인으로 다뤘다.

이웃을 대하는 스타들의 인간적인 모습에서도 이들의 진정성과 진면목을 느낄 수 있었다. 이웃에게 편안하고 친근하게 다가가는 차태현 조인성부터 묵묵히 맡은 역할을 해내는 임주환, 특유의 재치로 웃음까지 책임졌던 윤경호 박병은 콤비의 팀워크도 돋보였다. 알바생으로 등장했던 한효주와 박경림, 김아중, 박보영, 박인비는 소통에 도움을 주며 활력을 더하면서도 일을 척척 해내는 든든한 지원군이 돼줬다.

'어쩌다 사장3'는 방송 초반 뜻하지 않은 위생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2회 방송 이후 위생 모자나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잇따르며 비판이 거세졌다. 김밥 판매가 마트의 주요 업무 중 하나였던 만큼, 김밥을 싸는 과정이 매우 비중있게 다뤄졌으나 위생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을 면하기 어려웠다.

이에 제작진은 현지의 복잡한 위생 규정과 관련법을 철저히 준수하려 노력했다면서도, 오히려 기본적인 부분을 놓쳤다고 인정했다. 이미 모든 촬영을 마쳤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지적이 반영될 수 있는 여건이 되진 않지만, 편집에서 시청자들이 최대한 불편해 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어쩌다 사장3'로서는 아쉬운 논란이었으나, 제작진의 솔직한 인정과 적절한 대응으로 이후 순항했다.
시청자들 역시도 미국 한인마트에서의 영업에 도전한 기획의도에 공감하면서 호평을 보내기도 했다. 시즌1과 시즌2에서 이어져온 호평 요소들로 중심을 단단히 잡고 시즌제 확장에 성공한 덕분이다. 시즌3 최고 시청률이 6.7%를 기록 중인 가운데 마지막 영업을 앞둔 '어쩌다 사장3'가 한인들과 어떤 이야기로 마무리를 지을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더욱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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