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자 같다” 초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 말에 법원은...

입력 2024.01.19 17:27수정 2024.01.19 17:42
“정신병자 같다” 초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 말에 법원은...
ⓒ News1 DB


“정신병자 같다” 초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 말에 법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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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뉴스1) 이종재 기자 = 초등학생 3학년 아동들에 정서적 학대 행위를 반복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담임교사가 2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제2형사부(이영진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종사자 등의 아동학대가중처벌) 혐의로 기소된 A씨(44·여)가 낸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또 A씨에게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A씨는 2022년 3월부터 6월까지 피해아동들이 소속된 강원 춘천 소재 모 초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로 근무했다.

그는 같은해 4월 중순 교실에서 교탁 부근에 B씨 등 피해아동 5명을 세워놓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제대로 말해주지 않은 상태로 “선생님 머리 아프게 하지 말라”, “나중에 커서 이상한 사람이 된다” 등의 발언을 했다.

수업시간이 돼 다른 아이들이 교실로 들어온 상황에서도 피해아동들을 교실 뒤로 가서 서 있도록 한 다음 복도로 불러 “머리 아프게 하지 말라”는 발언을 약 1시간가량 반복적으로 하는 등 피해아동들의 정신건강과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했다.

또 A씨는 다른 아동들이 보는 앞에서 피해아동에게 “야동 봤던 애처럼 행동하지 말라”, “정신병자 같다”는 취지로 말하는 등 9차례에 걸쳐 피해아동들에게 정서적 학대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과정에서 A씨는 “교육적 목적 내지 생활안전지도를 위해 아동들과 상담을 한 것”이라며 “강압적 수단 없이 말로 훈계했을 뿐이므로 아동들이 불쾌할 수는 있으나 정서적 학대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아동들에게 범죄사실과 같은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되고, 그 행위는 아동들의 정신건강 및 발달을 저해하는 결과가 발생할 위험 또는 가능성이 있는 행위로서,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고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피해아동들을 보호하고 가르쳐야 할 지위에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여전히 피해아동들의 행위만을 탓하며 자신의 행위가 정당한 훈육인 것처럼 일관하고 있다”며 “다만 초범인 점, 일부 훈육의 목적이 있었다고 보이는 점, 학대의 정도가 심하지는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이 판결에 불복한 A씨는 사실오인 등을 이유로 항소했으나 2심 법원은 “원심의 형이 무거워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이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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