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뉴스1) 강정태 기자 = 강남역에서 총기를 난사하겠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가 경찰에 붙잡혀 구속 기소된 30대 남성이 1심에서 협박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6단독 김재윤 판사는 19일 협박 및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기소된 A씨(34)에게 성폭력 특례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20시간과 성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협박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8월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강남역 오후 2시 난 칼부림 노노 엽총 파티간다’는 제목으로 엽총으로 18명을 살해하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불특정 다수를 위협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17년 5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수도권 모텔 등에서 총 33회에 걸쳐 성매매 여성과 성관계를 맺는 장면을 휴대전화로 불법 촬영하고 소지한 혐의도 받았다.
A씨는 총기 난사 예고글 게시로 경찰에 붙잡혔다가 수사 과정에서 불법 촬영 혐의가 발각됐다. 영상에 찍힌 여성들이 특정되지 않아 성매수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협박 혐의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아 법리오해가 있다며 재판부에 판단을 요청했다.
김 판사는 “협박죄가 성립하려면 구체적인 해악 고지와 공포심을 느낄 만한 행위가 있어야 하지만,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협박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그는 “A씨가 글과 함께 올린 사진에 있는 장소는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는 곳이었고, 경남 진주와 인천 등에서 경찰에 신고가 됐는데 이들이 강남역을 방문할 예정이었다는 증거가 없다”며 “강남역을 이용하는 불특정 다수 시민이 피해자로 특정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성폭력 특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며 “반성하고 있고 초범인 점, 촬영물이 유포되지는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