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해외 인기 비결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이죠."
박상훈 PD가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이 해외에서도 한국형 로맨틱 코미디로 인기를 끈 이유에 대해 자체 분석을 내놨다.
MBC 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극본 고남정/연출 박상훈)은 지난 6일 12회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은 죽음을 뛰어넘어 2023년 대한민국에 당도한 19세기 욕망 '유교걸' 박연우(이세영 분)와 21세기 무감정 강태하(배인혁 분)의 계약결혼 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다.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은 첫 방송에서 5.6%(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한 뒤, 현대와 조선시대를 오가는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배우 이세영 배인혁의 열연으로 입소문을 탔다. 그 결과 6회는 자체 최고 시청률인 9.6%까지 나타냈다. 또한 글로벌 OTT 리쿠텐 비키를 통해 최종회가 공개된 주간에는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총 47개 국가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해외에서도 인기몰이를 했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MBC 사옥에서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을 연출한 박상훈 PD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연출자로서 해외 인기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 작품은 국가와 세대, 여러 장벽을 넘어서 폭넓은 사람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이야기여서 매력을 느꼈다. 제약을 넘어 누군가를 구하고 사랑하는 게 사람의 기본적인 바람이다. 옛날 바리데기 공주 서사와 유사한 흐름이어서 좋았다. 이런 형태의 이야기는 세계 어느 국가의 설화 신화와 겹치는 부분이 있다. 또한 최근 타임슬립 장르가 시청자들에게 편하게 받아들여져서 인 것 같기도 하다. 해외 시청자가 좋아하는 이세영, 배인혁 배우의 개인적인 인기와 연기력, 케미스트리 등도 크게 어필한 것 같다.
-이세영, 배인혁 배우의 캐스팅 비하인드는.
▶원작 웹툰, 웹소설을 봤을 때 이세영 배우 외에는 누군가를 생각하기 어려웠다. 김노을 작가님이 삽화를 그릴 때 이세영 배우를 모델로 할만큼 싱크로율이 높다고 했다. 대본을 이세영씨에게 전달했는데 이세영씨가 마음에 들어했고, 빠른 시간에 답을 줬다. 미팅을 하면서 이미 박연우 캐릭터에 대해 많은 생각해왔다. 깊이 있게 이야기를 해올 만큼 빠져있어서 이 배우와 적합도가 높구나 생각했다.
배인혁씨는 유심히 그동안 해온 작품을 봐왔고 주변에서 추천도 많이 해주셨다. 강태하는 연기하기 쉽지 않은 역할이다.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에는 사극과 현대극, 멜로, 로맨틱 코미디, 추리적인 요소가 있다. 연기하기 쉬운 대본은 아니어서 캐스팅에 많은 공을 들였다. 강태하 역에는 배인혁씨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미팅 자리에서 꽃미남 이미지와는 다르게 명석하게 작품을 보는 눈이 있다고 생각했다. 잘생겼는데 머리까지 좋다고 생각했다.
두 배우는 열의가 있었고, 두 사람이 가진 열의가 모여서 시너지 효과가 났다.
-'내 뒤에 테리우스' 이후에 햇수로 7년 만에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으로 돌아왔다.
▶'내 뒤에 테리우스'가 잘된 게 저와 배우에게 좋은 일이었다. 좋은 메시지를 가진 작품을 해서 다음 작품을 어떤 것을 해야하는지 고민했고, 그러면서 시간이 훌쩍 지났다. 또 OTT 시장이 커져 드라마가 줄어들면서 MBC에서 저에게 기획적인 업무도 바랐다. 제가 연출을 한다면 어떤 연출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시간을 보냈다.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아서 문학, 신화, 드라마 관련 공부를 해왔다. 그런 시간을 보내는 와중에 이 작품을 제가 연출해줬으면 좋겠다는 제안이 왔다. 고남정 작가님과 이야기를 해보니 작가님은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하셨다. 작가님의 이야기를 듣고 같이 하고 싶어서 하게 됐다.
-MBC가 '연인'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그리고 '밤에 피는 꽃'까지 사극 명가로서 최근 톡톡히 활약하고 있다. 사극 명가에서 첫 사극을 연출한 소감은.
▶전통적으로 MBC는 사극을 제작을 해와서, 미술이나 스튜디오 등 사극 인프라가 잘 갖춰져있다. 시청자가 MBC 사극에 가지는 긍정적인 이미지도 장점으로 다가왔다. 개인적으로 사극을 해보지 못했는데 이번에 2회 분량이지만 (사극을) 맛볼 수 있어서 좋았다. MBC에서 사극을 한다는 게, (그 안의 우수한)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면에서 장점이 있었다. 사극은 현실과 단절된, 통제된 공간에서 진행하다보니 배우 스태프가 집중된 상태로 신에 임할 수 있었다.
-이번 작품에서 한복이나 미장센 연출에서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유명한 한복 디자이너 분들과 미팅을 하면서 공부를 많이 했다. 과거 한복이 현대적 스타일과 결합해서 어떤게 나오는지, 패션 트렌드를 익히는 사전 작업이 있었다. 전에 '왔다! 장보리' 공동연출하면서 한복을 알고 있었는데 10년 정도 변한 한복 트렌드를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
<【N인터뷰】②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