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중국에서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하고 배달기사로 일하며 3년 동안 2억원을 모은 20대 청년 등이 화제가 되고 있다. 현지 언론은 해당 사례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나섰다.
펑파이신문은 지난 13일 초등학교조차 졸업하지 못한 20대 청년이 배달 기사로 일하며 3년 만에 102만위안(약 1억9000만원)을 벌었다고 보도했다.
올해 26살인 천쓰 씨는 80만 위안(약 1억5000만원)을 빌려 고향인 장시성 푸저우에 음식점을 차렸으나 5개월 만에 큰 손실을 보고 문을 닫았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고 한다. 상하이로 가 배달 기사로 나서 고생 끝에 일명 '배달의 왕'으로 불리며 큰돈을 벌어 빚을 모두 갚았다.
그렇게 고향에서 집을 장만하느라 받았던 대출금도 대부분 갚아 10만 위안(약 1860만원)만 남는 등 재기에 성공했다고 한다.
그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큰 도시로 가면 분명 기회가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해 2019년 상하이로 갔다"며 "식당 주방에서 일하며 1만3000위안(약 242만원)의 월급을 받았지만 배달 기사가 더 많이 버는 것을 보고 1년 만에 배달 일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루 3시간 만 자고 남은 시간은 오직 배달에만 매달려 하루 180∼200건을 처리했다"며 “그게 가능하냐며 의심하는 사람도 많지만 상관없다”며 "어쨌든 나는 해냈다"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하이바오신문도 지난 15일 건설 현장에서 막노동 일을 해 7년 만에 빚을 갚고 집까지 장만한 30대 셰언쑹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안후이성 출신인 그는 18살 때 산둥성 지난에서 벽돌을 쌓는 미장 일을 배워 2년 만에 자동차를 샀다. 이어 7년 뒤에는 부모 빚을 모두 청산하고 지난에 집까지 장만했다.
그는 "세식구가 매달리면 보름 동안 재료비까지 합쳐 4만위안(약 744만원) 안팎을 벌 수 있다"며 "하루 일당이 2000위안(약 37만원) 정도 돼 웬만한 월급쟁이보다 낫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신문도 올해 21살인 자오모 씨가 가업인 폐품 수집상을 이어받아 한 해 20여만위안(약 4000만원)을 벌며 평범한 직장인보다 더 나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이 끝나면 헬스장에 가 복근을 만드는 데 열중한다는 그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여자 친구를 찍은 동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뒤 "폐품을 수거하는 궂은일이지만, 여자 친구를 사귀는 데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성공 사례를 잇달아 부각하는 언론 보도에는 다른 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악의 취업난에도 당국이 제대로 된 고용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에서 청년층의 '링훠취업(정규직이 아닌 자유직 종사)'을 유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편 재정난에 몰린 지방정부나 실적이 악화한 기업들이 고용 인력을 늘리지 못해 취업난이 지속하자 중국 당국은 실업 문제 해소를 위해 청년들이 자원봉사자로 일하게 하는 농촌 일자리 제공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