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 심리로 진행된 특수교사 A씨의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 사건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해달라"라며 재판부에 징역 10월에 이수명령, 취업제한 3년을 구형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아동 학대를 의심한 학부모가 자녀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교사가 하는 말을 몰래 녹음했다면 그 녹음은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없다'는 최근 대법원 판례도 거론됐다.
곽 판사는 이날 "최근 대법원에서 녹음파일에 대한 증거능력에 관한 판결이 선고됐다.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검찰과 변호인 측 쌍방 추가 의견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서면으로 내달라"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최후 의견을 통해 "상세한 의견은 그동안 제출한 의견서를 원용하겠다. 다만 최근 선고된 대법원 사건과 본 사건 간에는 차이가 있다"라며 "피해 아동이 중증 자폐성 장애아동이라 피해 사실을 부모에게 전달할 수 없어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이 극히 미약하다는 차이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피고인 측은 이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녹음파일은 대법원 판례에 따라 증거 능력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했다.
피고인 측 변호사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뒷받침할 증거는 녹음파일이고, 여기에서 파생된 녹취록과 아동학대를 판단한 용인시 공무원의 사례 개요서 뿐"이라며 "피해 아동의 어머니가 아동에게 녹음기를 들려서 몰래 녹음한 것이고, 학생과 교사의 대화여서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것이 아니라 적법 절차로 수집한 증거가 안 된다. 공소사실을 뒷받침할 유죄 증거가 없다"라고 주장했다.
또 "설령 녹음파일 이외 나머지 증거의 능력이 인정되더라도 피고인의 발언 동기 및 경위, 발언의 정도, 사회적 통념 등에 비춰보면 정서적 학대에 해당하지 않으며, 피고인의 발언으로 피해 아동에게 신체적 학대에 준하는 정도의 정신적 피해와 트라우마가 생겼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력 20년의 특수교사에게 아동학대 유죄선고는 직업, 생계, 사회적 명예 및 정체성이 걸린 문제이고, 피고인이 가르쳤던 맞춤반 7명의 장애아동 학부모 중 피해아동 부모를 제외하고 모두 피고인의 교단 복귀를 희망하고 있다"라고 했다.
한편 A씨는 2022년 9월 13일 경기도 용인의 한 초등학교 맞춤 학습반 교실에서 주씨 아들(9)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 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발언하는 등 피해 아동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의 선고재판은 내달 1일 오전 10시40분 진행된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