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뉴스1) 신관호 기자 = 같은 식당에서 일하면서 호감을 가진 여성이 자신의 고백을 거절하자, 폭력을 휘두른데 이어 성범죄까지 저지르는 등 여러 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남성은 항소해 2심 재판도 받을 예정이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이수웅)는 강간상해, 주거침입, 절도, 건조물침입, 재물손괴, 사기, 컴퓨터 등 사용사기,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29)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기관 등에 각 7년간 취업제한도 명했다. 또 7년간 강간상해 범행에 한해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정보 공개·고지를 명했다.
A씨는 작년 5월 16일 오전 6시30분쯤 강원 원주시 소재 B씨(27)의 집에서 술자리를 갖던 중 B씨에게 강간상해 범행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 식당에서 일하면서 호감을 가진 B씨에게 고백한 뒤 거절당하자 ‘자신을 가지고 놀았다’고 생각, 화가 나 범행한 혐의다.
공소장에 따르면 사건 당시 A씨는 테이블을 걷어차고, 집밖으로 나가려는 B씨를 침대로 넘어뜨린 뒤 목을 조르는가 하면, 저항하며 도망치는 B씨의 머리채를 잡아 다시 침실로 끌고 가는 등 저항치 못하게 한 뒤 옷을 벗기는 수법으로 범행했다.
또 A씨는 그해 4월 새벽 B씨의 동의 없이 미리 알고 있던 그 집 비밀번호를 누르고, 침입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A씨가 2019~2020년쯤에도 당시 여자 친구를 무차별적으로 때려 다치게 하는 등 반복적인 데이트폭력 범행을 저질러 실형을 선고받은 적 있고, 누범기간 중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A씨가 이번 재판에서 받은 혐의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A씨는 2022년 5월에만 230만여 원을 훔친 혐의로도 법정에 섰다. 오픈채팅을 통해 처음 만난 C씨와 술을 마시다 그의 지갑 속 현금에 손을 댄 혐의, 영업 중인 2곳의 시설 내 각 서랍과 가방에서 현금을 훔친 혐의다.
이 밖에 그해 6월 원주시 모 슈퍼 출입문 유리를 부수고 침입해 금고에서 현금을 꺼내간 혐의도 있고, 1년 뒤인 작년 6월 새벽 원주 모처에서 신용카드를 훔치고, 그 카드로 물건을 구입하거나 택시비를 결제하는 등의 혐의도 드러났다.
재판에서 A씨는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지만, 주거침입 혐의는 부인했다. B씨로부터 명시적인 동의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동의한 것으로 생각해 고의가 없다는 주장을 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B씨가 A씨에게 술을 사러 잠시 외출했다가 들어오도록 비밀번호를 알려준 적은 있지만, 그날 이후 그 집을 자유롭게 출입토록 허락했다고 볼 수 없는 등 여러 반박의 근거를 제시했다.
1심 재판부는 "강간상해 범행은 피고인의 극악한 범행 수법이나 그 위험성 등에 비춰 중대하다.
다만 "피고인이 동종의 성폭력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은 없고, 강간상해죄를 포함한 범행 대부분을 인정하는 점, 절도사건 피해자 4명에게 피해를 변제해 그들의 처벌불원 의사가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했다"고 밝혔다.
현재 A씨는 1심 선고 후 항소장을 내 서울고법 춘천재판부에서 다시 재판을 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