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고려거란전쟁' 양규의 최후 전투 비하인드가 공개됐다.
11일 KBS 2TV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극본 이정우/연출 전우성, 김한솔) 측은 지난 7일 방송된 16회 속 양규(지승현 분)의 최후 전투에 대해 김한솔 감독과 나눈 인터뷰를 공개했다.
지난 16회에서는 고려거란전쟁 2차 전쟁의 대미인 '애전 전투'가 펼쳐지며 극강의 스릴을 선사했다. 특히 '흥화진 전투'부터 맹활약을 펼친 양규의 목숨 건 사투는 눈물샘을 폭발시켰다. 치열한 전투 끝 장렬하게 전사한 양규는 더 이상 볼 수 없지만 시청자들의 가슴에 깊이 각인된 명장면으로 회자되고 있다.
김한솔 감독은 '애전 전투'를 앞두고 무려 42페이지에 달하는 콘티를 완성했다. 양규, 김숙흥(주연우 분) 장군과 결사대의 죽음에 대한 역사적 의미를 잘 전달하고 싶었던 김 감독은 '양규는 마지막 전투에서 무엇을 얻으려 했을까?'라는 애전 전투의 주제를 명확하게 한 뒤 콘티를 써 내려갔다는 후문이다.
김 감독은 '양규의 최후 전투'에서 디테일한 감정 묘사를 위해 작은 감정선 하나까지 공을 들였다며 "특히 거란 병사들이 느낄 공포를 연출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양규의 분신과도 같은 '효시'를 적극 활용했다"라며 "'흥화진 전투'에 이어 15, 16회에서도 효시를 시작으로 전투가 펼쳐지는데 이는 거란군에게 양규의 등장을 알리는 소리이자 죽음을 뜻한다"라고 설명했다.
'고려거란전쟁' 속 전투들을 관통하는 아이템으로 꽃이 등장한다. 첫 전투였던 ‘흥화진 전투에서는 성벽에 핀 꽃에서 양규의 불화살이 피어오른다. 그 불화살과 성벽은 백성들을 살려내며 극적 감동을 더했다. 또한 양규의 장례식 장면에서는 눈이 내리는 계절임에도 불구하고 성벽에 핀 꽃 한 송이를 클로즈업, 양규의 희생이 3만의 포로들을 구해냈다는 의미를 담았다.
김 감독은 "양규와 김숙흥의 최후의 전투에서는 꽃이 등장하지 않는다"라며 "그 이유는 마지막에 고슴도치처럼 화살을 맞고 전사한 두 사람의 모습을 눈밭에 피어오른 꽃으로 승화되어 보였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라고 말했다.
또한 양규 장군 역을 맡은 지승현을 '얼굴 천재'라고 소개한 김 감독은 "지승현 배우는 특정 신의 시작과 끝까지 모든 디테일한 감정을 얼굴로 표현하는 천재적인 재능을 갖고 있다"면서 "눈물샘마저 컨트롤 하는 신기에 가까운 연기력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라고 극찬했다.
이에 김 감독은 지승현의 얼굴에서 착안, 양규의 마지막 장면에서 컷을 나누지 않고 얼굴만 타이트하게 원테이크로 촬영했다는 전언이다.
김 감독은 "양규가 죽기 때문에 단순히 슬픈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1차적인 표현이라 생각했다"라며 "단 한발이라도 거란 황제에게 가까이 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처절함을 표현하기 위해 집중했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또 마지막으로 결국 쏘지 못한 효시 한발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끝없이 먹먹한 느낌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며 "특히 마지막 세 걸음을 앞두고 멈추는데, 이를 통해 양규의 싸움이 2000년이 지난 지금에도 끝나지 않은 미완의 싸움으로 남길 바랐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김 감독은 '고려거란전쟁'의 1막 대미를 장식한 지승현 배우에게 마지막 인사도 건넸다.
아울러 김 감독은 "저는 이제 대한민국 3대 대첩 중 하나인 귀주대첩 마지막 작업에 돌입한다"라며 "해외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귀주대첩을 만들기 위해 영혼을 갈아 넣겠다, 기대해 달라"라고 본방 사수를 당부했다.
한편 '고려거란전쟁'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25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