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에 저절로 멍이"... 21년만에 밝혀진 진실에 20대 여성의 절규

입력 2024.01.11 05:10수정 2024.01.11 23:45
희귀 유전병 '엘러스-단로스 증후군' 진단 받아
"온몸에 저절로 멍이"... 21년만에 밝혀진 진실에 20대 여성의 절규
리나 앤베르그(21)는 21년 만에 처음으로 온몸에 멍이 심각하게 든 원인이 희귀 유전성 질환인 엘러스-댄로스 증후군(EDS) 때문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사진=뉴욕포스트 캡처

[파이낸셜뉴스] 스웨덴에 사는 20대 여성이 어렸을 때부터 온몸에 멍이 들고 관절에 심한 통증을 느껴 온 가운데, 이 증상의 원인을 21년만에 알게 됐다. 그는 이 질환 때문에 ‘아동 학대 피해자’로 종종 오해받았다고 전했다.

미국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지난 7일(현지시간) 자신의 병명을 21년만에 알게된 리나 앤베르그(21)의 사연을 보도했다.

학교 다닐 때 몸에 항상 멍이 있어 '아동학대' 의심 받아


리나는 “학교 다닐 때 항상 몸에 멍이 있어, 선생님들이 아동 학대를 의심했다”라며 “잦은 복통과 변비 때문에 8살부터 섭식 장애를 겪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통증이 없었던 때가 기억이 안 난다. 이젠 대화를 나누거나 샤워하는 것도 힘든 수준”이라며 “민감한 피부와 멍, 만성적으로 허리가 아팠음에도 불구하고 통증을 호소할 때마다 오랫동안 의사들은 내게 스트레스 때문이라고만 했다”고 토로했다.

리나는 “10대가 되면서 증상은 더욱 악화됐고, 심박수가 불안정했으며 '동성빈맥(sinus tachycardia)을 비롯한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기도 했다”며 의사들은 ‘거식증에서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상태가 안좋다’고 진단했다.

병명도 모른 채 살아오던 리나는 지난해 10월 리나는 자신의 병력과 증상이 담긴 진단자료를 들고 스웨덴 웁살라에 있는 울투나 보건 센터를 찾았고, 드디어 21년만에 자신의 병명이 확진됐다.

리나의 증상은 희귀 유전성 질환인 ‘엘러스-단로스 증후군(EDS)’ 때문으로, 이 병에 걸리면 관절이 약해지거나 늘어지고 피부도 매우 예민한 상태가 되어 쉽게 멍이 들거나 찢어지는 증상을 겪는다.

리나는 “치료법은 없지만 마침내 명확한 병 진단을 받았다는 것에 마음을 한결 놓게 됐다”라며 “21년 만에 드디어 누군가 내 증상이 ‘진짜’라고 말해주니 안도감이 들어 며칠동안 울었다”고 말했다.

치료법 아직 없어..자신의 증상에 맞춰 약 사용하고 치료


EDS는 전 세계 신생아 5000명당 1명 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아직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환자에 따라 증상은 차이가 있다. 피부가 종이장처럼 약한 것이 특징으로 작은 외상에도 쉽게 찢어지고, 이마, 정강이 등에 주로 상처가 난다. 관절도 유연하여 탈골 등이 동반되기도 하며 심장질환, 혈관질환에 걸리기도 쉽다.

환자들은 자신이 겪고 있는 증상에 맞춰서 약을 사용하고 치료를 진행한다. 합병증을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조금이라도 소홀히 관리하면 바로 중증 상태로 악화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장 치명적인 합병증은 혈관 파열이다. 이는 뇌졸중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꾸준히 몸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리나는 “내게 EDS의 가장 힘든 부분은 질병 자체가 아니라 여러 병원에 예약해야 하는 일”이라며 “병원 예약을 중심으로 일주일을 계획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한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EDS 환자는 2022년 기준 121명이다.

"온몸에 저절로 멍이"... 21년만에 밝혀진 진실에 20대 여성의 절규
리나 앤베르그(21)는 21년 만에 처음으로 온몸에 멍이 심각하게 든 원인이 희귀 유전성 질환인 엘러스-댄로스 증후군(EDS) 때문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 증상 때문에 관절이 약해져 탈골 등이 자주 일어난다. 사진=뉴욕포스트 캡처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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