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패션 인플루언서 키아라 페라니(36)가 가짜 기부 논란에 휘말렸다. 이에 페라니를 모델로 내세운 광고가 잇따라 취소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페라니는 무려 300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슈퍼 인플루언서다. 2017년에는 포브스가 선정한 전 세계 패션 인플루언서 순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는 지난 5일(현지시간) “코카콜라가 페라니를 모델로 내세운 TV 광고를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이 광고는 이탈리아의 국민 가요제인 ‘산레모 가요제’ 개막 직전인 이달 말부터 방송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페라니의 ‘가짜 기부’ 논란이 불거지면서 그를 그대로 TV광고에 내보낼 경우 코카콜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회사 측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코카콜라가 이같이 결정 함에 따라 페라니와 스폰서 계약을 맺은 다른 기업들도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이탈리아의 안경테 제조업체 사필로 역시 페라니와의 라이선스 계약을 해지했다.
어린이 병원 기부한다더니…상품 판매하고 수억 챙겨
페라니의 가짜 기부 논란이 불거진 것은 지난해 11월이다. 당시 그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사고 어린이 병원에 기부도 하자”며 “자신이 직접 디자인 한 케이크를 구매하면 수익금은 골육종 및 유잉육종을 알고 있는 어린이를 치료하는데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페라니가 디자인했다는 ‘팡도르 핑크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이탈리아 베이커리업체 ‘발로코’에서 제조·판매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격도 두 배가 넘는 14유로(약 2만원)를 받았다.
그러나 이탈리아 공정거래 위원회(AGCM) 조사 결과 크리스마스 케이크 판매금이 어린이병원에 기부되지 않은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페라니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홍보하는 조건으로 발로코 측으로부터 100만유로(약 14억4000만원) 이상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AGCM는 페라니와 발로코가 담합해 소비자를 기만했다고 판단, 페라니에게 벌금 107만5000유로(15억3951만원)을 부과했다. 발로코에도 42만유로(약 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논란은 식을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결국 조르자 멜로니 총리까지 비판의 목소리를 내자 페라니는 지난달 18일 자신의 SNS에 사과 영상을 올려 “상업적 활동과 자선 활동을 연계하는 선의의 실수를 저질렀다”며 “어린이 병원에 100만유로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