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 2008년 극단적 선택을 한 정상급 모델이 미성년자 시절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이 소유한 카리브해의 섬을 방문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지난 5일(현지 시각) 미국 법원이 최근 실명을 공개한 서류에서 러시아 출신 모델 루슬라나 코르슈노바가 2006년 엡스타인의 자가용 비행기에 탑승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긴 머리로 ‘러시아 라푼젤’이라 불렸던 코르슈노바는 마크 제이콥스와 DKNY 등 유명 패션브랜드 광고에 출연한 유명 톱모델이었다.
코르슈노바가 전성기를 누리던 2006년 6월, 엡스타인의 전용기를 타고 그가 소유한 카리브해의 섬을 방문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 3일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이 공개한 ‘엡스타인 리스트’를 통해 엡스타인의 섬에서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착취와 유명 인사들에 대한 성 상납 등의 불법 행위가 자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코르슈노바가 엡스타인의 섬에 도착한 뒤 행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코르슈노바가 엡스타인을 알게 된 경위 또한 밝혀진 바가 없다.
코르슈노바는 엡스타인의 섬을 방문한 뒤 2년 후인 2008년 뉴욕 맨해튼의 아파트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당시 코르슈노바의 남자친구는 “마음속에 쌓인 문제로 괴로워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의 억만장자 엡스타인은 수십명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된 직후인 2019년 뉴욕의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편, 법원이 공개한 엡스타인 리스트에는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과 영국 앤드루 왕자를 비롯해 빌 게이츠,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 전 세계 유력 정·재계 인사, 연예인이 포함됐다.
다만 명단에 이름이 있다고 해서 모두 엡스타인의 범죄에 연루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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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