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적 장애를 앓는 또래 명의로 억대 대출을 받고 1년 넘게 감금한 채 가혹행위를 한 20대 남성 3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5부(이정화 부장검사)는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사기 등 혐의로 A씨(20) 등 3명을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같은 동네에 사는 피해자 B씨(20)가 중증 지적 장애를 앓는다는 점을 이용해 접근한 이들은 지난해 8월 "매달 이자를 갚겠다"고 속여 B씨의 휴대전화로 300만원을 은행 대출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들은 같은 해 9월 B씨 이름으로 허위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한 뒤 작업 대출 조직을 통해 은행에서 전세자금 대출 1억원을 송금 받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의 가족들은 B씨와 장기간 연락이 닿지 않자 지난해 10월 B씨를 가출 신고했다.
경찰은 B씨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으나 B씨가 "자발적 가출"이라고 말해 당시 가출 신고는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B씨의 가족은 B씨와 또다시 연락이 되지 않자 같은 해 11월 재차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B씨가 지난해 10월 실종 신고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A씨 일당은 범행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2월까지 1년 넘게 B씨를 데리고 다녔다.
이들은 경기 광주와 오산, 충북 충주 소재 원룸 등에서 생활하며 B씨를 밖에 나가지 못하게 하고, 하루 한 끼 정도의 음식만 제공하는 등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B씨는 1년 사이 몸무게가 19㎏가량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씨의 생활 반응이 장기간 나타나지 않고 올해 6월 피해자 이름의 대출 연체 고지서를 가족이 받은 점 등을 고려해 올해 9월 강제수사로 전환했다.
이후 경찰은 이달 초 경기 오산시 원룸에 있던 B씨를 발견했다.
조사 결과 A씨 일당은 B씨 이름으로 대출받은 돈을 생활비 등으로 쓴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충실한 수사와 법리검토로 피고인들의 죄질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면서 "적극적인 피해자 지원 등 피해 회복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