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일명 '586 세대'로 불리는 나이대의 민주당 의원들을 특권층이라고 묘사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해 자신은 '20년 된 빌라에서 전세로 살고 있다'며 오히려 서울에서 가장 비싼 타워팰리스에 살고 있는 한 비대위원장이 특권층 아니냐고 반문했다.
586세대는 80년대에 대학을 다닌 60년대생을 의미한다. 올해 기준 50대 중반에서 60대 초반 나이의 세대로 '686세대'라고 불리기도 한다. 과거 운동권에 투신한 이들을 지칭하는 용어로 시작됐지만, 현재 중장년층 들을 가리키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한 비대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장 취임사에서 "수십년간 386이 486, 586, 686이 되도록 썼던 영수증 또 내밀며 대대손손 국민들 위에 군림하고 가르치려 드는 운동권 특권 정치를 청산해야 한다"라며 여당·야당 양당에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 비대위원장의 비대위에는 20·30·40대가 6명으로 다수이며, 한 비대위원장을 포함한 비대위 11명의 평균 나이는 46.7살이다. 직전 체제인 ‘김기현 체제’ 시절 최고위원 7명의 평균 나이 53.6살보다 7살 가까이 젊어졌다.
29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전날 송 전 대표의 법률대리인 김하중 변호사는 이날 오전 9시경 송 전 대표와 접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송 전 대표는 "한 위원장이 민주당 586 국회의원들을 특권층으로 몰아붙였다. 나는 국회의원 5선, 인천시장, 민주당 당대표를 지냈으면서도 아직 용산구에 있는 20년 된 빌라에서 전세로 살고 있다"라며 "반면 한동훈은 나보다 10년이나 어리고, 평생 검사밖에 안 했지만, 서울에서 가장 비싼 타워팰리스에서 살고 있다. 재산도 나보다 40억이나 더 많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동훈은 특권을 타파하겠다고 하면서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하기도 전에 악법이라고 단정했다"라며 "장관직을 사적으로 이용해 정치인이 됐으면서도 마치 오래된 민주투사처럼 행동하고 있다. 법무부 장관을 지낸 한동훈이 말하는 악법의 기준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송 전 대표는 한 위원장의 취임사에 대해 "마치 부대변인 논평 수준이었다"라고 혹평했다.
송 전 대표는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으로 자신이 구속된 것과 관련해 "구속영장의 범죄 사실은 모두 인정할 수 없다. 기소되면 법원에서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변론하여 무죄를 받아내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감생활 중에 하루 두 번 108배를 하면서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야외활동을 못해 저녁 식사를 하지 않으며 몸을 관리하고 있다"라며 "2024년 새해에는 윤석열의 검찰 공화국을 물리치고 다시 민주공화국을 되살릴 수 있도록 옥중에서라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한동훈 비대위는 한 비대위원장을 포함해 총 11명이다. 이중 한 비대위원장이 직접 인선한 지명직 위원은 8명이다.
한동훈 비대위는 기존 지도부와 비교해 한층 젊어졌고, 여성이 늘었다. 또 민경우, 김경률 비대위원을 포함해 7명의 비대위원은 '여의도 정치' 경험이 없는 인사들로 구성됐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