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줍던 노인, 무인매장 앞에서... 반전 행동에 감동

입력 2023.12.28 06:40수정 2023.12.28 15:06
폐지 줍던 노인, 무인매장 앞에서... 반전 행동에 감동
한 노인이 지난 24일 오전 인천의 무인 매장 앞에 쌓인 눈을 치우고 있다. 사진='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파이낸셜뉴스] 폐지 줍는 노인이 무인 매장 앞 눈을 치워주고, 미끄러지지 않게 매트까지 깔고 간 사연이 전해졌다.

인천 중구에서 무인 매장을 운영한다는 A씨는 지난 25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 전날인 크리스마스이브에 겪은 일을 전했다.

A씨는 “무인 매장이지만 손님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매장에서 할 일이 조금은 있다”라며 “이날도 아침 일찍 매장에 청소하러 나갔는데 매장 앞에 쌓여있던 눈이 치워져 있었고, 매장 입구에 미끄러지지 말라고 이불 같은 게 놓여 있었다”고 전했다.

A씨는 아르바이트생이 한 행동인 줄 알고 문자를 남겼으나, 아르바이트생은 “제가 한 게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후 CCTV를 확인한 A씨는 깜짝 놀랐다. 영상에는 매장 근처에서 리어카를 끌며 폐지를 줍던 노인이었다.

A씨는 “아직 동도 트기 전인 그 이른 아침에, 폐업으로 더 이상 영업하고 있지 않은 옆 카페 쪽에 쌓인 눈까지 치워주고 계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며칠 전 낮에 매장에 갔더니 손님이 없는 상황에 누군가 휴대전화를 충전하고 있더라. 손님이 (배터리) 충전하고 안 가져가시나 보다 했는데 알고 보니 그 노인이셨다. 그냥 모른 척하고 청소만 하고 온 적 있는데 그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크리스마스이니 작은 케이크 하나 선물로 준비했다.
차곡차곡 쌓여 있는 박스 위에 살포시 놓고 오겠다”고 했다.

끝으로 “주변에 고마운 일을 할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며 “아직 따뜻한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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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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