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이스라엘대사관의 선 넘은 홍보 "유치원에 공습경보가..."

입력 2023.12.28 05:20수정 2023.12.28 14:25
주한이스라엘대사관의 선 넘은 홍보 "유치원에 공습경보가..."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이 제작해 지난 2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식 계정에 올린 영상의 한 장면.

[파이낸셜뉴스] 주한이스라엘대사관이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 공격을, 한국을 배경으로 재현한 가상 영상을 제작해 사회관계망서비스에(SNS)에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하루 만에 삭제했다.

지난 26일 이스라엘대사관은 각종 SNS에 '당신에게 일어난 일이라고 상상해보세요'라는 제목으로 크리스마스 당일 서울을 배경으로 테러가 발생하는 영상을 제작해 업로드했다.

영상을 보면 엄마와 어린 딸은 학예회 도중 공습경보를 듣고 대피한다. 하지만 건물에 폭탄이 떨어져 엄마는 머리에 피를 흘린 채 무장 괴한에 납치된다. 엄마가 아이를 찾지만 아이가 끼던 빨간 장갑만이 바닥에 떨어져 있는 장면이 이어진다.

주한이스라엘대사관의 선 넘은 홍보 "유치원에 공습경보가..."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이 제작해 지난 2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식 계정에 올린 영상의 한 장면.

영상은 '여러분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상상해보세요'라는 자막을 띄우며 지난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이스라엘 국민이 본 피해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상대로 한 전면전을 정당화하고자 한반도 안보 우려까지 끌어들인 것은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자, 대사관은 27일 모든 SNS에서 영상을 내렸다.

대사관은 보도자료에서 영상 링크와 함께 "성탄절에 일어난 테러 공격을 담은 이 영상은 이스라엘인의 심정을 한국 국민에게 더 잘 전달하려는 의도로 제작됐다"고 밝혔다.

주한이스라엘대사관의 선 넘은 홍보 "유치원에 공습경보가..."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이 제작해 지난 2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식 계정에 올린 영상의 한 장면.

한편 외교부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민간인에 대한 살상과 납치는 정당화될 수 없으나 주한이스라엘대사관이 이를 타국 안보 상황에 빗대어 영상을 제작·배포한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는 입장을 대사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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