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손정혁이 운명같은 데뷔작을 만났다.
손정혁은 2020년 데미안이란 이름으로 데뷔, 싱글 'Cassette'을 발표, 스포티파이의 플레이 리스트에 오르는 등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로 주목받은데 이어 2021년 JTBC '슈퍼밴드2'에 출연하여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에는 웨이브 연애 예능 프로그램 '좋아하면 울리는'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음악활동을 펼치던 그는 올해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그 첫 시작이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사운드트랙#2'(극본/연출 김희원 최정규)였다. 음악을 소재로 한 작품인데다가 꿈과 사랑앞에서 '직진'하는 청년 케이는 꼭 손정혁과 닮아 있었다. 그 역시 시놉시스를 보는 순간 '이건 나다'하는 생각이 떠올랐다고. 연기는 어색하고 어렵지만, 꽤 긴 슬럼프를 끝냄과 동시에 그에게 더욱 큰 자유를 안겨준 것이었다. 기다리는 것, 준비하는 시간의 가치를 알려준 연기. 그는 20년이 지나도 여전히 연기를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배우이고 싶다고 했다.
<【N인터뷰】①에 이어>
-처음 해본 연기는 어땠나.
▶쉽지 않았다. 그래도 무대보다는 조금 더 편한 느낌이다. 무대는 다시가 없지 않나. 연기를 할 때는 테이크 투가 있고 디렉팅을 해주실 분들이 있으니까 연습한 것을 보여드리려고 했다. 그런데 현장에서의 연기는 연습한 걸 그대로 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걸 알게 됐다. 상대방의 감정이나 케이로서의 내면 등을 더 생각하면서 연기해보려고 했다.
-케이는 현서의 어떤 점에 끌렸을까.
▶케이는 수호랑 닮아서 자연스럽게 현서에게 끌렸을 것 같다. (케이는) 꿈을 좇는 사람인데 현서처럼 안정감이 있고 음악까지 하는 사람이면 당연히 더 끌리지 않을까. 우연으로 만났는데 자신이 좋아하는 모습까지 있는 현서를 보며 운명이라고 느꼈을 것 같다.
-제일 어려웠던 신은.
▶고백하는 신이었다. 고백을 하는데 현서가 표정이 너무 안 좋아서. (웃음) 내가 고백을 해서 누구를 곤란하게 하는 게 정말 힘들더라. (웃음) 현서가 그래도 25대75 정도의 마음이지 않을까 했는데 고백을 하고 단 한 순간도 케이에게 흔들리지 않았구나 알게 돼서 연기를 하면서도 쓸쓸했다.
-조언을 많이 받은 현장인가.
▶선배들, 감독님이 조언도 많이 해주셨고 안 해주실 때도 저를 생각해서 배려해주신 적이 많았다. 내가 연기를 하고 너무 마음에 안 들어서 바로 '죄송합니다'라고 했는데 감독님이 '내가 OK 했으면 OK 이니까 자책할 필요 없어' 라고 하셨다. 아 감독님이 다 계획이 있으시구나 느꼈다.
-기억에 남는 신은.
▶제가 '너무 못 했다'고 생각했는데 방송에는 잘 나온 신이 있다. 현서와 맥주를 마시면서 '누나의 피아노가 내 맘에 들어왔다' 같은 말을 하는 것이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더라. 그런데 정말 절묘하게 케이의 마음이 드러나도록 편집해서 담아주셨다. 감탄했다. 어떻게 보시는 건지 느낌을 알게 됐다.
-취한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다 내려놔야 하는데 쉽지가 않더라. 수호형이 진짜 잘 맞춰주셨다. 제가 밀면 구르고 이렇게 호흡을 맞춰주셨다. '오작교'라면서 엉덩이를 치는 신이 있는데 나는 이렇게 해도 되나 싶었는데, 형이 '이런 신 좋은 것 같다'면서 더 편히 하게끔 해주셨다. 그렇게 하니까 엄청 편해졌다. 제 친형하고 나이 차이도 한 살이어서 더 형처럼 느껴진다. 요즘에도 같이 볼링 치러 다니고 어제도 종방연처럼 모여서 술도 한 잔 했다. 선배님이라고 부른 기간이 거의 없을 정도로 편하게 해주셨다.
-케이와 수호 두 남자의 매력포인트를 짚어 본다면.
▶수호가 전 남친이라는 점이 단점이고 케이는 수호같은 면이 있다는 게 단점일 수 있다. (웃음) 제가 현서라면 둘 다 안 만날 것 같은데 (웃음) 만난다면 수호일 것 같다. 수호와 헤어진 것도 수호가 독불장군인 면도 있지만 큰 잘못을 한 건 아니니까.
-연기에 도전해서 여러 반응을 얻고 있는데 어떤가. 주변의 반응은.
▶반응을 많이 찾아보지는 못했다. 어머니가 많이 보시고 말씀해주신다. 말이 빠른 것 같다고 코치도 해주시는데, 전반적으로 너무 좋아해주신다. 어머니를 보면서 뿌듯함도 느꼈다. 평소에 시니컬한 친구들이 오히려 '잘했다'라고 연락을 주어서 고마웠다. 새록누나도 '사운드트랙이 너에게 기댄 점이 많다'고 해주셨고 상현이형은 '낯설고 위험한 연기 도전도 해보라'고 해주셨다. 최정규 감독님은 '케이(손정혁)는 감정이 장점이고 연기활동할 때 진짜 감정을 잘 꺼내는 점을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해주셨다.
-조언대로 앞으로 낯설고 위험한 것에 몸을 던질 생각인가.
▶제가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한다면 상현이형이 했던 ('파친코'의) 이삭같은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이삭처럼 소용돌이가 치는 가운데에서도 호수같이 잔잔한 사람, 그런 게 제게는 도전인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앞으로 어떤 배우 되고 싶나.
▶20년 후에도 발성 연습을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