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건이 라이터인줄..." 50대 마약남의 위험한 시도

입력 2023.12.21 08:20수정 2023.12.21 14:57
교통사고 내고 주유소 방화시도..징역 2년6개월
"주유건이 라이터인줄..." 50대 마약남의 위험한 시도
사진은 기사 본문과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마약을 투약한 뒤 환각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내고 주유소 방화를 시도한 5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옥곤 부장판사)는 현주건조물 방화미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57)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해 40시간의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와 30만원 추징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 9월 이틀 연속으로 필로폰을 투약한 뒤 환각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다가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을 들이받았다.

당시 A씨는 전날 투약한 필로폰의 영향으로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어 정상적인 운전이 어려운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고로 피해자는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사고를 낸 뒤 인근 셀프주유소에 들어가 일회용 라이터로 주유 단말기의 주유건 입구에 불을 붙였다. 주유건에 불이 붙자 놀란 A씨가 다시 주유건을 거치대에 꽂았고 다행히 화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는 사고로 파손된 자신의 차량에서 흘러나오는 기름에 불을 붙이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2016년과 2018년에도 마약 범죄로 두 차례에 걸쳐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필로폰을 투약한 환각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내 다른 사람에게 상해를 입혔다"며 "작은 불꽃만으로도 큰 폭발 사고가 날 수 있는 주유소와 그 인근에서 방화 범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약 범죄가 다른 사람의 생명·신체·재산까지 위협해 심각한 사회적 폐해를 유발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엄한 처벌을 해야 할 공익상 필요가 크다"면서도 "A씨의 범행으로 인한 직접적 피해가 크지 않고 범행을 자백하며 반성하는 점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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