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밴드 FT아일랜드 이홍기가 화농성 한선염을 앓고 있다고 고백했다.
지난 18일 유튜브 채널 '화농성 한선염에 빛을 비추다'에는 '제 종기의 이름을 찾아주세요(ft. 화농성 한선염)'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해당 영상에는 이홍기가 출연해 중학교 때부터 화농성 한선염을 앓고 있다고 밝히는 모습이 담겼다. 그는 "가끔 이 질병이 너무 심해져서 방송을 하다가 나오거나 콘서트가 취소되거나 움직일 수 없어서 많은 일들이 취소가 됐던 경험이 있다"고 운을 뗐다.
이홍기는 "걷지도 못하고, 움직일 수도 없고, 노래를 일단 더 이상 할 수 없고, 비행기도 못탄다"라며 "이게 열도 많이 나고 누구한테 얘기하기가 좀 민망할 때도 있는데 단어에서 나오는 거부감이 큰 것 같다, 지금은 화농성 한선염이라는 질병명이 있지만 어렸을 때까지만 해도 이 질병에 대해 '종기'라고 했고, 종기라는 단어를 많은 분들이 안 씻어서 생기는 이미지도 있고 수치스럽고 창피하기도 해서 말을 안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게 터지기 직전이 아프고, 터지고 나서는 너무 힘든데 또 사이즈마다 다르다"라며 "정말 작은 여드름처럼 나는 것도 있지만 부피가 커지면 말로 설명이 안 되는 고통이 있다, 곪아서 곪아서 피가 철철 나고 고름이 나고, 저는 그래서 여벌 팬티를 들고 다닐 정도로 심각했다"고 고백했다.
콤플렉스라고 말한 이홍기는 "이게 내 몸에 나는 순간 여드름처럼 그런 고통, 통증 깊이가 아니다"라며 "항생제 주사 맞으면 엉덩이가 뻐근한데, 그 증상부터 시작이다, '왜 이렇게 뻐근하지' 하면 뭐가 욱신욱신하고 열이 나기 시작한다, 고통스럽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저는 성격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무조건 얘기 하는데도 종기를 주변 사람들과 방송에 오픈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라며 "질병으로 인해 촬영을 빠져야 한다, 아플 수도 있다, 비행기를 못탈 것 같다, 공연을 취소해야 한다는 얘기를 해야 하는데 오픈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이어 "종기라고 얘기하면 요만한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건 사람마다 다르지만 크기와 아픔이 다르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고 창피했다"라며 "그런데 더 이상 안 되니까 심각성을 얘기하지 않으면 이해해 주실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사실 사람들, 심지어 멤버들도 꾀병이라 생각했다, 연습해야 하는데 못 나오고 아프다고만 하니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연습생 때는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멤버들이 장갑 끼고 발라 주곤 했는데, '여드름 큰 거 정도 아냐'라고 생각했다가 수술하고, 고름집을 다 끄집어내고 상처 부위를 열어놓고 남아있는 고름을 쭉쭉 빼내는 과정을 보면서 멤버들이 이거 진짜 아프겠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홍기는 군대에서도 화농성 한선염 때문에 수술을 받았다고 밝히며, "혼자 좌욕기를 가지고 다니면서 점호 끝나고 20분 정도 혼자 할 수 있게 해줬는데 군대 안에서 좌욕기를 들고 다니니까 많은 분들이 '이게 뭐지' 하면서 점점 알게 됐다"라고 전했다.
이를 공개한 후 변화에 대해 이홍기는 "얘기하기까지 큰 문이었는데 한번 열고나니까 종기라는 것이 나의 친숙한 숙적이 됐다, 미운 숙적보다는"이라며 "혼잣말로 '너 지금은 나오지마, 중요한 일이 있어' 이런 식으로 했는데, 또 이름이 홍기라고 '홍기종기'라고 유머러스하게 말하고, 제 치부를 공개하면서 만족하고 있다, 많이 편해지고 두렵지 않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한편 화농성 한선염은 국내에 1만여명이 앓고 있는 희귀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으로, 주로 엉덩이, 사타구니, 겨드랑이와 같이 피부가 접히는 부위에 통증을 동반한 염증성 결절, 악취가 나는 농양, 누관 등의 병변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매우 고통스러운 질환이다. 이러한 증상으로 인해 환자들은 사회적 낙인 및 고립, 우울 및 불안감 등을 경험하며, 이는 환자 삶의 질 저하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