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유진 이세현 기자 = 마약 상습 투약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이 첫 재판에서 대마 흡연 혐의에 대해 인정했다.
유아인은 12일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등 혐의로 서울중앙지법 형사25-1부(부장판사 박정길 박정제 지귀연)가 진행한 첫 공판기일에 참석했다. 유아인의 변호사는 "대마 흡연 혐의는 인정한다"면서도 "흡연 교사 및 증거인멸교사 혐의는 정식으로 다투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유아인은 재판을 마친 후 법정에서 나오는 길에 "대마흡연 혐의를 인정한다고 했는데 다른 혐의들은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공소사실에 사실과 다른 부분들이 다수 존재한다, 해당 부분들에 대해서는 앞으로 있을 재판과정을 통해서 성실히 소명하도록 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유아인은 프로포폴 상습 투약, 타인 명의 수면제 불법 처방 매수, 대마 흡연 및 교사, 증거 인멸 교사 등 혐의로 지난 10월 불구속 기소됐다. 2020년 9월부터 2022년 3월까지 프로포폴을 181회 투약하고 2021년 5월~지난해 8월까지 44차례에 걸쳐 다른 사람 명의로 수면제를 불법 처방받은 혐의를 받는다.
또 유아인은 지난 1월2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소재 숙소에 있는 야외 수영장에서 일행과 함께 대마를 흡연하다가 유튜브 브이로그(영상일기) 촬영을 하며 수영장으로 다가온 일행 유튜버 A씨에게 대마 흡연 장면이 목격당하자 '공범'으로 만들기 위해 대마 흡연을 요구한 혐의도 있다.
유아인은 유튜버에게 "너도 한번 이제 해볼 때가 되지 않았냐"고 말하고, 유튜버가 대마를 입에 대고 피우는 시늉을 하자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더 깊이 들이마시라"며 흡연 방법을 알려주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아인의 마약 혐의는 지난 2월 불거졌다. 지난해 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프로포폴 상습 투약이 의심되는 51명을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유아인에 대한 수사도 시작됐다. 이후 지난 2월10일 소변 검사 결과 유아인의 소변에서 대마 양성 반응이 나온 것이 확인됐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가 정밀검사를 위해 국과수에 모발 검사를 요청한 결과 소변 검사에서 음성이었던 프로포폴 양성 반응이 나왔다. 유아인의 모발에서는 프로포폴과 대마 뿐 아니라 코카인과 케타민까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코카인은 필로폰, 헤로인과 함께 3대 마약으로 꼽힌다.
경찰이 분석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진료기록에 따르면 유아인은 2021년 한 해 동안 프로포폴을 73회 처방받고 4497㎖ 투약한 것으로도 밝혀졌다.
이에 지난 3월27일 유아인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에 "불미스러운 일로 이런 자리에 서서 실망을 드린 점 죄송하다, 저의 일탈 행위들이 누구에게도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식의 자기합리화 속에서 잘못된 늪에 빠져 있었던 것 같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후에도 유아인은 아버지의 주민등록번호까지 이용해 수면제를 1100여정 넘게 불법 처방받은 것으로 파악됐으며, 미국 여행 중 자신의 대마 흡연이 발각되자 일행인 유튜버 A씨에게 대마를 강요하며 공범으로 만든 정황도 포착되는 등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유아인의 마약 투약 혐의로 공개 및 개봉을 준비 중이던 그의 차기작들에는 비상이 걸렸다.
한편 유아인의 다음 공판 기일은 내년 1월23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