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영화 ‘서울의 봄’ 흥행으로 극장가가 다시 활력을 얻었으나, 이를 반기지 않는 목소리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11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익명 게시판에 올라 온 “제발 영화 보러 오지 마세요”란 글이 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관 롯데시네마와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 등을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 직원이라는 A씨는 “정말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그는 “최근 ‘서울의 봄’을 보기 위해 롯데시네마에 왔던 사람은 ‘왜 이렇게 직원이 없지?’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며 “상영관은 더럽고 매점에서 주문하면 오래 기다렸어야 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인건비 목표가 작년 대비 반 이상 줄어서 동시간대 1~2명이 매회 차 매진되는 걸 꾸역 꾸역 받아내고 있다”라며 “예전에는 장사 잘되면 아르바이트생도 많이 쓰고, 힘들어도 회사 매출이 증가하니 처우도 좋아지고 해서 기뻤는데 지금은 장사 잘되면 어차피 나만 힘들다. 그냥 (관객이) 안 왔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회사 측에선)휴게 1시간을 강제로 시스템에 입력해야 하고 무조건 휴게를 가라고 강요하고 있지만 1명 있는 직원이 1시간 휴게가면 아르바이트생 혼자 매점 판매와 상영관 퇴출 업무를 다 해야 한다.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인가”라고 호소했다.
A씨는 “밥도 못 먹고 9시간 내내 서 있다가 집에 간다. 연장근무도 제대로 계산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는 “제발 저희 좀 살려달라”라며 고용노동부 조사와 언론의 관심을 촉구했다. 그는 “부탁드린다. 근처 다른 영화관 가기를 바란다”는 말로 글을 맺었다.
부족한 일손으로 고객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 것에 대한 양해를 구함과 동시에 실무자의 고된 근무환경을 토로한 글로 추정된다.
롯데컬처웍스는 3년 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으며, 근속 연수에 따라 위로금과 재취업 지원금을 퇴직자에게 제공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은 개봉 20일째인 이날 오전 누적 관객 수 700만명을 돌파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