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서 "자궁 절제했다" 분노 쏟아낸 리포터, 알고 보니...

입력 2023.12.11 06:29수정 2023.12.11 10:55
생방송서 "자궁 절제했다" 분노 쏟아낸 리포터, 알고 보니...
엑스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캐나다 방송의 한 리포터가 외모를 비하하는 시청자의 이메일에 생방송에서 "암으로 자궁을 절제했다"라며 분노를 쏟아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등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 방송사인 글로벌 뉴스 캘거리의 교통방송 리포터 레슬리 호턴(59)이 지난달 29일 오전 생방송 중 이 같이 말했다.

당시 시청자는 광고 시간을 노려 호턴에게 "임신을 축하한다"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이날 호턴은 아랫배가 불룩한 모습이 방송 카메라에 잡혔다.

메일을 확인하고 방송에 복귀한 호턴은 생방송 중 "방금 받은 '임신을 축하한다'라는 이메일에 답장을 보내려고 한다"라며 "아니, 나는 임신한 게 아니라 사실은 작년에 암으로 자궁을 잃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내 또래 여성들의 모습이다. 만약 당신이 이것 때문에 불쾌감을 느꼈다면 불행한 일"이라며 "당신이 보내는 이메일에 대해 생각해 보라"라고 분노했다.

호턴의 이 같은 발언은 시청자들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해당 영상은 엑스(구 트위터) 등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했다.

호턴은 WP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발언에 대해 "계획하지 않았다.
내 영혼이 쏟아낸 말"이라며 "이것이 내 모습이고 내 모습에 대해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또 "2021년 자궁내막암 진단을 받고 지난해 2월 자궁 제거 수술을 받은 사실을 이메일 발신자가 알고 있었던 것 같다"라며 "나를 수치스럽게 만들고 내 몸을 나쁘게 느끼게 하는 것이 이메일의 의도였다. 이것이 내가 이 사건을 그냥 무시할 수 없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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