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저 때문에 죽은 남자친구 잊으면 쓰레기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30대 여성이라 소개한 글쓴이 A씨는 "10대 시절부터 사귀기 시작해 5년 정도 만난 남자친구가 있었다. 여름휴가 겸 여행을 가기로 했고 차를 타고 가던 도중 사고가 났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당시 차량을 운전한 사람은 A씨였다. A씨는 남자친구 B씨가 운동하던 체육관 앞에서 그를 픽업한 뒤 함께 여행을 하러 가던 중 사거리에서 무단횡단을 하던 어린이를 피하려 핸들을 꺾었다가 반대쪽에서 오던 우회전 차량과 충돌했다.
상대 차량은 조수석을 그대로 들이받았다고 한다. A씨는 당시 사고로 인해 골절과 뇌진탕을, 조수석에 타고 있던 남자친구 B씨는 하반신 마비 사고를 당했다.
운동을 하던 B씨는 사고 이후 더 이상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되면서 극심한 우울증을 앓았고 얼마 뒤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A씨는 "다 제 탓이라는 남자친구 부모님의 원망을 받아내며 살았다. 기일마다 꼬박꼬박 챙겼다. 10년이 좀 지난 지금까지도 기일은 챙기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부모님 주선으로 결혼할 남자 만나…전 남친 측 비난하기도
이후 그는 부모님의 주선으로 짝을 만나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이에 얼마 전 A씨는 청첩장을 돌리기 위해 고등학교 동창 등 친한 지인을 불러 함께 식사를 하는 자리를 가졌다.
청첩장을 돌리던 그때, A씨의 친구와 결혼을 앞둔 한 친구가 "B가 하늘에서 울겠다~"라고 말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고 결국 모임은 그대로 끝이 났다.
해당 발언을 한 친구는 전 남자친구 B씨와 친했던 친구였다. A씨는 결국 카톡으로 "무슨 뜻이냐" 물으니 그는 A씨에게 "말 그대로다. B는 너 때문에 그렇게 됐는데 네가 결혼한다 하니 좀 어이가 없었다. 나 같으면 평생 묻고 산다. 쓰레기가 아닌 이상"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A씨는 "제가 결혼하는 게 쓰레기인가. 결혼하고 살다 보면 잊을 수도 있다. 그런데 내가 죽자마자 결혼을 한 것도 아니고 열렬하게 연애를 해서 결혼을 한 것도 아니고 시간이 흐르고 순리에 맞게 결혼을 한 건데도 이런 이야기를 들어야 할까 싶다. 기가 막히지만 어떤 말을 해도 문제가 될 듯해 그냥 말았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아이가 갑자기 튀어나오니 핸들을 꺾어버린 제가 운전을 잘못한 게 맞다. 급정거할 수도 있었는데 제가 선택한 게 맞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