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안방극장의 사극으로 물들고 있다.
지난달 11일 처음 방송된 KBS 2TV 대하 사극 '고려 거란 전쟁'(극본 이정우/연출 전우성, 김한솔)이 시청자들의 호평과 함께 안방극장 사극 열풍에 힘을 더하고 있다. 총 27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규모 스케일만큼, 높은 완성도와 흡인력 높은 스토리가 더해지면서 KBS 대하사극의 자존심을 제대로 발산하고 있다는 평이다.
이에 1회 시청률 5.5%(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를 기록했던 '고려 거란 전쟁'은 지난달 26일 방송된 6회에서 7.8%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나타내는 등 승승장구 중이다.
'고려 거란 전쟁'은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 황제 현종(김동준 분)과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최수종 분)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엄청난 제작비가 투입된 만큼, 고려가 거란을 상대로 펼치는 전투 액션 장면이 스펙터클하게 연출되면서 많은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또한 배우들의 출중한 연기력까지 어우러지면서 벌써 두꺼운 팬층을 만들고 있다.
요즘 안방극장에서는 대하 사극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극들이 시청자을 매료시키고 있다.
지난 10월30일부터 방송 중인 KBS 2TV 월화드라마 '혼례대첩'(극본 하수진/연출 황승기, 김수진)도 그 중 하나다. '혼례대첩'은 조선시대 청상부마와 청상과부가 만나 원녀, 광부 '혼례 대작전'을 펼치는 중매 코믹 멜로드라마로, 로운과 조이현이 주연으로 출연하고 있다.
'고려 거란 전쟁'이 진중한 대하 사극을 표방한다면 '혼례대첩'은 사극에 통통 튀는 설정을 부여하면서 퓨전 사극으로서의 매력을 드러내고 있다. 코믹을 표방하는 드라마인 만큼, 가볍고 유쾌한 전개가 펼쳐지면서 지난달 28일 방송된 9회는 4.1%의 시청률을 보이며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사극과 현대극을 오가는 드라마도 있다. 지난달 24일 처음 방송된 MBC 금토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극본 고남정/연출 박상훈)이다.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은 19세기 욕망 유교걸 박연우(이세영 분)가 2023년으로 타임슬립 해 무감정 끝판왕 강태하(배인혁 분)을 만나, 계약결혼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혼례대첩'이 퓨전 사극을 표방한다면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은 사극에서 출발해 현대극으로 전환되는 구성인 만큼, 색다른 전개를 선사하고 있다. 이에 지난달 25일 방송된 2회는 5.9%의 시청률 성적을 거두며, 향후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다양한 색채의 사극들이 연말을 장식하고 있다면, 2024년의 시작에도 사극들이 함께한다. MBC 새 금토드라마 '밤에 피는 꽃'(극본 이샘, 정명인/연출 장태유, 최정인, 이창우)과 KBS 2TV 새 월화드라마 '환상연가'(극본 윤경아/연출 이정섭), tvN 새 토일드라마 '세작, 매혹된 자들'(극본 김선덕/연출 조남국) 등이 해당 작품들이다.
내년 1월12월 처음 방송되는 '밤에 피는 꽃'은 밤이 되면 담을 넘는 15년 차 수절과부 여화(이하늬 분)와 사대문 안 모두가 탐내는 완벽남 종사관 수호(이종원 분)의 이야기를 그리는 코믹 액션 사극이다. 이하늬, 이종원, 김상중, 이기우 등이 출연하며 이미 모든 촬영을 마친 뒤 방송을 앞두고 있다.
'환상연가'도 이미 모든 촬영을 마치고 내년 1월 중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환상연가'는 상반된 두 인격을 가진 남자와 그 남자를 사랑한 여자, 풋풋한 사랑과 지독한 집착을 넘나드는 판타지 사극 로맨스를 담는다. 박지훈, 홍예지, 지우 등이 출연한다. 박지훈이 두 인격을 가진 황태자로 연기 변신을 예고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세작, 매혹된 자들'은 왕권과 정치적 권력 다툼의 위기에 놓인 임금 이인(조정석 분), 그리고 복수를 위해 그를 미혹 하려다 매혹 당하고 마는 세작 강희수(신세경 분)의 잔혹한 사랑 이야기를 그리는 로맨스 사극이다. 2024년 1월 중 방송을 예정하고 있다.
다양한 사극 작품들이 연말연시 안방극장을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과연 사극 열풍 속에서 모든 작품들이 준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인다. 다만 연달아 사극들이 소개되는 만큼, 시청자들의 사극에 대한 피로감을 느낄 수 있지 않겠냐는 우려도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대하 사극을 비롯해 많은 사극들이 연이어서 방송을 앞두고 있어 시청자들이 사극에 대한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각 드라마들이 각기 다른 무게감과 장르를 가진 만큼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라며 "오랜만에 다채로운 사극들이 동시기에 방송되기에 과연 이 사극들 중 가장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을 작품이 어떤 작품이 될지와 어떤 사극의 색채가 지금의 트렌드에 어울릴지를 판가름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라고 얘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