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19년간 일가족을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해 수억원을 갈취하고, 자녀끼리 성관계를 하게 한 무속인 부부에게 검찰이 법정 최고형을 구형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부(이현복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씨 부부의 특수상해교사, 강제추행, 공갈, 감금,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촬영물 이용 등 강요)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들에게 징역 30년씩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해자들을 가스라이팅해 인간성을 말살시켰다"고 지적하며 "살인 사건보다 죄책이 중하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은 경기 안산에서 점집을 운영하는 무속인으로 지난 2004년부터 올해까지 19년간 B씨와 B씨의 20대 자녀 C씨 등 세남매를 정신적, 육체적 지배상태 두고 상호 폭행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 부부는 B씨 가족의 집에 폐쇄회로(CC)TV 13대를 설치해 이들을 감시했으며, 동선을 통제하기 위해 각각 휴대전화에 위치추적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사건은 지난 4월 남매 중 첫째가 피투성이가 된 채 이웃집으로 도망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웃 주민은 경찰에 어느 집 딸이 가정에서 심한 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했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단순한 가족간 다툼 사이에 무속인 A씨가 배후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
조사 결과 B씨는 A씨 부부 지시에 따라 불에 달군 숟가락으로 자녀들의 몸을 4차례 지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부부는 자신들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구성원도 서로 폭행하게 했으며, 남매간 성관계를 강요 및 협박하고, 이들의 나체를 촬영하는 등 성범죄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A씨 부부는 세남매 중 막내의 월급통장과 신용카드를 관리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부부는 지난 2017년 1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2억5000여만원을 빼앗은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이들 부부는 가족들을 부엌에서 생활하도록 하고 5개의 방에는 자신들이 데려온 고양이 5마리를 한 마리씩 두고 키운 것으로 확인됐다.
B씨 일가족의 모친은 남편과 사별한 후 지난 2004년부터 최근까지 A씨에게 심리적으로 의존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A씨 부부가 남매들에게 생활비 마련을 명목으로 각 2000만∼8000만원을 대출받도록 해 경제적으로 궁핍한 상태로 만들어 놓는 수법으로 자신들을 더 의지하도록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A씨 부부는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들의 선고일은 오는 21일이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