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태 "OTT 덕에 콘텐츠 글로벌 경쟁 가능…산업 더 커질 것" ③

입력 2023.12.01 12:24수정 2023.12.01 12:24
유지태 "OTT 덕에 콘텐츠 글로벌 경쟁 가능…산업 더 커질 것" [N인터뷰]③
배우 유지태/ 사진제공=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유지태 "OTT 덕에 콘텐츠 글로벌 경쟁 가능…산업 더 커질 것" [N인터뷰]③
배우 유지태/ 사진제공=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지난달 29일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비질란테'(극본 이민섭/연출 최정열)이 8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비질란테'는 낮에는 법을 수호하는 모범 경찰대생이지만, 밤이면 법망을 피한 범죄자들을 직접 심판하는 '비질란테'로 살아가는 김지용(남주혁 분)과 그를 둘러싸고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스릴러다.

배우 유지태는 극 중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팀장이자, 경찰대학에서부터 주목받아온 인재 조헌 역을 연기했다. 사법체계를 뒤흔드는 비질란테를 뒤쫓는 인물로, 범죄자의 인권에 대한 존중없이 단호하게 악을 처단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에게 남다른 쾌감을 안겼다.

또한 유지태는 선과 악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다리기하는 조헌의 심리를 섬세한 연기력으로 묘사하면서 극의 깊이까지 더하는 면모를 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이에 1일 유지태는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비질란테' 종영 기념 인터뷰를 통해 취재진을 만나 드라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범죄를 처단하기 위해 선과 악 사이를 오간 조헌을 그리면서 유지태가 중점을 둔 부분부터 '비질란테'를 통해 그가 느끼게 된 부분에 대해 들어봤다.

<【N인터뷰】②에 이어>

-평소 후배 영화인들을 위해서 독립영화 지원도 함께 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런 지원을 하는 이유가 있나.

▶한국영화를 오랫동안 해오니 한국영화 시스템을 알게 됐다. 제가 출연하는 영화는 500개관, 600개관에서 올라가는데 제가 연출한 영화는 극장에 걸기 어렵더라, 그래서 '왜 그럴까' '극장 시스템은 어떤 정책을 띠고 있는가'를 생각했다. 그런 부분에서 한국은 영화가 문화가 아닌 산업으로 흘러가더라. 그러다보니 문화적인 가치나 작품적인 가치가 있더라도 극장을 잡기 어려운 시스템을 가지고 있더라. 그런 시스템 속에서 배우 활동을 하다보면 모든 사람들이 맛있는 과자를 만들어야 하는 직업인이 된다. 저는 박찬욱 감독, 홍상수 감독 영화를 경험하면서 작가 영화를 경험했다. 한국 영화의 어떠한 경쟁력은 작가 감독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올드보이'라는 작품이나 '기생충'이라는 작품이 할리우드의 B급 영화만한 제작비로 만들었는데도 아카데미에서 주목을 받은 건 다 작가의 가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시스템 속에서 작가의 역량을 펴지 못한다면, 우리가 정책적으로 어떻게 풀이를 해야하나를 생각하는데 저의 방식은 저에게서만큼은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나 유지태가 이렇게 행동으로 보여주면 다른 배우들도 '이런 방식이 있었네, 나도 이런 방식으로 지원을 해볼까'라고 생각이 된다면 좋은 씨앗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없어도 누군가는 독립영화를 지원하는 방식이 되기를 소원하고 있다.

-최근 한국영화가 위기라는 말도 나오는데, OTT 산업과 발 맞춰 어떻게 흘러갈 것이라고 생각하나.

▶코로나19 이후에 한국 영화가 어떤 방식으로 갈 것인가에 대해 내외적으로 논의를 하고 있다. OTT가 주목을 받으려면 이제는 예전에는 스타성, 상업성이라면 이제는 신선도라고 생각한다. 해외 사이트에서 신선도를 체크해주는데, 신선도는 우리가 기존에 해왔던 방식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그 안에는 감독의 미장센, 연출력이 포함된다. 그렇다면 영화를 빼놓을 수 없다. '브레이킹 배드'가 큰 호평을 받으면서 시퀄, 프리퀄, 영화도 만들어졌다. 그런 식으로 영화가 앞으로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OTT의 외연확장이 산업 전반에 끼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한 콘텐츠가 지역적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글로벌하게 경쟁할 수 있게 됐다. 그런 산업이 점점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선과 악을 오갔는데, '범죄도시' 시리즈 속 빌런처럼 철저한 빌런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나.

▶그럼 (마동석씨에게) 맞아야 되지 않나.(웃음) 빌런으로 출연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많이 하는데, 근데 가면 맞아야 되지 않나. 우리 마동석 배우님은 예전부터 알고 지냈다. 그분과 영화 '심야의 FM' 때 촬영을 해서 실제 싸우는 장면도 있었다. 그때 제가 빌런이었다. 한 번 더 조우를 한다면 너무 감사할 것 같다. 마동석 배우가 너무 멋있게 인생을 경영하고 있어서 너무 기쁘다. 항상 작품으로 만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유지태의 필모그래피에서 '비질란테' 속 조헌은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나.

▶앞으로 더 많은 작품과 역할을 해야하는데 이 작품이 중간에 있는 것 같다. 이런 상태에서 또 다른 호응을 얻는 캐릭터를 만드는 게 쉽지 않다. 조헌 같은 역할은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는 저의 또 다른 캐릭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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