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훈 "농구선수 출신, 수술만 5번…부모님께 선물된 '독전2'" 눈물 ②

입력 2023.11.30 09:01수정 2023.11.30 09:01
오승훈 "농구선수 출신, 수술만 5번…부모님께 선물된 '독전2'" 눈물 [N인터뷰]②
오승훈 / 넷플릭스


오승훈 "농구선수 출신, 수술만 5번…부모님께 선물된 '독전2'" 눈물 [N인터뷰]②
오승훈 / 넷플릭스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오승훈에겐 지난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독전2'(감독 백종열)가 큰 도전이었다. '독전2'는 용산역에서 벌인 지독한 혈투 이후, 여전히 '이선생'을 쫓는 형사 원호(조진웅 분)와 사라진 락(오승훈 분), 다시 나타난 브라이언(차승원 분)과 사태 수습을 위해 중국에서 온 큰칼(한효주 분)의 독한 전쟁을 그린 범죄 액션 영화.

'독전2'는 전편의 엔딩인 용산역 혈투 이후부터 원호와 락의 노르웨이신 사이 이야기를 미드퀄 형식으로 담았다. 이에 1편에서 류준열이 연기했던 락은 오승훈이 배턴을 이어받았고, 두 배우는 자연스레 비교선상에 놓일 수밖에 없었지만 그럼에도 오승훈은 자신만의 캐릭터를 표현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오승훈은 '독전2'를 선보인 소감에 대해 "하나부터 열까지 진정성을 눈에 담으려 했다"는 말로 작품을 대한 자신의 자세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농구선수 출신으로 부상으로 인해 운동을 그만두고 배우가 됐다. 지난 2013년 데뷔한 후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하다 '붉은 단심'(2022)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2022) 등 드라마를 통해 대중들에게 각인됐다.

오승훈은 300:1의 경쟁률을 뚫고 '독전2' 락을 꿰찼다. '독전2'를 통해 주연으로 발돋움한 그 이후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이기도 하다. 이에 오승훈은 "저는 순수하게 연기를 하고 싶은 배우였는데 이런 경험을 했다는 게 너무 감사할 뿐"이라며 "앞으로 연기를 더 많이 할 수 있는 좋은 배우가 됐으면 하는 간절함이 있다"고 희망했다. "'독전2'는 평생 잊지 못할 작품"이라며 "부모님께 작은 선물이 된 것 같다"고 눈물을 보인 오승훈과 만나 영화의 비하인드를 들어봤다.

<【N인터뷰】①에 이어>

-조진웅, 차승원과의 호흡은.

▶조진웅 선배님과 따로 리딩을 했던 기억이 있다. 자리를 만들어주셔서 처음으로 같이 대사를 나눈 기억이 있는데, 저도 진짜 많이 떨렸다. 제 입장에서 (락을 연기하는 상대 배우가 바뀐 것을) 낯설어하실 수 있다 생각했고, 이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선배님께서 제 연기를 보시더니 안아주시면서 '이대로 노르웨이에 가면 될 것 같다' '너무 걱정, 고민하지 말고 진정성 하나 갖고 둘이 부딪치자'고 해주시더라. 그 말씀이 너무 힘이 됐고 감사했다. 차승원 선배님은 1편에서 쓰실 수 있는 소스가 있어서 저만 연기하면 되는 장면이었음에도 '내가 도와줄게요'라고 하시면서 눈을 맞춰주시고 하나하나 진심으로 연기해주셨다. '네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정말 감사했다. 선배님들과 연기할 때부터 자신감이 생겼고 '그냥 나는 믿고 가면 되는구나' 했다.

-한효주와 연기 호흡은.

▶한효주 선배님은 제가 너무 좋아했던 이상형 같은 배우인데 현장에서는 (비주얼이) 너무 별로더라.(웃음) 너무 큰칼 같은 거다. 깜짝 놀랐다. 비주얼적으로 이렇게 큰 변화를 줄 수 있구나 했다. 이렇게까지 하신 선배님도 대단하다 생각했다. 선배님도 비주얼을 생각하고 만들어오셨다는 얘길 듣고 '이런 것도 많이 배울 지점이긴 하구나' '연기만 파고드는 게 아니라 이런 모습을 다듬는 것 또한 캐릭터에 엄청난 도움이 되겠구나' 했다.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특히 선배님 복근을 보고 깜짝 놀랐다. 진짜 가죽 같았다.

-'독전2'를 본 가족들의 반응은.

▶부모님께서 진짜 감격스러워하셨다. 제가 얼마나 오랜 시간 간절하게 준비했는지 아시니까 감격스러워하셨다. 저희 부모님께서도 예체능 출신이시다. 제가 초등학교 때부터 운동을 한다 했을 때부터 엄청 말리셨다. 부상을 많이 당해서 수술을 총 5번을 했는데, 그때 부모님이 고생을 많이 하셨다. 대학 가서 선수 생활이 힘들어져서 운동을 관뒀는데 연기를 한다 하면 싫어하실 것 같더라.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씀을 드려야 하는데 부모님 눈을 못 보겠어서 백미러를 보고 얘기했다. 그런데 너무 흔쾌히 '해봐'라고 하셨다. 그땐 몰랐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고 보니 걱정을 많이 하셨던 것 같다. 제가 그동안 농구밖에 안 했고, 꿈이 한 번 좌절됐는데 다시 한번 가슴을 뛰게 하는 꿈이 생겼다는 것에 크게 흥분하셔서 흔쾌히 허락하신 것 같다.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니 너무 큰 감동이고 감사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부모님께 작은 선물을 드린 것 같다.(눈물)

-어떤 점 때문에 배우가 되고 싶었나.

▶농구 선수 시절 드라마 '뉴하트'를 보고 사람을 살리고 싶은 의사가 되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웃음) 그러다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배우라는 직업이 멋져보이더라. 부상으로 운동을 관두고 뭘 해야 할까 생각하는 과정에서 배우라는 직업이 멋져 보였던 기억이 났다. 운동선수들은 감정을 억제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배우는 표현하는 직업이다. 연기를 했을 때 쌓인 게 게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돌이켜보면 운동선수 시절은 어떤 의미인가.

▶자양분이 되는 것 같다. 한때 (운동선수를 한 것을) 크게 후회도 많이 했는데 그때 당시 실패라고 여긴 그 시간이 없었다면 지금의 제가 없었다.

-'독전2'의 오승훈이 있기까지의 과정은.

▶오디션이 생기면 그렇게 행복했다. 오디션이 제게는 연기할 수 있는 기회였다. 연기를 마음껏 할 수 있어서 오디션도 즐겁다고 생각했었다.

-송강호와 '삼식이 삼촌'도 촬영했는데.

▶현장에서 송강호 선배님을 보는 순간 '이거 진짜라고?' 감동 받았다. '내가 많이 컸구나' 싶었다.(웃음) 선배님과 호흡을 나누는데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

-앞으로 더 많은 기대를 받는 배우가 된다는 건.

▶부담도 생기는 것 같다. (기대에) 보답을 해야 해서 잘 이어나가고 싶은 부담과 걱정이 큰 것 같다.

-'독전2'는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평생 잊지 못할 작품이다. 너무 많이 배웠고 너무 많은 감정, 너무 많은 생각이 들었다. 제가 낯설어할까봐 (이)주영이 누나, (김)동영이 형이 걱정을 많이 해줬고 스태프들도 많이 챙겨줬다. 너무 감사한 사람을 많이 만났고, 함께 갈 사람들도 많이 만났다. 그래서 겸손한 태도로 작품과 캐릭터를 대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더 갖게 됐다. 물론 지칠 때도 있겠지만 작품과 캐릭터를 대할 때 겸손해지고 천진난만한 배우가 되고 싶다. 그래야 연기가 관객한테 닿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어떤 캐릭터를 만나고 싶나.

▶코미디를 하고 싶다. 남자는 누구에게나 찌질한 면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저 역시도 그런 면이 있어서 천진난만하고 능청 맞은 캐릭터를 제대로 한번 해보고 싶다. 액션도 로맨스도 하고 싶지만 코미디에 대한 설렘이 가장 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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