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오승훈에겐 지난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독전2'(감독 백종열)가 큰 도전이었다. '독전2'는 용산역에서 벌인 지독한 혈투 이후, 여전히 '이선생'을 쫓는 형사 원호(조진웅 분)와 사라진 락(오승훈 분), 다시 나타난 브라이언(차승원 분)과 사태 수습을 위해 중국에서 온 큰칼(한효주 분)의 독한 전쟁을 그린 범죄 액션 영화.
'독전2'는 전편의 엔딩인 용산역 혈투 이후부터 원호와 락의 노르웨이신 사이 이야기를 미드퀄 형식으로 담았다. 이에 1편에서 류준열이 연기했던 락은 오승훈이 배턴을 이어받았고, 두 배우는 자연스레 비교선상에 놓일 수밖에 없었지만 그럼에도 오승훈은 자신만의 캐릭터를 표현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오승훈은 '독전2'를 선보인 소감에 대해 "하나부터 열까지 진정성을 눈에 담으려 했다"는 말로 작품을 대한 자신의 자세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농구선수 출신으로 부상으로 인해 운동을 그만두고 배우가 됐다. 지난 2013년 데뷔한 후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하다 '붉은 단심'(2022)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2022) 등 드라마를 통해 대중들에게 각인됐다.
오승훈은 300:1의 경쟁률을 뚫고 '독전2' 락을 꿰찼다. '독전2'를 통해 주연으로 발돋움한 그 이후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이기도 하다. 이에 오승훈은 "저는 순수하게 연기를 하고 싶은 배우였는데 이런 경험을 했다는 게 너무 감사할 뿐"이라며 "앞으로 연기를 더 많이 할 수 있는 좋은 배우가 됐으면 하는 간절함이 있다"고 희망했다. "'독전2'는 평생 잊지 못할 작품"이라며 "부모님께 작은 선물이 된 것 같다"고 눈물을 보인 오승훈과 만나 영화의 비하인드를 들어봤다.
-'독전2'에 대한 주변 반응은 어떻게 실감하나.
▶걱정했던 것보다 주변 반응이 좋아서 다행이었다. 제 스스로에 대해서는 한없이 부족하게 느껴지고 당연히 객관적으로 아쉬운 점도 있지만 생각보다 끝까지 차분히 잘 끌고 간 것 같아서 좋았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어떤 부분이 아쉬웠나.
▶하나부터 열까지 진정성을 눈에 담으려 노력했다. 표면적으로 표현하기보다 진정성을 담으려 노력을 많이 했다. 아쉬웠던 부분은 비주얼적으로 신경 써야겠다 생각했다.(웃음) 경험을 통해 '내가 좀 더 이렇게 했다면 좀 더 잘 보이고 예쁘게 보일 수 있었을 텐데' '이렇게 하면 베리에이션이 조금 더 있었겠구나'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독전2'가 넷플릭스 글로벌 톱 10 비영어권 영화 부문에서 1위를 했다.
▶너무 감사하다. 위로를 받는 것 같다. 당연히 부담이 컸고, 역할을 연기하면서 그것에 대한 호응을 받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상업 영화 첫 주연을 맡은 소감은.
▶저는 오랜 시간 연기자로서 마음껏 일을 하지 못했다. 순수하게 연기하고 싶은 배우였는데 그러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다. 장편 상업영화 주연이라는 경험을 했다는 게 너무 감사하다. 앞으로 배우로서 좋은 연기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좋은 배우가 됐으면 하는 간절함이 있다. 그 마음으로 한작품 한작품 소중하게 해나가고 싶다.
-오디션 당시는 어땠나.
▶오디션이 총 걸린 시간이 한달 반에서 두달 정도였다. 감독님을 처음 만나 뵌 것은 마지막 대면 오디션이었다. 대면 오디션이 두 번, 영상 오디션이 한 번 있었는데, 대면 오디션 때 감독님께서 목소리가 설득력이 있다고 말씀해주셨다. 중저음이라서 좋다는 것보다는 스토리에 주는 힘이 있다고 느끼신 것 같다. 오디션은 힘들었던 것 같다.(웃음) 결과를 기다리면서는 마음을 졸이고 긴장했다. 기다림의 시간이 길었기 때문에 걱정도 생각도 많아지더라.
-오디션에서는 어떤 연기를 보여줬나.
▶저는 락의 대본은 보지 못했다. 그 주어진 두 장면으로 락의 서사와 전사를 만들었다. 저는 기술적으로 연기를 잘하지 못한다. 락에 대해 납득을 했어야 했고, 속에 담아야 연기로 나올 수 있는 편이라 서사와 전사를 다 만들었다. 락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어떤 사건을 겪었기에 이렇게 말하고 행동했는지 집중해서 선보였다.
-신인배우라면 락 역할은 누구나 탐낼만한 역할이다. '독전' 시리즈는 어떤 부분에서 끌렸나.
▶1편에서도 엔딩이 크게 와닿았었다. 쓸쓸함과 공허함, 거기에 꽂혔고 공감이 많이 됐다. 저도 농구선수 생활을 했었다. 제가 운동했을 당시만 해도 포커페이스가 중요했어서 감정 표현을 잘하지 못하고 살았고, 속에 쌓인 것도 많았다. 락이 겪은 사건과 똑같진 않지만 그 속에 담긴 생각들이 제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
-오디션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는 어떤 마음이 들었나.
▶정말 믿어지지 않았다. 저는 실감이 안 돼서 전화를 끊고 어안이 벙벙한 채로 반나절동안 계속 가만히 있었다. '이 서사를, 저 인물을 내가 표현할 수 있다고?'를 계속해서 의심했다. 그 다음에 마음껏 기분 좋아하면서 부모님과 같이 맛있는 걸 먹으러 갔지만 다음날 고난이 시작됐다.(웃음)
-류준열에 이어 락을 연기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어땠나.
▶저도 류준열 선배님을 너무 좋아하고 '독전'을 사랑했던 관객으로서 큰 영광이었다. 류준열 선배님과 한 인물을 나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설레었다. 하지만 저 역시도 연기자이기 때문에 저로서 인물에 다가가야 했기에 감독님께 제일 먼저 고민을 말씀드렸다.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감독님께서 대본의 락만 보고 시작하자고 말씀해주시더라. (류준열 선배님과) 비슷한 면이 있어서라기 보다, 저만의 락을 보여줄 수 있겠다 생각하셔서 저를 뽑아주신 것 같더라.
-오승훈만의 락은 어떻게 표현하려 했나.
▶쓸쓸하고 공허하지만 표현하지 않는 락으로 그리려 했다. 한 인간으로서의 락을 그리려 했고, 인간적으로 조금 더 공감할 수 있게 표현하고 싶었다.
-워낙 독한 캐릭터들이 많은 '독전'이다. 그 사이에서 임팩트에 대해 더 고민할 법도 했을 텐데.
▶그렇기 때문에 욕심 부리려 하지 않았다. 락 외에 다른 캐릭터들이 살아있다고 느꼈던 작품이다.
<【N인터뷰】②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