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버스 안에서 음란 동영상(야한 동영상·야동)을 본다면 처벌 대상이 될까. 이에 대해 법률가들은 현재 법률적 규정으로는 처벌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23일 YTN은 지난 15일 오후 4시 30분경 전라남도 순천시 내 한 버스 안에서 이러한 일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기차는 철도안전법 있지만, 버스에선 처벌법 없어
당시 버스를 탄 중학생은 "앞자리 어른이 휴대폰을 들어 올린 채 음란물을 시청하고 있었다"라며 "뒤에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나 싶어 가방도 털고, 창문에 머리를 부딪히는 등 소리를 냈지만 소용없었다"라고 했다.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 남성의 모습에 중학생은 겁이 나 결국 차에서 내렸다고 밝혔다.
사연을 접한 법무법인 YK 소속 박하린 변호사는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행위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철도안전법과 달리 여객자동차법에는 이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즉, 버스 내에서는 해당 건으로 처벌하기가 어렵다는 셈이다.
'성적 괴롭힘' 적용 가능하지만.. 인정받기 어려워
다만, 박 변호사는 남성의 행위를 '성적 괴롭힘'으로 적용하면, 일반 형법이나 형사특별법으로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에 따르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에게 도달하는 행위' 범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그러나, 박 변호사는 남성의 행위가 상대방에게 도달하는 행위로 인정될 가능성이 적으며, '법률이 없으면 범죄도 없고 형벌도 없다'는 죄형법정주의를 토대로 실질적인 처벌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최근 우리 사회에서 성범죄를 비롯한 성적 괴롭힘 행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원에서도 이러한 사건들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일반 시민들의 피해가 크다고 판단한다면 달리 판단할 수 있다"라며 "법조문의 개정을 통해서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