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화이글스 투수 김서현의 이름이 한자로 새겨진 하나뿐인 야구 글러브가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글러브는 김서현이 가장 아끼던 것으로 과거 후배 선수에게 선물한 바 있다.
21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지난 19일 중고 거래 앱 번개장터에는 ‘한화이글스 김서현의 실착 글러브를 판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러브는 과거 김서현이 후배 조대현(KIA)에게 선물한 것으로, 두 사람은 초등학교 시절 같은 야구부에서 활동했었다.
김서현은 2023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투수다. 프로야구 데뷔전에서 시속 157.9㎞(KBO 공식 기준)의 공을 꽂으며 ‘특급 신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 김서현이 가장 아끼는 것으로 알려진 파란색 글러브가 70만원에 중고 매물로 올라오자 논란이 됐다.
지난 9월 18일 한화이글스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야구 월드컵에 출전한 U-18 국가대표팀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대표팀은 우천으로 친선경기가 취소되자 실내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이때 김서현이 조대현(18·KIA)에게 파란 글러브를 선물하는 장면이 나온다.
조대현은 김서현을 향해 “TV에서만 보던 글러브 아니냐”며 “형이 주면 감사히 잘 받겠다. 주면 이거 평생 쓴다”고 말했다.
아끼는 글러브를 달라는 말에 잠시 당황해하던 김서현은 빨간색과 파란색 두 개의 글러브 중 하나를 고르라고 했고, 조대현은 “저는 색깔 상관없이 다 좋다”며 “형이 안 쓰는 거, 조금이라도 정 없는 거 달라”고 했다. 고민하던 김서현은 가장 아끼던 파란 글러브를 선물했다.
이렇게 조대현에게 넘어갔던 파란색 글러브가 중고장터에 올라오자 팬들사이에서 논란이 됐다. 한 팬은 해당 글러브의 진위 여부 파악을 위해 김서현에게 DM(다이렉트 메시지)으로 ‘해당 글러브가 여러 개 있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김서현은 “글러브 주문은 한 개만 나온다”며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파란색 글러브는 한 개밖에 없다고 답했다.
논란이 커지자 조대현은 “당황스럽다”며 판매 글을 올린 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라고 했다. 번개장터 본인인증 시스템으로 확인된 글러브 판매자의 이름은 박모씨였다.
조대현은 “대학교에서 야구하는 친한 선배가 ‘김서현에게 받은 글러브를 쓰면 프로야구 구단에 갈 것 같다’고 했다”며 “처음에는 거절하다가 계속 부탁하기에 글러브를 드렸다”고 했다.
이어 “선배의 여자친구가 장난으로 번개장터에 글을 올렸다고 한다”며 “선배에게 다시 글러브를 돌려받기로 했고, 앞으로는 정말 소중히 보관하겠다”고 했다.
조대현은 “김서현에게 소중한 글러브를 선물 받았는데 이런 상황이 만들어져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현재 번개장터에서 해당 글러브 판매 글은 삭제된 상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