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문화재단의 인디 뮤지션 창작 지원 사업 '온스테이지'가 16일로 서비스를 종료하는 것에 대해 음악 팬·관계자들이 많이 아쉬워하면서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10년 11월 출발한 온스테이지는 지난 13년 간 명실상부 '우리 인디음악의 성지'로 통했다. '숨은 음악, 세상과 만나다'를 모토로 내걸고 매주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과 음악을 완성도 높은 라이브 영상으로 소개해 왔다. 특히 국내 대중음악계 다양성에 크게 기여하고 특히 인디 음악 뮤지션들의 명함과도 같은 역할을 했다.
그런데 그 동안 환경이 변했다. 다양한 라이브 영상 플랫폼이 생겼고, 누구나 쉽게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음악팬들과 직접 만날 수 있게 됐다.
이런 이유로 서비스는 종료하지만, 온스테이지라는 이름은 계속 남는다. 그간 뮤지션 650여 팀을 발굴하고 라이브 영상을 포함한 인디 음악 영상 콘텐츠 2700여 편이 아카이빙 형태로 남아 있게 된다.
온스테이지가 우리 음악계에 남긴 유산은 숫자를 뛰어 넘는다. 그간 온스테이지를 거친 기획 위원 21명(총 22명인데 1명은 개인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했다)에게 그 의미를 물었다. ①온스테이지가 우리 대중음악계에 남긴 의미와 영향력 ②그간 온스테이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무대 톱3 ③현재 인디 신이 위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바라보고 계신 인디 음악신의 풍경이 어떤지 또 향후 온스테이지 같은 플랫폼이 나올 수 있다고 보는지 등에 대해 물었다.
온스테이지는 매월 음악 전문가로 구성된 기획위원의 만장일치로 뮤지션을 선정·소개하는 공정한 프로세스로 주목 받았다. 기획, 연출, 비평, 창작 등 밀도·공신력 있는 전문가 집단이 공들인 라이브 무대를 꾸준히 만들며 희소 가치를 가져왔다. 역대 위원 응답 순서 표기는 이름 가나다순.
◆강일권 평론가(힙합·R&B 전문 웹진 '리드머' 편집장)
①온스테이지가 생겨났을 당시엔 지상파 TV 방송 외엔 제대로 된 라이브 콘텐츠가 없었다. 그런 때 메이저와 인디를 넘어서 장르에 상관 없이, 대중적 인지도랑 음반 판매량과 상관 없이 신예까지도 라이브 클립으로 담아낸 게 온스테이지의 큰 의미다. 메이저와 주류 아이돌에 몰려 있던 시선을 분산시켰다. 기획위원을 비롯해 카메라, 오디오, 사운드, 연출 분야에서 각 전문가들을 섭외하고 이들이 깊이 고민해서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보여준 것 역시 큰 의미가 있다.
③다양한 장르가 있는 인디 신은 여전히 굴러간다. 기본적으로 힘든 건 자본적인 부분이다. 지원 제도에 인지도가 꽤 높은 뮤지션들도 지원을 하는 게 사실이니까. 과거에 비해 다양해진 플랫폼을 잘 이용하는 인디 뮤지션들이 분명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앨범 한 장 내는 게 빠듯한 상황이라는 걸 감안하면 온스테이지가 사라지는 건 안타까운 일이기는 하다. 온스테이지는 거대한 기업이 돈을 벌려고 하기보다 문화에 투자를 한 형태라 가능했다. 이런 방식이 다른 형태로도 이어져 갔으면 한다. 관공서에서도 K팝에 돈이 많이 쏠리는데 한국 대중음악의 다양성을 생각한다면 그렇다. 다만 누군가가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음악은 자연스럽게 흥미와 멋을 느끼는 것이고 관심에서 멀어지면 도태되고 없어질 수도 있다. 자연스럽게 생겨나고 변화하는 것이다. 다만 그 음악의 다양성을 위해 기반 정도는 닦아 놓아야 한다는 얘기다.
◆권석정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PD
①온스테이지는 음악적으로 가치가 있지만 대중에게 덜 알려진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멋지게 조명한 것, 음악을 연주하는 실연자들의 퍼포먼스를 제대로 잡아내 그 음악이 가진 매력을 잘 보여준 것, 각 장르 음악이 지닌 특성을 잘 살려낸 연출 등으로 좋은 음악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최근에는 유튜브 등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뮤지션의 음악을 조명하는 곳이 많아졌지만 온스테이지가 처음 생겨났을 때만 해도 이처럼 유명하지 않지만 실력 있는 아티스트들을 조명하는 곳은 '스페이스 공감', 온스테이지 정도였다. 네이버 온스테이지 같은 채널이 10년을 넘어 13년이나 왔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이것은 네이버의 무조건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거대 기업이 자사 서비스 마케팅을 위해 일시적으로 음악에 투자한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네이버처럼 이렇게 10년 넘게 음악을 지원한 경우는 없었다. 온스테이지는 더 이상 촬영을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것은 매우 좋은 '기업이 문화를 지원한 사례'로 남을 것이다.
②서울전자음악단, 이센스, 속옷밴드
③과거 한국 음악 팬들은 K팝 팬, 인디음악 팬 등으로 거칠게 나눠져 있었다. 주로 감상용 음악을 선호하는 리스너들이 잘 알려지지 않은 인디음악을 찾아서 듣곤 했다. 하지만 현재 한국대중음악 수요 대부분이 K팝 또는 J팝으로 넘어갔다. 과거에 인디음악을 찾아듣던 이들은 뉴진스를 듣거나, J팝을 들으며 음악적인 허기를 달래고 있다. 그래서 인디음악은 과거에 비해 덜 조명되는 것으로 비쳐진다. 때문에 온스테이지처럼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좋은 음악을 발굴해서 조명하는 곳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본다. 이런 프로젝트가 꾸준히 진행되기 위해서는 네이버 온스테이지처럼 기업의 지원이 필요하다. CJ가 오랫동안 지원하고 있는 '튠업', LG유플러스가 이제 시작한 '타이니데스크코리아' 같은 프로젝트들이 꾸준히 잘 유지된다면 어느 정도 '온스테이지'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김윤하 대중음악 평론가
②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했던 건 2014년 진행했던 '한국의 일렉트로닉' 기획이었다. 하임, 타마로즈 등 당시만 해도 음악 좀 듣는다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낯설게 받아들여졌던 전자 음악가들을 온스테이지만의 영상 언어로 담아낸 영상을 몇 번이고 반복해 봤던 기억이 있다. 이외에도 해당 기획의 확장판 같았던 전자음악가 키라라의 영상을 개인적으로 무척 아끼고, 실리카겔이나 혁오, 새소년 등 이제 막 신에서 입소문이 나던 음악가들의 초기 에너지를 영상과 글로 담을 수 있었던 경험이 무척 소중했다.
③실제로 상당한 위기라고 생각한다. 아마 업계 밖에서 바라보는 것보다 안에서 직접 겪고 있는 이들이 수십 배는 더 직접적인 위기감을 느끼고 있을 거로 생각한다. 미디어에서 실질적 투자까지 날이 갈수록 심각한 수준의 쏠림 현상이 일어나고 있고, 특히 코로나 이후 독립적으로 음악을 하는 음악가들에게는 최소한의 사회 안전망과도 같은 신 자체가 사실상 붕괴하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그래서 지금 시점에서 알려진 온스테이지 서비스 종료 소식이 더욱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앞으로 온스테이지 같은 고집스러운 플랫폼을 또 만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모든 것이 빠르게 휘발되는 시대, 최소 13년의 정성스러운 세월이 필요하다면 더욱 그렇다.
◆김학선 대중음악 평론가
①가장 기본적으론 숨은 음악, 새로운 음악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 그 방법으로 택했던 게 영상이었다. 단순히 음악이나 음악인을 소개하는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좋은 영상'으로 음악인에게 하나의 포트폴리오, 하나의 명함을 만들어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음악과 잘 어울리는 영상이 무엇일지를 고민했기 때문에 '좋은 영상'이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이 역시 온스테이지가 갖는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온스테이지 이후 자신의 음악을 '보여줄' 방법을 음악인들도 고민하기 시작했고, '온스테이지'와 흡사한 성격의 채널들이 만들어진 것 역시 영향력의 방증이 아닌가 싶다.
②할로우 잰 'Day 7', 강아솔 '그대에게', 이날치 '범내려온다'
③위기란 생각은 그리 들지 않는다. 언제나 그렇듯 그들은 새로운 방법을 찾을 것이고, 또 여전히 새로운 음악을 들고 나올 거다. 다만 온스테이지가 처음 만들어졌던 시기와 음악을 알리거나 접근하는 방식이 달라진 거다. 지금도 둘러보면 온스테이지처럼 여러 방식으로 음악을 소개하려는 채널이 있다. 방식은 다르지만 멜론의 '트랙제로'도 숨겨진 좋은 음악을 소개하려는 목적의 플랫폼이다, 네이버나 멜로만큼의 자본이 없고 영향력은 작을지라도 온스테이지의 모토였던 '숨은 음악, 세상과 만나다'라는 문장을 실천하려는 시도들은 계속해서 있을 거다.
◆김홍범 KBS 라디오 PD
②▲잠비나이 = 지금 봐도 전율 폭발. 그들의 최초를 담아내다. ▲이디오테잎 = 이것이 리얼(Real)이다. 그 어떤 음악보다 꿈틀대는 일렉트로닉의 정점 ▲자이언티 = 탁월한 실력과 월등한 재치와 만날 때, 그것이 자인언티 그루브.
③인디 신의 위기는 온스테이지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이유와 궤를 같이 한다. 상업성을 띠고 있는 비슷한 콘텐츠가 많아져서 그들보다 비교우위를 차지하기 어려워진 것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그보다 더 문제인 것은 우리 대중음악계의 쏠림 현상이 과거보다 더 강해졌기 때문이다. 모순적이지만 K팝의 팽창이 우리 인디 신을 집어 삼켰다. 언뜻 보면 인디와 메이저의 경계가 사라져서, 협업을 많이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종속'에 불과하다. 이 관계를 탈피하기 위해선 '자본'의 흐름이 바뀌어야하는데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음악 플랫폼은 나오겠지만 온스테이지처럼 철저히 '음악성' 중심의 플랫폼은 나오기 힘들 것 같다. 온스테이지는 유튜브가 전면에 등장하기 전, 웹 시대의 요구와 정확히 맞물려 동반 성장했다. 온스테이지가 멈추는 것은 온스테이지가 잘못한 것이 아니라 시대가 바뀐 거다. 유튜브 때문에 플랫폼으로 접근하는 방식도 어려워졌다. 이런 시대에 어울리는 '숨은 음악 소개하기' 자체에 대한 방법론을 대중음악계 전체가 고민해야 할 때다.
◆박정용 벨로주 대표
①온스테이지 이후 많은 음악 영상 프로젝트들이 생겼지만, 그 어떤 것도 숨은 음악을 세상에 알린다는 목표를 몇 년 이상 지속한 프로젝트는 없었다. 지난 13년 간 한국 대중음악 신의 종 다양성에 이렇게 크게 기여한 프로젝트는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또한, 온스테이지가 처음 시작했던 13년 전에는 유튜브에 조차 라이브 음악 영상이 거의 없던 시절이었다. 온스테이지를 통해 한국에 라이브 음악 영상이라는 포맷이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게 됐다고 생각한다.
②▲처음과 달리 최근의 온스테이지는 이제 어느 정도 검증된 음악가들이 영상을 찍는 경우가 많은데 초창기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는 음악가들이 온스테이지를 통해 알려진 경우가 많았다. 그런 사례 중에서 강아솔을 언급하겠다. 온스테이지를 촬영할 당시 강아솔은 제주 출신의 정말 알려지지 않은 신인 가수였다. 제주의 자연 속에서 로케로 찍은 다큐 스타일의 온스테이지 영상 때문에 널리 알려지게 됐고, 일렉트릭 뮤즈라는 인디 레이블과 계약을 하게 되면 앨범을 발표하고, 지금은 인디 신의 가장 대표적인 싱어송라이터 중 한명으로 꼽히면서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음악가를 찾고 알린다는 온스테이지의 역할에서 가장 좋은 성공사례 중 하나다. ▲아무래도 온스테이지가 2.0 이후부터 구독자 등이 크게 늘어서 온스테이지 1.0 시즌 영상들은 조회수가 낮은 편인데 그래서 아쉬운 영상들이 많다. 그 중에서 결성한지 이제 20여년이 돼가는데도 얼마 전 새 앨범을 발매하며 활동하고 있는 할로우잰의 영상을 소개하고 싶다. 할로우잰은 포스트록, 스크리모 장르를 하는 밴드로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한국대중음악상 록 앨범 부문을 수상하기도 한 높은 평가를 받는 밴드다. 온스테이지 영상이 이 밴드의 가장 대표적인 명함이 됐고,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가는데 큰 역할을 했다. 실제 온스테이지를 아끼는 사람들이 손에 꼽는 영상이기도 합니다. 온스테이지에 출연하게 되면 갑자기 큰 성공을 거두거나 하지는 못하지만, 이렇게 자신들의 음악을 지켜 나가는게 도움이 된다는 면에서 온스테이지의 의미와도 닿아 있다.
③온스테이지의 종료, EBS 스페이스 공감과 헬로 루키의 개편 혹은 중단 검토, 서교예술실험센터의 종료와 유일한 인디음악 지원사업인 서울라이브의 중단 검토 등 한국 인디 음악 신의 다양성을 지원해오던 많은 프로젝트들이 한꺼번에 사라지는 중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대부분 대문자 'K'로 시작하는 K-관광, K-뮤직 같은 단어로 대체되고 있다. 문제는 그런 쏠림 현상을 통해 나온 결과물들이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느냐다. 한국에서 인디 음악은 하나의 장르가 아니라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다양성의 실체다. 다양성이 존재해야 K-팝 같은 성공 신화도 지속 가능해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 온스테이지처럼 10년 이상 숨은 음악을 알리는 역할을 해온 플랫폼이 생기는 건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한국의 장르 음악과 인디 신은 위기다.
①온스테이지는 긴 시간 숨은 음악을 찾아서 알려줬다. 단순히 인지도, 대중에게 알려질 가능성 같은 것을 고려하고 선보인 것이 아니라 다양성 그 자체에 초점을 두고 진행돼 왔다. 또한 라이브를 잘하는 아티스트라는 측면도 놓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온스테이지를 했던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에반스와 빵, FF 등을 다니며 정말 많은 라이브를 봤고,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위원들도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면서 좋은 영향력을 꾸준히 행사했다. 익히 알려진, 높은 조회수로 새로운 평가를 얻을 수 있었던 이날치나 이루리, 새소년 등을 포함해 여러 재즈 음악가와 국악을 기반으로 한 음악가, 연주자가 등장했고 CHS의 과거인 아폴로18을 비롯해 과거의 음악도 기록해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많은 사람이 음악을 '찾아 듣게끔' 만들어준 것이 온스테이지가 아닐까 싶다.
②개인적으로 하나는 이루리 '다이브(Dive)'를 꼽고 싶다. 정석에 가까운, 아름다운 무대인데 이루리라는 음악가를 통해서도 높은 조회수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증명돼 기뻤다. 다른 하나는 선우정아와 함께 한 미공개곡 '꽃'을 선보였던 소월(SOWALL), 하나는 멋진 영상미를 담고 있는 키라라의 'ct16041 + ct16031(FullShot Ver)'를 꼽겠다.
③아마 계속 나오고 있고 또 나와야 하지 않을까. 현장에 있으면서 좋은 큐레이션에 관한 고민도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좋은 플랫폼에 관한 고민을 같이 하게 되더라. 모두가 최선을 다하지만, 최근에는 음악가가 직접 자신을 어필하는 시기지만 나오고 싶어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플랫폼이 많지 않아 아쉬운 마음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멜론의 트랙제로도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고, EBS 스페이스 공감에도 많은 관심을 줬으면 한다.
◆서정민 한겨레 대중음악 담당 기자
①인디, 언더그라운드, 재즈, 크로스오버 등 비주류 음악신에서 숨은 보석 같은 아티스트와 음악을 발굴해, 국내 최대 포털(네이버)에서 불특정 다수와의 접점을 만들어줬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아티스트는 자신을 소개하는 명함과도 같은 라이브 영상과 홍보 기회는 물론, 온스테이지 선정 아티스트라는 타이틀과 자부심도 얻을 수 있었다. 온스테이지는 비주류 음악신의 전파자이자 활력소였다.
②▲잔나비 '굿나이트(Goodnight) +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 = 잔나비 신드롬의 도화선이 된 영상이라고 확신한다. 왜냐고? 보면 안다. ▲잠비나이 '나부락' = 폐선 터널 안에서 연주하는 모습은 잠비나이 음악의 정수인 날것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최항석과 부기몬스터 '난 뚱뚱해' = 블루스의 진짜 매력이 뭔지 제대로 보여준다. 어설프지만 자유분방한 춤까지 완벽하다.
③한때 주류 가요계의 대안으로서 인디신에 대한 언론과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K팝의 글로벌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관심은 K팝 쪽으로 쏠렸다. 그럼에도 인디 아티스트들은 절망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고 있다. 온스테이지처럼 이들을 뒷받침하고 응원하는 막강한 플랫폼이 또 나와야 할 텐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상업적 고려 없이 음악성에만 초점을 맞추면서도 힘과 영향력을 갖춘 플랫폼이 또 나와주길 바랄 뿐이다.
①온스테이지는 한국대중음악계의 우물이었다. 라이브 영상이 목마른 음악인들과 음악팬들에게 달고 시원한 물을 길어올려준 우물터였다. 그 곳에 가면 갈증을 풀 수 있고, 수다를 떨 수 있는 보금자리였다.
②▲잠비나이 = 음악과 공간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윤영배 = 노래가 바라보는 공간을 외면하지 않고 영상에 담아냈다. ▲프렌지 = 영상이 음악을 어떻게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지 보여줬다.
③저는 인디신이 위기라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지금 좋은 음악을 내놓는 이들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다고 보는 편이다. 새로운 팬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본다. 다만 그들의 활동을 담아낼 수 있는 온오프라인 공간이나 좋은 기획자, 매체가 얼마나 있는지는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향후 온스테이지 같은 채널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거라고 본다. 이미 유사한 채널이 늘어났고, 노력 대비 화제가 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유지성 프리랜서 에디터(DJ 제시 유(Jesse You))
①브랜드 콘텐츠임에도 불구하고 불필요한 브랜딩 없이 뮤지션들의 무대를 가장 담백하면서도 정확한 형태로 보여줬다. 플랫폼의 규모에 따른 파급효과 또한 무시할 수 없었다.
②▲왝(WACK) = 최근 촬영분이 공개됐는데, 이 정도의 에너지를 가진 새로운 밴드가 등장했다는 점이 기뻤다. ▲투 톤 쉐이프 = 전자음악 라이브를 가장 '잘' 보여주는 방식으로 무대를 꾸몄다는 점에서 반가웠다.
◆윤성현 KBS 라디오 PD
①온스테이지가 탄생한 때는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전환이 되는 시기였다. 특히 '숨은 음악, 세상과 만나다'라는 모토처럼 온스테이지는 덜 알려진 음악들, 즉 인디 음악이나 기성 제작 시스템에서 만들어지지 않는 음악을 발굴했는데 이들 음악은 공연장을 찾지 않으면 보여질 만한 것이 별로 없던 때다. 온스테이지는 음악을 향유하는 방법이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이미 넘어갔거나 넘어가는 시점에서 숨겨진 음악을 발굴하는 '좋은 그릇' 역을 했다.
②▲이디오테잎은 초창기에 온스테이지가 자리 잡는데 혁혁한 공이 있다. 강한 일렉트로닉 임팩트가 있는 퍼포먼스를 볼 수 있는 희귀한 영상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이날치다. 이날치 신드롬의 시작이니까. 사각 큐브 프레임을 잘 활용한 시점화가 보는 사람들에게 놀라움과 즐거움을 선사했다. 그것이 바이럴 되면서 '범 내려온다' 신드롬을 일으켰다. ▲개인적으로는 소개글을 쓰기도 한 백예린이다. 음악, 목소리의 매력에도 활동상으로는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았던 시점이었고 그녀 관련 제대로 된 영상도 없었다. 온스테이지가 백예린의 품격에 맞는 좋은 영상을 만들어 반가움이 컸다. 온스테이지 출연이 모멘텀이 돼 다양한 아티스트적 행보를 보여줬다.
③시대가 바뀌었다. 이제 콘텐츠가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창작자에서 직통으로 소비자들에게 간다. 큐레이션 역을 하는 이들에게 공을 돌리는 게 무색해진 시대다. 온스테이지 종료 역시 이런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또 인디 신의 영역이 애매해진 것도 있다. 다 같이 알 만한 인디 아티스트는 장기하, 십센치, 혁오, 잔나비까지였다. 이후에 별로 없다. 사람들의 취향이 너무 세분화됐다. 인디로 출발해 전국구 스타가 되는 경우가 드물게 된 것이다.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밈의 도구가 돼야 알려지는 때가 됐다.
◆이대화 대중음악 저널리스트
①스페이스 공감과 함께 대중성 여부와 관계 없이 좋은 음악을 선별해 소개하는 소중한 창구 역할을 했다. 문화재단이 주도하는 특수성 덕분에 클릭 수나 팬 동원력을 고려하지 않고 영상을 제작했고 그 덕분에 더 다양한 음악이 소개될 수 있었다. 초심을 잃지 않고 10년 이상 진정성 있게 기획한 데다 업계 호응도 높았다는 점에서 음악 지원 사업의 본받을 만한 성공 사례였다고 생각한다.
②▲강아솔 '그대에게' = 자칫 아마츄어가 촬영했다 오해될 정도로 헐거운 연출이지만 강아솔의 꾸밈 없는 포크 스타일과 어찌나 잘 어울리던지. 지상파였다면 이런 영상을 만들어 올리면 위에서 혼냈을 것이고 그런 비교우위의 자유도가 온스테이지의 힘 아니었을까. 기획 위원들이 누군가 발견했다는 설렘에 들떠 제주까지 찾아간 스토리도 멋졌다. ▲키라라 'ct16041 + ct16031' = 퍼포먼스 영상은 라이브 실력도 중요하지만 감각적인 연출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한 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했던 현란한 배경 영상이 인상적이었다. ▲하임 '버드 노 싱잉(Bird No Singing)' = 비인기 장르인 전자 음악 영상을 위해 맞춤 설치물을 제작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단순히 자본력을 넘어 플랫폼 실무자들의 열정이 더해져야 가능하다. 온스테이지는 그런 제안이 통하는 곳이었다.
◆이수정 뮤직&컬처 콘텐츠 에이전시 '알프스' 이사
①여전히 레거시 미디어나 자본력 있는 기획사만 제작할 수 있었던 고퀄의 공연 영상을 이해 관계 없는 모든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열어주어 리스너와 아티스트를 잇는 멋진 뉴미디어로 기능했다는 점.
②키라라, 이날치, 강승원
③음악 산업은 무너지고 콘텐츠 산업의 하나로 자리잡으면서, 음반과 공연이라는 두 바퀴로 굴러가던 아티스트 성장 서사가 흐려졌다. 소셜미디어, 숏폼 등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굳이 공연하지 않아도 인지도를 올릴 수 있게 된 아티스트가 늘어나고 있다. 누구나 자신의 채널을 통해 홍보할 수 있는 환경에서 아티스트의 개체는 늘어나지만 미디어 채널의 편향성은 심해져서 시장이 확장되지 않고 쏠림 현상만 더해진다. 여기에 더해져 온스테이지 종료, EBS 공감 종료, 홍대 서교예술실험센터 종료 등의 소식이 한꺼번에 전해지며 중심이 되던 매개자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형국이다. 혼자 하는 홍보나 마케팅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인디펜던트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통로가 줄어들고 있으므로 인디신의 파이는 잘게 쪼개지는 풍경이다. 향후 온스테이지 같은 플랫폼은 당분간 나오기 어려울 것 같다.
◆이재훈 뉴시스 기자
①'숨은 음악'을 발굴하고자 한 상상력이 우리 대중음악 생태계의 숨통을 어떻게 틔웠는지를 보여준 전범(典範).
②▲도마 = 먼 여행을 떠난 뮤지션을 기억하는 공간 ▲백예린 = 놓치고 있었던 뮤지션의 얼굴을 재발견 ▲이날치 = 보고 듣고 같이 신나할 수 있는 '보는 음악'의 드라마틱한 잔치. 앰비언트 뮤직의 창시자로 통하는 브라이언 이노가 온스테이지 '범 내려온다' 영상을 보고, 이날치와 협업한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를 콜드플레이의 크리스 마틴에게 추천했다고 한다.
◆이진수 프리랜서 에디터
①온스테이지를 처음 보게된 것은 '라이브 콘텐츠'라는 개념이 형성되기도 전의 일이다. 공연장에서만 느낄 수 있을 것 같던 긴장감과 설렘. 무대가 주는 감동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게 해준 콘텐츠의 시작이었다. 뮤지션에게는 자신들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포트폴리오이자 무대가 아니었을까. 그렇게 쌓여온 13년의 기록은 기록 그 이상, 아카이브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숨은 음악의 발견'이라는 모토를 충실히 수행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음악 신에 몸 담은 사람-뮤지션 뿐만 아니라 관계자와 팬 모두에게 자극을 주는 무대가 아니었을까.
②▲강아솔 '어느봄날&들꽃' ▲이디오테잎 '0805' ▲빈지노 '아쿠아 맨(aqua man)'
③'인디 신의 위기'는 수년 전부터 언급 되어온 키워드인 것 같다. 인디 신의 위기라기보다는 음악을 향유하고 즐기는 콘텐츠의 형태와 방식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 라이브 콘텐츠가 태동하던 때처럼 음악 신 전체에 영향을 주는 '라이브 플랫폼'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온스테이지처럼 다양성을 지향하며, 발굴과 발견을 목적으로 하는 '플랫폼'은 형태를 달리할 뿐 꾸준히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임희윤 문화평론가(전(前) 동아일보·헤럴드경제 기자)
①뛰어난, 숨은 음악가를 발굴하고 그것을 영상 세대의 문법에 맞게 감각적으로 널리 소개했다. 적잖은 음악 팬이 온스테이지 채널을 구독하고 소개되는 음악가들을 믿고 들어봤으며, 후기에는 한국 음악에 관심이 많은 해외 팬들에게도 각인된 채널이었다.
③국내 음악계에서 빈익빈 부익부가 가속화하고 있다. 아이돌 중에서도 큰 회사 소속이 갈수록 더 잘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디는 말할 것도 없는데, 미디어와 평단의 조명마저 글로벌 인기를 누리는 아이돌 K팝 쪽에 일제히 쏠린 상태다. 인디 음악은 그 자체로 대안 예술, 풀뿌리 예술로서 그 가치는 매우 크며 주류 음악의 관점에서 봐도 그 충실한 자양분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에 비해 갈수록 주목도는 떨어지고 있다. 온스테이지는 그나마 네이버라는 큰 기업의 문화재단에서 진행한 프로젝트였고 수익성보다는 공익성에 초점을 맞춰 평론가나 기자들을 기획위원으로 두고 음악성에 방점을 둔 기획을 할 수 있었다. 비슷한 음악 동영상 채널들이 그간 적잖이 생겨났지만 조회수나 화제성을 먼저 생각하는 채널들이 대다수다. 공익적 성격을 띤 문화재단이 기획하더라도 수익이 나지 않으면 티가(무형적 성과라도) 나야 한다는 자세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온스테이지 같은 역할을 하거나 그만한 파급력을 가질 만한 채널을 다시 만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정병욱 대중음악 평론가
①장르나 시장성에 상관없이 새로운 음악과 음악가, 신의 경향을 간편하고 균형 있게 관찰할 수 있는 바로미터 역할을 했다. 국내에서는 라이브 콘텐츠 플랫폼을 선구적으로 구현했고, 다양한 양질의 무대를 꾸준히 제공해, 해당 시기 동안 한국 대중음악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여러 음악가가 거꾸로 자기를 대표하는 영상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재단, 기획과 제작측, 참여 음악가와 시청자가 서로 다르지 않은 마음과 기치로 만들고 소비하며 역사를 이어갈 수 있었던 콘텐츠이기도 했다.
②▲잠비나이 '나부락', 이선지 '스멜스 라이크 틴 스피리트(Smells like teen spirit)' ▲XXX '수작(Sujak)'
③청자/소비자로서 과거보다 쏠림 현상이 더 심해졌다고 느낀다. 선택권이 넓어졌고, 미디어 및 취향이 파편화, 다분화 됐으며,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 같은 요인이 인디 신에 기회보다 위협이 된 측면이 더 많다. 팬데믹 시기를 지나며 공연 소비가 달라지고, 특정 음악가, 작품 단위로 소비하는 경향 자체가 줄어든 탓도 있다. 온스테이지가 역할과 소임을 다했다고 스스로 판단했듯 당장 제2, 제3의 라이브 콘텐츠나 플랫폼이 같은 역할을 이어받지는 않을 것이다.
◆차우진 대중음악 평론가
①1차로 훌륭한 추천과 큐레이션 역할을 했다. 인디에겐 음악이 어떻게 노출이 되고 어떤 방식으로 보여주는가가 중요한데 비용이 문제다. 그런데 온스테이지는 실력 있는 뮤지션이 비용을 걱정하지 않고 음악을 보여주게 만들었다. 10년 넘게 유지하다 사라져서 아쉽긴 한데 10년이면 (사라지는 게) 자연스러운 상황이기도 하다. 기업은 벌어들인 돈에 대한 사회 환원 조건을 불우 이웃을 돕는다거나 기부금으로 대신하는데 네이버 문화재단은 그걸 문화적으로 풀려고 했다. 이걸 유지해오는데 네이버의 의지가 중요했다. 한국에선 대체 불가한 레거시다.
③온스테이지도 그렇고 EBS 스페이스 공감도 그렇고 시작했을 때의 문제의식은 유효하다.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다만 관점을 바꿀 필요는 있다. 국내 팬덤의 기반이 얼마 되지 않더라도 이제 무조건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삼아야 한다. 인디 아트스트나 밴드라도 지금은 과거에 비해서 해외 진출에 유리한 상황이다. 한국 인디 음악의 저변을 넓히는 게 아니고 글로벌 음악 서비스로 자연스럽게 들어가야 한다. 타이니 데스크나 스포티파이 레이더 코리아처럼 글로벌 신규 서비스를 기획하고 시작하는 게 인디 음악계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다. 그런데 수익성과 결부하면 안 된다. '인디 음악은 돈이 안 돼'라는 메시지를 주는 건 최악이라고 생각한다.
◆최다은 SBS 라디오 PD
①가장 영향력이 큰 플랫폼과 가장 낯선 음악이 만났다는 자체가 큰 의미. 클럽이나 페스티벌, 라디오 방송 등 인디음악이 연주되는 무대는 그동안에도 있었으나 그것들이 지닌 한계-클럽이 가진 접근성의 제한(클럽에는 오는 사람만 온다) 방송국이 가진 환경의 제약(시간의 문제 혹은 공간의 문제 때문에 편곡을 다시 해야하는 경우도 있어)–등이 없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가 아니었다 싶다. 뮤지션과 리스너 양쪽에게 모두 사랑받은 것도 그 이유 때문일 것.
②▲푸디토리움 '섬바디(somebody)' ▲이날치 '범내려온다'
③향후 온스테이지 같은 플랫폼이 나올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신하기가 어렵다. 왜냐면 온스테이지의 힘은 기본적으로 네이버라는 압도적인 영향력을 지닌 플랫폼이 주관한다는 그 자체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현재 네이버보다 더 큰 영향력을 지닌 플랫폼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고, 플랫폼의 영향력이라는 게 갈수록 분산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시간'이다. 플랫폼의 영향력과 별개로 네이버 온스테이지가 성공적인 프로젝트가 될 수 있었던 데에는 십년이상 꾸준히 유지를 하며 차곡차곡 신뢰와 충성도를 쌓아갔기 때문이다. 이렇게 오랜 시간 한결같이 무대를 유지할 수 있는 곳이 앞으로도 있느냐가 관건일 것 같다. 내가 담당했던 라디오('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 프로그램에서는 20년이 넘도록 꾸준히 일주일에 한번 (인디뮤지션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뮤지션들을 초청해 라이브를 듣는 코너가 진행되고 있다. 유튜브에도 클립을 올리지만 이 코너의 존재를 얼마나 알고 계시고 찾아 들으시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 외에도 EBS나 불교방송, 국악방송 등 소수지만 인디뮤지션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있으나 역시나 매체의 영향력이 줄고 채널이 분산돼 있다는 점에서 온스테이지와는 비교하기 힘들겠다.
◆최승우 프리랜서 칼럼니스트
①'보는 음악'으로 강을 건너가는 시점에 고퀄리티 영상을 만드는 데 선두주자 역할을 했다. 아카이빙 의미도 크다.
③온스테이지처럼 상업성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인 호흡으로 신의 다양화에 도움이 되는 방법이 있어야 한다. 현재 인디 신은 키가 180㎝인데 160㎝짜리 현장에 갇힌 듯 갑갑한 느낌이다.
◆홍상균 전 기획위원
①온스테이지의 모토 '숨은 음악, 세상과 만나다'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본다. 주류와 비주류 구분 없이 정말 좋은 음악이지만 알릴 기회가 없어서 소수의 팬층만 즐겼던 숨은 음악을 대중들에게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2010년대 초중반 대표적인 음악 채널이었다. 당시 며칠 '네이버 1면 게시'라는 매우 파격적인 프로모션은 그들이 누군지 잘 몰라도 클릭하고 음악과 영상을 감상하게 했으니까. 유사한 스타일의 라이브 영상은 여기저기 많이 생겼지만, 아티스트를 선정하는 기획과 네이버 1면 플랫폼은 그 영향력이 막강했다고 평가한다.
②▲프렌지 = 가장 온스테이지 다운, 온스테이지 첫 레전드 영상. 10분짜리 곡을 포함해서 연주시간이 긴 노래들이라서 원테이크 라이브 촬영이 새벽까지 이어졌고, 마지막 테이크에 이르러 집중력이 더욱 높아지며 최고의 무대를 만들어 냈다. ▲할로우 잰 = 앨범이 나오기 전 선공개하는 신곡이었는데, 리허설 촬영부터 실제 공연처럼 향을 피우고 엄청난 에너지와 열정으로 불태웠다. 숨막힐 듯 처절한 감동의 현장은 잊지 못한다. ▲자이언티 = 2014년 2월 자이언티 단독공연이 '역대급', ‘올해의 공연'이란 호평이 나온 뒤, 당시의 편곡을 그대로 옮겨 온스테이지 영상으로 남긴 것. 윤석철과 세컨드 세션의 연주 위에서 우유히 춤을 추는 자이언티의 짙은 솔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③인디 신의 위기는 팬데믹 시기를 지나 2020년대 음악계 플랫폼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고 본다. 유튜브나 틱톡으로 대표되는 짧은 동영상으로는 인디 음악이 담긴 라이브 질감과 다양성을 담아내기 어렵다. K팝 직캠은 전세계적으로 소비되는 것에 반해 인디 뮤지션의 제대로 된 영상은 찾아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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