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유된 이 서울레코드페어 소식을 듣고 약 2000명의 음악팬들이 모였다. 예상보다 큰 음악 팬들의 호응에 서울레코드페어 기획자들은 '서울레코드페어 한정반'이라는 이름으로 자체 기획· 발매를 시작했다. 2013년 이상은의 '공무도하가'를 포함 총 5종의 음반들이 LP 레코드로 만들어져 서울레코드페어를 통해 첫 선을 보였다.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한 기획사들이나 음반 매장들이 바이닐 제작이나 판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017년에는 무려 13년만에 국내에서 커팅·프레싱을 함께 진행하는 공장이 문을 열기도 했다. 그해 서울레코드페어를 찾은 관객은 약 1만명. 이듬해엔 두 배 늘어난 약 2만명이 서울레코드페어를 찾아왔다. 2019년에는 서울레코드페어를 통해 최초 판매를 시작하는 레코드 가짓수가 30장을 넘기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서울레코드페어가 열리지 않았던 2년의 시간 동안 레코드 시장은 더욱 커졌다. 한 때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으나 엔데믹 상황이 오면서 진정돼 가는 과정이다. 이렇게 서울레코드페어의 성장사는 2000년대 한국 바이닐 레코드 산업의 성장사와 궤를 같이 한다.
올해 '제12회 서울레코드페어'가 오는 18~1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퍼런스룸 E에서 펼쳐진다.
올해는 약 50여종의 음반들이 서울레코드페어를 통해 첫 선을 보인다. 70년대 초 일본 현지 음반사와 계약을 맺고 발표된 김상희의 재즈·스탠더드 희귀 레코드 2종이 가장 눈길을 끈다. 일본의 최대 아날로그 이벤트 '레코드데이'와 협력을 통해 탄생했다. 또 참가업체 부스에서 판매를 시작하는 산울림의 동요전집 등도 포함돼 있다.
'서울레코드페어 한정반' 섹션을 통해서는 한국 일렉트로닉 음악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김도언을 포함해 장기하, 머드 더 스튜던트, 제이클레프, 다브다 등의 바이닐 음반이 최초 공개·판매된다.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은 힙합 듀오 듀스의 음반들과 사진집 등을 판매하는 부스를 포함해 역대 가장 많은 80여개 브랜드, 매장, 레이블, 개인들이 이틀간 판매·홍보 부스를 연다.
듀스 30주년 기념 스페셜 토크 프로그램, 제이클레프의 특별 공연 등을 포함해 음악가들의 공연이나 토크, 강연회, 사인회 등 부대 이벤트도 함께 진행된다. 일부 공연이나 토크 프로그램은 코엑스 인근 백암아트홀에서 열린다. 웨이브 오리지널 '박하경 여행기' OST로 재조명된 싱어송라이터 이민휘가 7년 만에 발매하는 정규 2집 '미래의 고향' 제작기를 들려주고 사인회도 연다.
20~30대가 주축이 된 국내 바이닐 시장의 역동성은 해외에서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미국에 거점을 두고 있는 세계 최대 음반 데이터베이스 업체인 'discogs.com'이 2019년 홍보부스를 개설한 데 이어, 이번에는 일본의 최대 레코드제작 업체인 동양화성(토요카세이)이 홍보부스를 연다. 대만 타이중의 레코드숍 '로우 레코즈'는 해외 소매점으로는 유일하게 이번 서울레코드페어에 참가신청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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