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KBS와 전국언론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뉴스9' 이소정 앵커는 전날 하차 통보를 받았다. 인사권을 가진 보직자가 하차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4년 동안 '뉴스9'를 진행해온 이 앵커는 결국 시청자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지 못했다.
이날부터 '뉴스 9' 새 앵커가 된 박장범 기자는 "그동안 공영방송의 정체성을 흔들었던 정파성 논란을 극복하고 앞으로 공영성을 최우선 가치로 하는 뉴스 프로그램을 방송해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1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인 '주진우 라이브'를 진행하는 '시사인' 기자 출신 주진우 씨는 이날 하차 통보를 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씨는 이날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오늘 오전 KBS에서 연락 받았다. 이제 회사에 오지 말라는, 방송을 그만두라는. '주진우 라이브'에서 잘린 것"이라면서 "청취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했지만 간부는 방송 날 해고 통보는 비상식적인 일이고, 예의가 아닌 줄 알지만 안 된다고 했다. 사장이 워낙 강경해서 어쩔 수 없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주진우 라이브'가 어떻게 되는지 설명을 듣지 못했다. 하지만 곧 사라질 운명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KBS 시사교양 중 시청률 1위를 지키고 있는 2TV '더 라이브'는 이날부터 16일까지 편성표에서 통째로 빠졌다. 해당 프로그램이 방영되는 시간대엔 이날과 14일엔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전쟁', 15일엔 '개그 콘서트 스페셜', 16일엔 '골든 걸스 스페셜' 등이 편성됐다.
사전 고지도 없이 당일 결방이 통보되는 경우는 드문 일이다. '더 라이브'가 사실상 폐지 수순 절차에 돌입한 것이 아니냐는 예상이 나온다.
앞서 지난달 27일과 이달 3인엔 각각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홍사훈의 경제쇼'를 각각 3년 간 지켜온 최경영·홍사훈 기자도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조치들은 방송 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고 누구든 방송 편성에 관해 규제나 간섭을 할 수 없다고 명시한 방송법에 위배된다. 해당 행위를 한 보직자들을 방송법 위반과 단체협약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박 사장은 같은 날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제26대 사장 취임식에서 "KBS 위기 원인은 내부에 있다. 재창조 수준의 조직 통폐합과 인력 재배치를 주저해서는 안 된다. 자기 혁신이 선행되면 KBS를 향한 국민 신뢰는 회복될 것"이라며 조직 개편을 예고했다.
외부 출신이 KBS 사장이 된 건 2003년 정연주 전 사장 이후 20년 만이다. 박 후보는 1992년 문화일보 기자로 입사해 사회·정치부장, 편집국장 등을 거쳤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었던 2019년 법조언론인클럽 회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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