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감독 "정우성 잘생김 담는 감독? '헌트' 이정재에 지면 안돼"

입력 2023.11.13 17:40수정 2023.11.13 17:40
김성수 감독 "정우성 잘생김 담는 감독? '헌트' 이정재에 지면 안돼" [N인터뷰]
김성수 감독/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성수 감독 "정우성 잘생김 담는 감독? '헌트' 이정재에 지면 안돼" [N인터뷰]
김성수 감독/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성수 감독 "정우성 잘생김 담는 감독? '헌트' 이정재에 지면 안돼" [N인터뷰]
김성수 감독/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영화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이 영화 '비트'(1997) 때부터 함께 한 배우 정우성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성수 감독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서울의 봄' 관련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정우성에게 극중 이태신 역할을 맡긴 것에 대해 "'비트'를 같이 하면서 잘됐다 서로, 그래서 저 사람과 계속 하면 잘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며 농담했다.

정우성과는 '비트'부터 시작해 '태양은 없다'(1999) '무사'(2001) '아수라'(2016) '서울의 봄'(2023)까지 무려 다섯 편을 함께 했다.

김성수 감독은 "(정)우성씨가 '비트'를 했을 때만 해도 굉장히 내성적이고 조용했다, 아무튼 좀 특이한 사람이다, 굉장히 순수하더라, 사람이 괜찮아서 그 뒤로 아주 친하게 지냈다, 이런 저런 사적인 이야기도 하고 고민도 얘기하고, 그러다 보니 여러 작품을 같이 하면서 인간적인 관계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서울의 봄' 시나리오 초고에서 이태신 캐릭터는 지금보다 비중이 적었다. 더불어 이태신의 실존 인물인 장태완 소장은 영화 속 캐릭터와 색깔이 조금 다르다. 김성수 감독의 표현에 따르면 "불 같은 분, 호랑이처럼 무시무시한 분"이다.

김 감독은 "시나리오 속 인물의 캐릭터를 바꿔 쓰면서 이태신이라는 인물이 나왔다, 이름부터 (캐릭터를)많이 바꾼 이유는 활화산 같은 전두광에 비해서 (극 중)이 사람은 주변 사람들이 떠나고 혼자 외롭게 남아야 했기 때문이다, 혼자 남은 사람이 마지막에 기세 등등한 것보다 혼자 외롭게 남아도 흔들림이 없고 지조 있는 선비 같은, 품위와 그런 자기 고집을 가진 남자였으면 좋겠다 싶었다"고 밝혔다.

이렇게 바꾼 이유는 그렇게 변화를 줄 때 여러 세대의 관객들에게 더 설득력 있게 다가갈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성수 감독은 "요즘 관객들이 볼 때도 마초 같고 크게 소리를 지르는 강력한 리더 보다는, 이런 사람이 더 설득력 있고 믿음이 가고 감정이입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며 "(정)우성씨가 실제 그런 사람이고, 남에게 화를 내거나 남을 강압하거나 훈계하거나 하는 게 없는 사람이니까"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처음 정우성은 이 역할을 고사했었다. 김 감독은 "(정)우성씨의 실질적인 면, 그런 선한 이미지를 이태신에 녹여내면 좋겠다 생각해서 시나리오를 고치고 꼬드겼는데 '헌트' 했다고 이거 해도 되느냐고 고사를 하더라, 한다고 할 때까지 계속 괴롭혔다, 나중에 하신다고 했다"고 밝혔다.

정우성은 '헌트'에서도 공교롭게 전두환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인물과 대립하는 위치에 서는 캐릭터를 맡았다. 김 감독은 "'헌트'는 상황이 세지 실존 인물에 대한 표현이 강하지 않은 영화였다, 우리 영화는 상상력 가미됐지만 실제감이 강한 영화라 결이 다르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헌트'에서 김정도를 연기한 정우성은 연기에 대한 호평 뿐 아니라 잘생긴 외모로도 크게 각광 받았다. 김 감독은 '정우성을 잘 찍는 감독은 이정재냐 김성수냐'를 두고 관객들 사이에 논쟁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말에 "내가 이정재한테 지면 안 된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하지만 이내 "친하니까 농담을 했다, '헌트' 같은 재밌는 영화를 나는 못 찍는다"고 덧붙이며 '청담 부부' 이정재, 정우성과의 끈끈한 우정을 드러냈다.

정우성과는 '비트' 때부터 서로 의견을 거침없이 주고 받으며 협업해왔다. 김 감독은 "나는 (정)우성씨가 외로움을 잘 연기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 마음에 외로움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지만 그 사람의 마음을 볼 때 다른 사람이 넘볼 수 없는 그런 게 있더라, 그 사람이 서 있는 위치와 입장 때문에 낭떠러지로 혼자 떠밀려 가는 듯한 느낌, 자기는 혼자 서 있어야 하는 그런 사람이라는 느낌이 있다"며 이번 역할이 정우성에게 왜 적합했는지 역설했다.

그러면서 "(촬영장에서도) 철저하게 고립된 모습으로, 그런 상태로 현장에서 연기를 하는 게 좋았고 세종로에서 혼자 남아 바리케이트를 넘어갈 때가 그런 시점이다, 진짜 이태신 같더라, 저 사람이 아무한테도 마음을 얘기하지 않고 혼자 만의 마음으로 인간에게 마음 속에 담아둔 얘기를 하러 가는구나 싶더라"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구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다. 12.12 사태를 영화화한 최초의 작품으로 김성수 감독이 영화 '아수라'(2016) 이후 7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영화다.
황정민이 보안사령관 전두광, 정우성이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을 맡았다. 전두광은 1979년 당시 10.26 사건의 수사 책임자이자 보안사령관이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인물이고, 이태신은 12·12 군사반란 때 반란군에게 맞섰던 수도경비사령관 소장 장태완에서 따왔다.

'서울의 봄'은 오는 2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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