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이 황정민이 연기한 전두광 캐릭터가 매력적인 악당으로 비쳐질까 우려했다고 말했다.
김성수 감독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서울의 봄' 관련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황정민이 연기한 전두광이 서사 없는 완전한 악당으로 그려져 좋았다는 칭찬이 나오자 "작업하면서 느낀 건데, 내가 제일 두려워하는 부분이다, 그 사람이 너무 매력적일까봐"라고 밝혔다.
이어 "나도 액션 영화를 찍었는데 악당이 매력이 있어야 한다, 세상에 매력이 없는 악당이 어디있나, 매력이 없으면 그 사람에게 모이지 않는다"면서도 "(그런데) 이 영화의 악당 두목은 매력적이면 안 된다, 그러면 영화를 만든 뜻이 사라지니 그 부분이 제일 고민이었다, 그 부분을 주시하면서 영화를 찍었는데 (황)정민씨 연기하는 거 보면서 어느 순간 마음을 놨다"고 회상했다.
김성수 감독은 "(황)정민씨의 스킬이다, 늑대 무리의 왕은 매력이 있다는 뜻이다, 가장 강력한 수컷이다, 그걸 최대한 차단하더라 본인이"라며 영화 속 등장하는 전두광의 가족 사진에 얽힌 에피소드를 전했다.
김 감독은 "사진 작가가 찍은 걸 가져왔는데 웃는 사진이 없다, '웃는 사진은 하나 넣으라고 했잖아'했는데 안 넣었더라, 그래서 물어보니 '황선배가 안 웃어요'하더라, '왜 안 웃었어요? 웃는 거 하나 찍지? 자기 애들과 찍으면 따뜻한 아버지 모습이 나오는 거 아니야?'했더니 황정민이 '전두광은 그런 모습 없어요'하더라, 그 말만 하는데도 알아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간미가 드러날 수 있는 요소를 차단하자고 했다, 저 경지에 도달한 배우는 저런 것도 차단해 낼 수 있구나 깨달았다, 연기를 엄청 잘하지만, 매력적여 보이지 않는다, 현장에서도 진짜 전두광으로 앉아 있더라"라고 덧붙였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구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다.
'서울의 봄'은 오는 22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