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형준 MBC 사장은 13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심위의 과징금 의결을 보류해 줄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방심위는 지난달 16일 전체회의를 열고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를 인용 보도한 MBC TV의 '뉴스데스크'와 'PD수첩'에 대해 과징금 부과를 의결했다. 이날 과징금 액수는 다음 전체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방심위는 이날 오후3시부터 열리는 전체회의에서 '뉴스데스크'와 'PD수첩'에 대한 과징금 액수를 결정할 예정이다. 과징금 등 법정제재는 방송사 재허가·승인 심사시에 방송평가에 감점 사항이 된다. MBC는 방심위의 과징금 제재가 확정될 경우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방식의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과징금은 방심위 제재 중 가장 높은 수위로, 2008년 방심위 출범 이후 이같은 무더기 중징계는 이번이 처음이다. 2019년 기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변조해 취재원을 인터뷰한 것처럼 조작, 허위방송을 내보낸 부산·경남 민영방송 KNN에 과징금을 부과한 사례가 이전까지의 최고 수위 징계였다.
안 사장은 전체회의 의견진술에도 나설 예정이며, 이에 앞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안 사장은 "회사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중대차한 사안이라고 생각했다. 정중하면서도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오늘 왔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만일 방심위의 과징금이 끝내 부과된다면 절차적, 내용적 정당성이 결여된 불공정 심의의 결과라고 판단하고 수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MBC는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방식의 대응을 통해 법의 이름으로, 정의와 상식의 이름으로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고 심판하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는 언론의 공정성·독립성 관련 현안에 대해 "당연히 언론출판자유는 최대한 보장되는 게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적 원리라고 생각한다. 그런 차원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원론적 말을 한다"고 밝힌 바 있다.
'MBC 뉴스데스크'와 'PD수첩' 해당 방송분은 뉴스타파가 보도한 김만배·신학림 녹취록에 대해 전언에 불과한 내용을 사실관계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확인 작업 없이 방송했다는 이유로 민원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안 사장은 "언론의 모든 취재가 완벽하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언론은 절대적으로 제한된 정보, 부족한 시간, 한정된 문장력이라는 원초적인 한계를 극복하며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매일매일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런 구조적 어려움 때문에 때로는 완벽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뉴스타파 보도가 나왔던 그때로 돌아간다 해도 저희는 대선 검증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보도에 주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분명히 말씀드린다. MBC는 소위 '공산당 기관지'가 아니다. 뉴스타파 인용 보도는 '중대 범죄 행위, 정치공작'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벌어진 일련의 심의과정이 편파성, 정파성, 언론에 대한 입막음용이 아닌지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방심위는 지난 8일 통신심의소위원회 회의를 열고 뉴스타파의 '김만배 인터뷰' 기사 2건에 대해 서울시(관할 지자체)에 신문법 위반사항 검토를 요청하기로 의결했다. 뉴스타파는 서울시에 등록된 인터넷신문으로, 서울시는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22조에 따라 위반행위가 확인될 경우 행정처분 등 조치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이와 관련해 안 사장은 "인용 보도의 진원이라고 할 수 있는 뉴스타파에 대해서는 '관할 지자체' 통보라는 경미한 조치를 내린 점에도 주목한다. 원본은 제재하지 않고, 대선 후보 검증을 위한 인용 보도를 최고 수위로 제재한다는 것은 논리적 형평성에도 심각한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공영방송을 정권이 주인인 방송으로 만들려는 시도가 있다고 요즘 많은 시민들이 의심하고 있다. 독립성이 생명인 민간 심의 기구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이런 불순한 시도의 전위대 역할을 하지 않기를 강력히 희망하고 요구한다. 류희림 위원장님, 황성욱, 허연회, 김우석, 옥시찬, 윤성옥, 김유진 위원님의 현명한 판단을 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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